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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고민

정원호 2019. 1. 2. 20:29
친구가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학창시절 나는 진로 고민은 고등학생 때 끝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무척 오만했던 것 같다.

나는 고민을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

첫째는 정보량 부족에 따른 고민이다. 포커가 좋은 예가 되겠다. 가진 정보라고는 내 카드 밖에 없기 때문에 상대방의 표정이나 몸짓 같은 부가 정보를 토대로 어떻게든 정보를 알아보려 하는 것이다.
(공부를 안해서 시험 문제를 찍어야 할 때가 이에 속할 것이다. 이 경우 선지의 길이를 살피는 등의 행위를 하게 된다.)

둘째는 정보량 과잉에 따른 고민이다. 바둑, 장기, 체스가 그 예이다. 상대방이 어느 곳에 둘지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고려하여 최선의 선택을 해야하는 경우이다.

내 친구에 진로 고민은 후자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워낙 근면한 친구이기 때문에 부지런히 정보들을 수집했을 것이고, 이로 인한 수 많은 정보들로 인해 혼란에 빠진 셈이다.

진로를 선택하는 데는 여러 기준이 있다.
보수, 안정성, 발전 가능성, 여가 시간 기타 등등

내가 보기엔 내 친구가 혼란에 빠진 이유는 이러한 기준들에 (편견없이)동등한 가중치를 부여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로 인해
'이 진로가 후에 전망이 좋을 수 있다더라, 앞으로의 경제를 봤을때 저 직업은 답없다.'
'이 진로가 안정성은 최고다'
'돈을 봤을 때는 여기가 답이다'
등의 수 많은 정보를 볼때마다 생각이 계속 변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다소 추상적인 답변으로 돌아왔지만 내가 원하는 기준이 뭔지 가중치를 재설정 하는 것이 필요할 것같다.

고상한 표현이지만. 자신과의 대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가중치를 설정했다가(성을 쌓았다가) 다시 무너뜨려도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가중치 선택에 따른 미래의 삶들을 그려보고 판단도 해보는 것이다.

결국 무언가를 판단하는데 있어, 정보 수집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선택이 이뤄지긴 어렵다.
기준마다 가중치를 설정하고 그것에 대한 본인만의 확신이 섰을 때 비로소 선택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