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교를 가기위해 지하철 역을 가고있었다.

한 아이가 엄마손을 잡고 가는데, 오래걸어 힘들었던지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다가 자기 엄마한테 땡깡을 부리기 시작했다.

"엄마 업어줘" "안돼, OO아, 걸어가자"

"업어줘" 하면서 엄마를 따라오지 않고 강짜를 부렸다.

아이는 고집을 피웠고 소란을 부렸다.

 

엄마도 지지 않았다. 난 거기서 엄마와 아이가 기싸움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3~4살 아이정도가 고집이 세고 잘 조른다는 것을 어린이집을 하는 어머니를 통해 여러번 듣고 봤었기 때문에 잘 알고있다. 아이는 결국 엄마가 밉다고 하더니 엄마가 싫다고 했다.

어머니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그 아이의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엄마는 OO이를 안 미워하는데.... OO이가 엄마 싫다고 해도 엄마는 OO이를 사랑하는데..그래도 엄마가 싫으니?"

그 아이는 싫다고 말했다.

 

아이는 절대로 엄마를 이길 수 없다.

 

2.

학교 공부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이었다.

한 꼬마여자아이가 엄마와 함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있었다.

예상컨데 아이가 유치원에서 배운 놀이를 집에와서 또 하고 싶기에 엄마를 데려다가 놀이를 하고있었을 것이다.

엄마는 30대 중반정도인 여자로 보였다.

 

둘이서 하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은 재미있을까? 술래도 한사람, 땡치는 사람도 한 사람이라

상당히 루즈한 게임이 예상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두 모녀는 무척이나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아이는 놀이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다. 엄마는? 놀이를 좋아하는 걸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간절히 바랬던 것일까?

아니다. 차라리 친구들과 대화를 하거나, tv나 잡지를 보는 것이 더 재미있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여러명도 아니고 단순히 2명뿐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인데??

그 아이의 어머니가 그렇게 즐거웠던 이유는 뭘까?

딸 때문이 아닐까? 자기 자식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말그대로 즐기는 것일것이다.

 

어렸을때 우리집의 3남매와 엄마가 가끔 가다 같이 게임을 할때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엄마가 그 게임을 같이 하는 것을 재미있어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문득 생각해 보았다.

단지 엄마는 우리 3남매가 즐겁게 웃고 좋아하는 모습을 좋아했던 거다.

나는 아직도 부모님을 이해할 수 있는 경지에 오지 못한 것같다.

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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