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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 길

정원호 2014. 4. 24. 01:40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어버렸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처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출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나를 찾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