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패러다임

잡지식 2021. 3. 12. 16:44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 따르면 패러다임 이전시기 -정상과학이 출현하기 이전-는 문제를 선택하고 해결하는데 어떤 근본적인 합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시기이다. -패러다임의 시기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공통된 믿음의 요체가 없기 때문에, 방법이나 현상에 대한 표준 없이 저마다 자신의 분야를 새롭게 개척해나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만약 다수의 학파 가운데 승리한 학파가 있다면, 그 학파의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연구하며, 정상과학 이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구성원들 사이의 의견분열은 사라지게 된다.

기술 개발의 영역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흔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증기 기관을 예로 들면, 와트 이전에는 증기기관을 다양한(희한한) 방식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와트가 열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증기기관을 개발하면서, 와트의 증기기관은 표준 디자인이 되었다. 와트 증기기관 이후 모든 사람들은 와트의 증기기관을 개량하여 기술 발전을 시도하고자 했다.

휴대전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휴대전화가 처음 등장할 때 모양은 제각각 이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대세가 된 현재, 휴대전화는 대략 엇비슷해졌다.

특정 아이디어가 기술적으로 구현되는 초기에는 설계 방식에 있어 다양성이 상당하다. 그러나 특정 디자인이 탁월하게 효율적이이서 표준의 지위를 얻게된 순간 그 다양성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참고: 이상욱 <<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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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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