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

정원호 2020. 4. 19. 15:02

유튜브를 조금만 하다보면 음모론을 제기하는 많은 영상들을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영상들에 대해 의심을 할 필요가 있다.


언론의 경우 

1. 잘못 보도했을 경우 정정/사과 보도를 한다. 

=> 언론의 평판/신뢰성과 관련되어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 이로 인해 언론은 근거없는 추측성 기사는 자제하려 노력할 것이다.

2. 여러 단계/사람을 거쳐 기사가 완성된다. 따라서 크로스 체크 기능을 가진다.

=> 비약이 들어간 기사(음모론) 초고가 작성되었다고 해도 여러 사람[선임 기자? 편집장?]들에 의해 필터링이 가능하다. 

3. 증거의 질과 양

언론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원이 충분하다. 소속되어 있는 기자의 수도 많고, 가용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정치인, 고위 관료 등)정보망도 풍부하다. 따라서 양질의 증거를 가진 보도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유튜브 영상의 경우 

보통 1인 미디어이므로 크로스 체크 과정을 거치지 않으며, 이로 인해 필터링 과정이 빈약하다. 그뿐만 아니라 잘못 보도한 것에 대해 대체로 정정을 하지 않는다. (아님 말구~)

또한 1인 미디어는 개인의 한계로 인해 수집할 수 있는 자원/시간이 부족하다. 즉 본인의 추측이 가득 담긴 영상을 만들 수도 있다.


여러모로 유튜브 영상의 신뢰성에 대해 충분히 의심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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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모론을 마치 진실인 것 마냥 이야기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근거가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면 그들은 하나같이 유튜브 영상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왜 그러한 유튜브 영상을 믿는 것일까?

추측건데 그 영상이 신뢰성이 있어서가 아니라[각주:1] 자신이 믿고 싶은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영상을 보며, "이봐. 역시 내가 옳았어!"라며 자위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세상을 등지고 유튜브만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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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을 남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동이다.


가령, 내가 해외여행을 가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여행전 나는 도서, 지인의 언급, 여행 에세이 등을 통해 A 숙소가 최적의 장소라 생각되었고 이를 예약하였다.

그런데 철수가 나에게 "A숙소는 없어졌어."라고 꽤 확실한 어조로 외쳤다.

철수의 주장에 특별한 근거는 없던 것 같았지만, 나는 깜짝 놀라 다시 관련된 정보들을 확인하는 작업을 해야했다. 결국 나는 A숙소가 여전히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에 관해 철수에게 물었다. 

그러자 철수는 "아님 말구~ 미안~"이라며 자리를 떴다.

나는 철수의 행위로 인해 안해도 될 작업[각주:2]을 했다. 이로 인해 나는 내 시간과 인지 자원을 낭비한 셈이다. 


어쩌면 음모론도 이와 같다. 

사람은 공감하는 동물이다. 자신의 생각에 공감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던진 이야기겠지만, [출처/근거가 빈약한 주장이기에] 타인은 인지 자원을 소모해여 이 정보가 맞는지 틀린지를 따져봐야 한다. 생각없이 말한 본인의 행위가 타인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결국 타인에게 음모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척 조심스럽게 행해져야 할 것이라고 본다.

이는 "나는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르며, 확실치 않은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얼간이입니다"라고 자신의 멍청함을 스스로 광고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1. 그런데 자신이 보는 유튜브가 다른 언론보다 신뢰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 종종 있는 것 같다. 가령, '모든 언론은 권력과 연결되어 있어 진실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내가 보는 유튜브 영상만이 진실된 보도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나는 이에 대해 더 이상 논의를 진행하고 싶지는 않다. [본문으로]
  2. 물론 그로 인해 여행에 관한 정보를 다시금 확실하게 조사할 수 있었긴 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