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를 쓰고있다.
어제 6시까지 제출했어야한다.
하지만 글이 잘 안써진다.
지난날 나는
"파이어아벤트 기다려라!"라고 패기있게 말했었다.
파이어아벤트는 그 말듣고 기다리고있는데,
정작 선전포고를 한 사람은
칼을 가느라 늦고있다.
블로깅을 안하는 것이 낫겠다고 했지만
페이퍼를 쓰는 지금 이 순간의 기억,느낌도 소중하지 않을까 싶어
잠시 쉬는 동안 적는게 나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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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잘 안써지는 이유를 생각해보니.
12월 너무 급하게 달려와서 이것만 내면 끝내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은 콩밭에 가있었다.
마음은 뭐하고 놀까로 가득차있는데
머리는 써야한다고 한다고 하고있으니
후진 컴에 최신형게임을 돌리는 거라고 해야할까.
버벅버벅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었다.
산책을 갔다오니 마음이 한결나았다.
하지만 시간은 기한이 지난 6시
연구실 사람들은 모두 제출하고 퇴근.
홀로 남아있던 7시
머리는 깡통이고 여전히 빈 새 문서만 보고있자니.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그냥 무기력한 마음이 다시생겨 자버렸다.
11시에 일어났다.
불을 켜보니 책상위에 책이 놓여져있다.
"against method 4th edition"
Against Method
- 저자
- Feyerabend, Paul, Paul Feyerabend 지음
- 출판사
- Verso | 2010-01-01 출간
- 카테고리
- 과학/기술
- 책소개
- Beyond Popper and Kuhn to an anarch...
4판이다. 누군가 자는 사이 책상위에 놔두었다.
누군가의 따뜻한 격려가 느껴졌다.
아... 이럴때가 아니었구나.
누군가는 나를 생각해주고 있구나.
감사함.
사실 4판은 기존에 논의에서 해킹의 서평이 추가된 것일뿐 얻을 것은 많이 없었다. 내용도 영어이기도 하고.
하지만 나는 그 책으로 더 큰것을 얻었다.
고마워 마니또 누군진 모르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하면 된다라는 용기를 줘서 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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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또 (엔하위키 미러펌.)
초등학교 때 교사의 강제로 해봤을 법한 일종의 놀이. 하지만 대안학교등의 소위 인성 교육을 강조하는 곳에서는 고등학교에도 한다는 소문이.. 기본적으로 제비 뽑기 등을 하여 지정된 친구의 수호천사가 되어주는 것으로, 상대 몰래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다. 포인트는 들키면 안 된다는 것.
- 그 친구가 힘들어 할때 슬며시 다가가 도와주는것
- 그 친구가 모르는게 있으면 슬며시 다가가 가르쳐 주는것
- 그 친구가 담당하게된 청소를 친구모르게 미리 해놔서 친구의 일을 줄여주는것
- 그 친구가 없을때 책상위에 먹을것을 올려놓는다던지
- 그 친구와 눈이 마주치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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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또. 크리스마스 잘 지내.
나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페이퍼 마무리 잘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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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에 도저히 손댈 엄두를 못내겠던
당시의 심정을 담아 노래한 곡 신청합니다.
머리속에 떠오르기도 하고.
보너스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