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논리학 시험이 얼마 안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중이 안되는 것은 큰일이다.
밤을 샐 생각이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몸이 으슬으슬 추웠기 때문이다. 감기몸살 기운이 있는 것같았다.
"엄마 저 오늘 들어갈게요. 몸이 으슬으슬 추워서"
"으이구 그러게 밥좀 챙겨먹고 다니라니까."
밤 11시 집에 도착해보니
식탁위에 음식이 있다.
내가 아프다는 소리를 엄마로부터 듣고
아빠가 보신탕을 사오셨다.
원래는 동네 가까운 삼계탕을 사올 생각이었는데
삼계탕집이 문을닫아서
아버지가 걸어서 30분되는 거리의 보신탕집을 다녀오셨다.
속이 좋지 않아 당장은 먹지 못하고
다음날 일어나자 마자 보신탕을 먹었다.
뭔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그 일도 열심히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연구실로 가면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전래동화가 있는데, 병드신 아버지가 엄청 추운 겨울날에
홍시가 먹고싶다고 하셔서 아들은 엄청 추운 날밤 이 마을 저마을 다니면서
홍시를 찾으러 다닌다. 결국 도깨비였는지, 산신령이었는지 효심에 반해서 홍시를 줬다는 이야긴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뭔가 주객전도인듯하다....
내가 부모님께 뭔가 해드리진 못할망정..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 할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일까?
마침 12월 15일은 어머니 아버지의 29주년 결혼기념일이다.
그 날은 기호논리학 시험이고 다음날에 페이퍼를 제출해야되서.
집에도 못들어 갈것같다.(아 이런....)
문자라도 보내드려야겠다.
그리고 남은 한 주 정말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공부하는 것이
내가 부모님께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