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 '파이어아벤트 비판'은 다음 블로그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나는 이 비판에 대해 대답을 하고자 한다.
-------------------------------
파이어아벤트는 이론증식을 주장한다.
과학에서 고도로 잘 입증된 이론이 있다(심지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해도 이 이론과 비정합적인 가설을 도입하고 정교화해야한다고 말한다.
가령, 현재는 양자이론이 매우 성공적이기에 잘 입증된 이론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파이어아벤트는 하나의 이론의 독단에 빠지면 경직되기 때문에 아마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양자이론과 비정합적인 다른 이론이 창안되고 개발되어야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혹자는
"어? 이론증식이면 다 허용되는건가? 5~6살 짜리가 지금 당장 만들어낸 이론도 허용되는 거임?, 마찬가지로 바보같은 사람이 만들어낸 멍청한 이론도 허용될 수 있는거임?" 이라고 물을 수도 있겠다.
글쎄...
파이어아벤트는 여기에 대해 대답한 바 없다.
단지 그가 말하는 것은 잘 입증된 기존 이론이 발견하지 못한 사실들을 대안이론을 통해 발견해 낼 수 있기에 대안이론이 도입되어야한다라고 말할뿐, 그 대안이론이 멍청한 이론이어도 상관없는지에 대해서는 논한바가 없다.
결국 파이어아벤트를 어떻게 읽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을 부분인듯하다.
아마 어떤 사람은 파이어아벤트가 대안이론의 조건들에 대해 말을 안했기 때문에 무차별적 증식이 허용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같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러한 쓰잘데기 없는 이론들이 과학발전에 무슨 도움이 될 지 의문이다.
가령 어릴적 기상현상을 신을 도입해서 설명하곤 했다. 비는 신의 오줌이라거나, 눈은 신의 비듬이라던가, 뭐 이런것들, 신을 도입하면 기상현상을 설명하는 꽤 괜찮은 이론인 것같다. 하지만 이게 기상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겠는가?
나는 더 나아가 파이어아벤트도 내 생각과 비슷할 것이라고 까지 본다.
파이어아벤트의 문헌을 보면 그는 고집의 원리를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고집의 원리는 다수의 이론들 중에서 가장 유익한 결과들을 낳는 이론을 선택하고 그것이 부딪히는 실제적인 어려움들이 상당할지라도 그 이론을 고수하라는 원리이다. 1
즉, 가장 유익한 결과를 낳는 이론이라면 난점이 보이더라도 무시하고 끌고가라는 지침이다.
파이어아벤트는 생산성있고, 전망이 좋은 이론의 경우 고수하고 정교화하는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반면 다수의 이론들 중에서 유익한 결과가 없는 이론이라면 고집의 원리에 따라 고수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이 문헌이 앞선 질문에 대해 대답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파이어아벤트가 무차별적으로 아무이론이나 만들어내는 것에는 찬성/반대가 명확치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허접한 이론을 정교화하는것에 대해서는 회의감을 갖고있었음을 유추해 볼 순 있을것같다.
※ 논문과는 그닥 큰 관련은 없는 글임
잠깐 다루고 넘어갈듯
- 물론 유익한 결과가 무엇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대략적인 판단은 가능하단 전제하에 논의를 계속하겠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