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적 옹호

파이어아벤트 2017. 12. 31. 20:00

소극적 옹호?


뭔가 생소한 용어다. 


아무도 쓰지 않는 표현같은데, 말이 되는 표현인지 의심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옹호면 옹호지 '소극적'이라니까 사소해보이고, 보잘것 없어 보인다고 얘기할런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소극적 옹호'란 표현에 대해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A와 B가 서로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A와 B는 양립불가능한, 즉 어느 하나가 맞으면 어느 하나가 반드시 틀릴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상황이다. 


이때 A를 편들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적극적으로 A를 편드는 것이다. 


가령 나는 A를 편들 수 있는 다른 근거들이나, 모범사례들을 선정해서 A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이를 통해 B보다는 A가 훨씬 낫다는 것을 보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B가 성립할 수 없는 주장임을 보이는 것이다. 


가령 나는 B가 성립할 수 없는 다른 근거들이나, 모범사례를 선정하여 B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비록 나는 A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을 하는 것이 아니지만, B가 그릇됨을 보임으로써 자연스럽게 A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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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으로 A를 편드는 전자의 경우는 A에 대한 적극적인 옹호라고 할 수 있겠지만, 

B를 비판하는 경우 간접적으로 A를 옹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후자의 경우는 A에 대한 소극적 옹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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