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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4.03 이맘때면 항상 군대생각이 난다.

봄이면 군대 생각이 많이 난다.

이맘때(3월~4월초)는 군대에서 3번을 보냈을때다. 2년하고 1개월을 했기 때문이다.

 

첫 1년은 멋모르고 훈련소에서

2번째는 상병으로 일을 가장 열심히 할때

마지막은 말년으로 반 민간인 신분일때다.

 

셋다 같은 군인신분이었고, 항상 벚꽃이 피고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자라나는 시기이지만

한 해가 지날때마다 처한 환경은 많이 달랐다.

 

1. 군대에서의 첫 봄

 

진주의 공군교육사령부는 봄이면 무척 아름답다.

운전교육을 받는 공군화학병은 14주 가량을 진주에서 생활해야한다.

 

진주 공군교육사령부의 벚꽃은 너무도 아름답다. 하지만 입대하는 훈련병들에게는 참으로 가슴아프게 느껴지는 것.

 

 

아름답다해도 온전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다.

훈련병들은 발을 맞추고 조교의 말한마디에 엄청난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한다.

강당에 갔다가 생활관으로 오는 길. 군가 '전우'를 부를 때였을까.

바람에 벚꽃잎이 휘날리면서 내 모자챙 위와 손에 떨어졌던 것을 기억한다.

집에있는 어머니 생각만해도 마음이 짠해지는 그때.

 

2. 두번째 봄.

 

 

이것과 비슷하다. 이런 장비로 벚꽃잎을 쓸어내야 했다.

 

 

이 사진으로 대략 설명이 될 듯하다. 내 자대 수원에도 벚꽃이 있었는데, 아마 당시 자유선진당에서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당 국회의원들이 모두 온다고 해서 물지원을 나간 적이 있다.

이런 강한 압력의 물로 잎들을 하나하나 쓸어내야했다.

뭐 이해는 된다. 쓸기는 귀찮으니...하지만!

견문발검이라고 해야할까? 모기잡는데 칼을 쓰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센 물줄기에 벚꽃잎이 찢어지기도 했으니....

당시 상병이니까 하라는 대로 하긴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땅에 떨어져있는 잎도 나름 의미가 있는데 꼭 깨끗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군대에서 일개 병사의 생각이 무슨 소용이람.

 

 

3. 마지막 말년시기

 

그 당시에는 내가 최고라고 생각했고, 정말 기고만장 했었는데...ㅎㅎ

온세상이 따뜻하게 느껴진것..?? 정도 였는데. 의외로 이 시기가 기억에서는 오히려 가물가물하다. ㅎㅎ

 

 

 

남들에게는 봄, 벚꽃등이 어떻게 느껴질까? 낭만, 애정, 커플?

나에게는 이 세 시기가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군대생각을 하게 되는 것같다.

혹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뭐 나와서 까지 군대를 생각하느냐? 지금 살아가야 할 삶도 바쁘다. 또 별로 좋은 추억도 없을텐데, 뭐하러 과거에만 매달려 있느냐"등으로 얘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군대가기 전 혼자서는 밥도 못차려먹고(집안일도 해본적 없다.), 공구다루는 것도 물론이거니와, 공부외에는 주도적으로 뭔가 맡겨진 일을 해 본 경험조차 없던 아이가 군대에 갔으니 느끼는 문화적충격(어리버리)은 말도 못했을 것이다. 이런 아이를 군인으로 길들여보려 했으니 선임들이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고....ㅋㅋㅋ

 

군대생활을 생각해보면, 나에게는 부정적인 면도 있었겠지만, 긍정적인 면도 참 많았던 것같다.

 나는 많은 경험없는 꽁생원에 불과했다. 그래서 나쁘게 말하면 혼난 것일 수도 있지만, 배운점(자세)도 많이 있던 것같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고 얘기도 하면서, 다른 사람에 대해 더 알 수 있던 계기가 되었고, 또 이런 저런 일도 겪으면서 대처요령도 늘어나게 된 것같다.

 

그렇다고 꼭 군대를 가라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 경우는 다르지 않는가?

나의 경우에 비춰서 봤을때 군생활은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인생에서 그닥 나쁘지 않았던 길이었던 것같다.

 

군대 카테고리를 오늘부로 새로 만들었다.

고작 예비군 3년차지만 전역 후 여러 결정을 해오면서 느낀 것은 군대에서의 2년이 내 가치관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것이다. 앞으로 내가 왜 이런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의문이 들때, 군대에서의 추억을 더듬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같다고 생각하였다.

군대때 했던 일을 하루하루 꼬박꼬박 적어놓은 노트를 가지고 있다. (기록하는 습관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워낙 게을러서....)

아침마다 회의있을때마다 심심해서 적어놓은 것이 언젠가 빛을 발하는 것같아 무척 기쁘다.

 

내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으니 시간이 날때마다 그때그때 군대에 관한 에피소드를 적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같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앞으로 이 항목이 점차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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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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