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동생이 돌아왔다.

 

2월 18일, 1년 6개월의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드디어 여동생이 돌아왔다.

드디어 우리가족은 5명 완전체가 되었다.

 

동생은 정말 보따리상인 것 처럼

많은 것들을 사왔다.

 

나는 여행을 가면

부모님께 드리는 선물로

지역 특산물이나 기념품정도 사오는 것같다.

 

최근에 온 남동생도 부모님선물로

옷과 구두를 선물로 사가지고 왔다.

 

하지만 여동생은 달랐다.

여동생은 특히 어머니께 드릴 선물로

핸드백, 화장품, 피부용팩 등을 가지고 왔다.

 

.....

엄마의 마음을 아는 것은 딸밖에 없는 것같다.

 

 

2.

 

여동생이 오고나서 다음날은 설날이었다.

 

제사를 마치고,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집에 모셔다드리고

남은 4명의 가족은

집근처 서오릉으로 산책을 갔다.

설날당일은 문화유적지 입장료가 공짜이다.

 

서오릉에는 1시간정도 산책할 수 있는 길이있다.

 

완연한 봄 날씨 같았고, 산책하기 아주 좋은 날씨였다.

하지만 날이 풀린것이 얼마 안되서인지

땅이 굉장히 질퍽질퍽했다.

 

높은 길을 올라가는데 문워크를 출정도로

땅이 진흙으로 미끄러웠다.

 

따라서 진흙이 없는 길을 잘 찾아서 가야했다.

그래야 덜 미끄러지고, 신발에 진흙도 덜 묻는다.

 

나는 그럭저럭 진흙을 잘 피해 걸어갔던 것같다.

엄마가 말했다.

"정박사 따라가자. 진흙을 잘 피하네"

"저를 따라하시면 됩니다. 진흙을 피할 수 있어요."

 

"자! 모두 절 따라하세요"

정원호는

갑자기 원숭이처럼 나무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 엄마. 오빠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네."

 

한살을 더 먹는 설날에도

여전한 정원호(28)

 

3.

 

서든어택을 하다가

산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든어택의 경우

넥슨 게임개발자가 만든 세계속에서 살아간다.

불완전하고 커맨드(명령)도 몇가지 없는 세계에서 살고있다.

 

그에 비해 현재세계는 많은 명령을 할 수있다.

먹을 수도 있고, 잘 수도 있고, 블로깅도 할 수 있고

지나가다 꽃향기도 맡을 수 있고, 자전거도 탈수 있고 등.

 

즉, 게임세계는 현실세계를 불완전하게 구현한 세계에 불과하므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제한되어있다.

 

뿐만아니라

게임세계는 항상 변화가 없다. 항상 같은 맵이다. 컴퓨터도 항상 같은 반응을 보인다. 변화가 하나도 없는 곳이다.

하지만 실제세계는 다르다.

항상 다른 사람들, 다른 날씨, 그에 따른 다른 분위기.

생각해야할 것이 더 많고, 볼 것, 느낄 것도 훨씬 많다.

 

게임은 사람(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사람)이 만든 불완전한 세계일 뿐이다.

거기서 잘한다고 만족하면서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차라리

걸으며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산책이 훨씬 더 낫다.

 

3-1

 

산책의 방법.

 

동네산책의 경우 산책코스가 항상 비슷해 지루할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는데,

랜덤 산책이 그것이다.

 

우선 집에서 나와

쭉 걸어가본다. 가다보면 사거리가 나오는데

내가 갈 수 있는 횡단보도는 두가지이다.

그 중 먼저 녹색신호 켜지는 것을 건넌다.

 

건넌채로 쭉 직진한다.

가다보면 4거리가 나온다.

역시 내가 건널수있는 두 횡단보도가 나온다.

그 중 녹색신호가 먼저 켜지는 것을 건넌다.

 

이런식으로 사거리가 나올때마다 반복하다보면

항상 새로운 산책코스가 탄생한다.

 

길이 언제나 다르기때문에 흥미롭다.

(신호등뿐만아니라 주사위, 동전던지기등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을 것같다.

브루마블처럼 6이 나오면 6블록을 간다던가...

근데 이건 뭐 쥬만지도 아니고..;;;)

 

4.

 

전화가왔다.

친한 대학교 친구의 후배다. 그리고 그 후배의 친구한테 전화가왔다.

모르는 사람의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가 온격....

대학원을 가고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었다.

 

난감하다.

내가 그 분에게 무슨 조언을 건네야할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 처럼만 안하면 될텐데,

 

나는 게으르고, 잠도 많이 자고, 먹는 것도 소홀히 하는 편이고,

타인에게 자신감이 없게 비춰질때가 많고, 마음먹은 것이 작심삼일에 불과할때도 많고...

 

사실 부지런하고, 건강 잘 지키고, 자신이 하고자하는 것 의지를 갖고 이뤄내고,

남(교수님들)에게 자신감도 잘 어필한다면 되는 것 아닐까?

 

내일 전화한단다.

문자를 보니 엄청 예의바른 문체로 조심스럽게 쓰신듯했다.

구구절절 사연을 쓰셨다.

 

내가 그 분에게 좋은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을지

내가 조언을 드릴만한 자격은 있는것인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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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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