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인 파스칼은 도박사의 논증 - 이것은 보통 '파스칼의 내기'로 알려져있다-을 하였다. 내용인 즉슨 분별있는 도박사라면 신이 존재하는지 안하는지 결정한 충분한 근거가 없는 경우에, 신이 존재하는 쪽에 내기를 거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파스칼의 논증은 불가지론자, 즉 신이 존재하는지 안 하는지 결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믿는 사람의 입장에서 출발한다. 불가지론자 입장에서 신이 존재할 확률은 존재하지 않을 확률은 같다.
파스칼은 신을 믿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신의 존재를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논증은 다음과 같다.
불가지론자는 신의 존재를 믿거나/믿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신은 존재할 수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고려하면 총 4가지 옵션이 가능하다.
1. 신이 있다고 믿었다 & 실제로 신이 존재한다.
2. 신이 있다고 믿었다 & 실제로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3. 신이 있다고 믿지 않았다 & 실제로 신이 존재한다.
4. 신이 있다고 믿지 않았다 & 실제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1에 따르면 우리는 영생(커다란 상금)을 얻을 것이다.
2에 따르면 세속적인 쾌락을 포기하고, 많은 시간을 기도하긴 했지만, 그다지 크게 손해를 본것은 아니다.
3에 따르면 최악의 상황이다. 우리는 영생의 기회를 놓치고, 나아가 영원히 지옥생활을 할 것이다.
4에 따르면 이 세상을 자유롭게 산 것이 전부다.
신이 믿는다면, 이득은 크고, 손실은 그다지 적다.
반면, 신이 믿지 않는다면, 이득은 적고, 손실은 크기 때문이다.
파스칼은 (1,2) / (3,4)를 묶어 비교해보았을때 신이있다고 믿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한다.
이길 가능성을 최대화하고 질 가능성을 최소화 하는 선택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큰 상금을 탈 기회를 가지면서, 잃을 기회를 가능한 한 적게 만들어야한다.
그러므로 만일 가능한 이득을 최대화하고 가능한 손실을 최소화하길 원한다면, 마땅히 신의 존재를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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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진정 신이 존재하는지 안하는지에 관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할 수 있는가?
도박사의 논증은 신이 존재할 확률과 존재하지 않을 확률이 동등하다는 가정에 기초하였다.
하지만 이 가정은 그다지 탄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 과학(진화론, 탄소연대측정, 빅뱅이론 등)은 자연에 대한 종교의 많은 설명들을 대체하였다.
이러한 현대과학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경주마 A와 B를 생각해보자.
A의 배당률은 1:1000이며, B의 배당률은 1: 1.3이라고 하자.
A, B가 실력에 큰 차이가 없다면 당연히 A에 배팅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알고보니 A가 병든 말이라고 한다면, 그렇기에 우승할 확률이 0에 가깝다면
우리는 B에 배팅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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