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고 그런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508건

  1. 2024.07.17 좋은 선택에 대해서 - (1)
  2. 2024.06.25 삶의 의미 2
  3. 2023.12.02 아 실수
  4. 2023.11.04 불안감
  5. 2023.10.10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했어요?
  6. 2023.08.08 어찌어찌
  7. 2023.05.26 내 방에 든 쥐 4
  8. 2023.04.27 비육지탄
  9. 2023.02.26 오늘의 일기
  10. 2023.02.12 산책과 생각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Life is C[Choice] between B[Birth] and D[Death])'라는 말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선택은 삶의 질을 결정하고, 인생의 큰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생에서 무척 중요하다. 

그렇다면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혹자는 경쟁에서 이기고 선택을 쟁취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할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아마 이렇게 주장할 것이다: 보통 좋은 선택은 인기가 많다. 남들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나만큼 좋은 선택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좋은 선택에는 보통 사람이 몰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좋은 선택을 위해서는 남들을 이기고 선택을 쟁취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이러한 주장에 '절반' 정도 동의한다. '절반'을 강조한 이유는 경쟁에서 이기고 쟁취한 선택이 언제나 좋은 선택으로 귀결되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를 보이기 위해 나는 내가 겪었던[각주:1]몇 가지 일화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1. 군대 신병 시절 

신병 시절 나와 동기는 군대 보직을 배치받아야 했다. 티오는 두 자리였다. 한 자리는 탐측반인데, 간부 2명, 병사 4명이었다. 탐측반의 경우 3개월이면 선임 두 명이 나가고, 후임도 2명 들어오게 된다[순식간에 병사 서열 NO.2가 되는 것이다!]. 선임 나머지 한 명이 나가면 왕고도 9개월이나 할 수 있었다. 더울 땐 시원하고, 추울 땐 따뜻한 사무실에서 주로 업무를 하고, 간부들도 무난한 편이었다. 무엇보다 '여기 괜찮아.'라는 탐측반 선임의 말이 굉장히 마음을 움직였다.

다른 한 자리는 제독반인데, 간부 4명, 병사 22명 정도였다. 무엇보다 당장 배치되자마자 22명의 시중을 들어야 한다. 선임 22명이 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제독반은 탐측반과 달리 몸을 쓰는 일이 많아서 사무실에 있기 보다는 주로 실외활동을 하는데, 무엇을 옮기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간부가 무시무시했다. 특히 제독반장의 경우 굉장히 악명높은 사람[각주:2]이니 행동을 조심하라고 선임들이 주의를 줄 정도였다. 

1주일의 적응 기간 동안 우리는 탐측반과 제독반이 어떤 상황인지 관찰했다. 적응 기간 종료날 전 간부와 전 병사가 제독반에 모였다. 신병을 어떤 보직에 배치 받지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잔인하게도 모두 모여있는 자리에서 제독반장은 너희들이 스스로 가고 싶은 부서를 선택하라고 했다. [각주:3]

제독반장: 자, 하나, 둘, 셋 하면 가고 싶은 부서를 말하는 거야. 자, 하나, 둘, 셋!

나, 동기: 탐측반!

모두 수군거렸다. 

제독반장: 어, 모두 탐측반을 말했네. 제독반 1명, 탐측반 1명이기 때문에, 결정할 수가 없어. 결정될 때까지 계속 할거야.[각주:4]. 자, 그럼 다시 하나, 둘, 셋!

동기: 탐측반, 나: 제독반!

--------

군중들의 '오오!' 소리가 들렸다. 

제독반장: 자~ 그럼 이제 원호가 제독반, OO(동기)는 탐측반인거야. 이제 끝!

물론 탐측반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런데 나는 왜 제독반을 선택했을까? 잘 모르겠다. 누군가 제독반을 해야 한다면, 내가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제독반장의 위압감이 너무 컸다. 동기와 내가 탐측반을 외치는 상황이 계속 되는 것이 나뿐만 아니라 동기에게도 좋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좋은 선택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독반"이라는 경솔한 세 글자 발언으로 나는 평생을 후회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직 배치가 끝나자 동기는 탐측반으로 갔고, 나는 그 자리에 얼이 빠진 채로 앉아있었다. 그때부터 길고 긴 제독반 생활이 시작되었다. 

-----

 

 

이후 이야기는 "좋은 선택에 대해서 - (2)" 에서

 

 

 

 

 

 

 

  1. 긴 인생을 산 것은 아니지만 [본문으로]
  2. 들었던 악명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으나, 내용이 길어질 것 같으므로 더 쓰지는 않고자 한다. [본문으로]
  3. 부서를 선택해보라는 것은 내 군생활 경험상 있어 매우 드문 일인 것 같다. 군 생활상 부서는 보통 간부들이 알아서 배치했던 것 같다. [본문으로]
  4. 솔직히 이때 굉장한 위압감을 느꼈다. 본인이 있는 제독반에 지원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압박으로 읽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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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생일날이다. 

생일 즈음에는 바쁜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중, 고생 때는 시험기간이었고, 대학원생 때는 페이퍼 마감시한이었다[각주:1]

현재는 기말고사 채점과 성적 마감을 하고 있어, 역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그렇게 바쁜 날이 많아서인건지 혹은 성격탓인 건지 모르겠으나, 나는 예전부터 생일에 큰 감흥이 없어왔다. 

나보다 내 생일을 더 축하하는 가족들로 인해 감사하게도 생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다.

 

나이를 돌이켜보니 나는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아온 것 같다. 

문득 '삶의 의미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의 경우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우리는 삶의 의미를 지니고 태어난다[각주:2]고 주장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정말일지는 잘 모르겠다. 의미를 부여한 존재는 누구이며, 왜 우리에게 그러한 의미를 부여한 것일까? 이에 대해 종교에서는 명쾌한 답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부여된 '의미' 같은 거창한 것이 있을지 의심스럽다.

비유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굳이 비유해보자면 인간의 삶은 넓은 땅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덩그러니 놓인 나그네의 상황인 것 같다. 우리는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났다는 점에서 갑자기 덩그러니 놓인 것과 같다. 우리가 태어난 이상 삶을 살아가듯이, 이 상황에서 나그네도 어쨌든 여정을 떠나야 한다. 어디로 가야할지 정답을 모르는 상황에서, 나그네는 일단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딛는다.   

만약 이 비유가 맞다면, 삶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는 것 같다. 만약 나그네가 목적지를 모른다면, 목적지가 맞는지 늘 전전긍긍하기보다는, 걸으면서 보이는 주변의 꽃, 새 소리, 경치들을 보며 순간을 즐기는 태도가 좋을 것 같다. 마찬가지로 삶의 의미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거나, 억지로 자의적인 답을 내리기보다는 삶 순간 순간 주변에 있는 즐거운 것들을 찾고 만끽하는 것이 지혜로운 처신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1. 대학교 때 정도가 완벽한 방학인데, 계절학기를 듣는 경우, 계절학기를 막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2. 가령, 신이 우리를 통해 계획하신 바를 행하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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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즈음에 기기의 도입으로, 화학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논문을 읽고있었다.

"대부분의 최신 기기들은 국가 수준의 department 센터에 모여있다"는 구절이 있었다.

 

원: department?

내일이 발표여서 의식의 흐름대로 급하게 정리를 했다.

 

-----------------발표--------------------------

원: '대부분의 최신 기기들은 국가 수준의 백화점 센터에 있다' 고 합니다.

동료: 원호 씨, 근데 department는 '백화점'이 아니라 '대학 학과'아닐까요?

원: 아

모두: ㅋㅋㅋㅋㅋㅋ

 

(2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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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선택을 후회하느냐"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이는 답하기 어려운 질문 같다. 

내가 택할 수 있었던 다른 경로들이 떠오른다. 어쩌면 나는 제약회사 연구원이 되었을 수도 있고, 화학자였을수도 있고, 회사원이었을 수도 있다. 어떤 진로든 지금의 나보다 훨씬 더 나았을까? 결론내리기 어렵다. 인생에서는 우연적 요소(운적 요소)가 많았을 것이기에 이에 대해 답하는 것은 무척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듭 묻는다면 현재는 "Not Bad"라고 답하겠다[각주:1]. 이러한 괜찮은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불안감'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

나는 종종 마음 한 곳에 불안감을 갖는다. 

직장인의 경우 -물론 시시때때로 연락이 오는 직업도 있지만-  하루 업무(할당량)가 끝나면 바로 off 모드(놀기 모드)로 들어갈 수 있다.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한다면, 퇴근 이후 취미를 즐기든, 먹든, 여행을 가든 딱히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대학원생의 경우 하루 업무(할당량)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실시간으로 감독하고 평가하는 사람이 없다. 이로 인해 나태함으로 종종 공부를 그르치는 때가 있다. 그런 날은 어김없이 죄책감/불안감에 빠진다. 공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대학원에 들어왔고, 공부가 대학원생의 본업임을 잘 알고 있음에도, 공부를 열심히 안하는 비합리적인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부가 아닌 딴 짓을 할 때마다 나는 개운치 못한 마음을 갖는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이러한 불안감은 하루를 반성하고, 내일을 다짐하는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내가 직장인이 되었다면, -흘러가는대로 사는 내 성격 상- 일적인 부분 외에 좀 더 발전해야겠다고 마음먹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렇다면 불안감은 대학원을 들어온 이래로 나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이 아닐까? 

 

-=-=-=-=-=-=-=-

요즘도 만성적인/고질적인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이는 환영할만한 신호일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둔감해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추동력을 지닐 수 있게끔 이러한 신호를 잘 받아들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1. 선택에 대한 후회 여부는 이후에 더 명백히 드러날 것이다. 가령, 졸업 유무, 졸업 후 진로가 결정된 경우 이에 대해 확고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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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교 때 화학을 전공했다. 본격적으로 대학원에서 과학철학을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졸업반이던 4학년 때였다. 

돌이켜보면 이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들 중 하나였던 것 같다. 

------------------------

가끔 주변인들로부터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했어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다행히 부모님의 큰 반대는 없었던 것 같다. 부모님은 과학철학에 대해 잘 몰랐지만, 대학원에 진학하여 전문적인 공부를 한다는 것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았던 것 같다. 

특히 어머니는 열렬한 지원자가 되어주셨다.  

어머니에게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즈음에 나 몰래 보았던[각주:1] 사주풀이[각주:2]도 그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역술인은 내가 자연과학과 문과 계열이 섞인 학문을 공부할 것이며, 대학원에 진학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한다[각주:3]. 그게 어느정도 역할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대학원 진학을 결정한 이래로 어머니는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다. 특히 석사 과정 때 경제적으로 많이 팍팍했는데, 어머니의 물질적 지원으로 인해 석사 과정을 무리없이 마칠 수 있었다.

만약 부모님이 반대했다면 어땠을지 종종 생각해본다. 타인에게 확신(믿음, 안심)을 준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나는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여러 노력들을 기울였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았다. 역술인이 나의 과학철학 공부에 도움을 주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따금씩 생각해보면 참 희한한 것 같다.

 

  

  1. 내가 사주에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2. 대학원 진로때문이 아니라, 때마침 우연히 본 것이었다. [본문으로]
  3. 반증가능한 참신한 예측?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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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란 단어는 맥락에 따라 어감이 달라지는 것 같다.

보통은 "일을 '어찌어찌' 완수하다."라고 하면, 계획대로 행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기에 보통 상급자에게 "'어찌어찌' 마쳤습니다"라고 한다면, 상황에 따라 비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각주:1].

 

하지만 '어찌어찌'는 부족한 상황에서 나름의 노력을 다했을 때 쓰일 수도 있다. 

가령, 무인도에서 '어찌어찌' 하루를 보내는 상황, 또는 손짓, 발짓해가며 외국인과 '어찌어찌' 의사소통을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런 맥락하에서 보면 '어찌어찌'는 힘든 상황 속에서 행한 존중할만한 노력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

남들이 근황을 물으면, 나는 보통 "어찌어찌 잘 지냈어"라고 한다.

돌이켜보면 '어찌어찌 살아왔다'는 내 지난 날들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한편으로는 계획대로/기대처럼 된 경우가 많지 않았기에, 되는대로 어찌어찌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매번 시행착오도 종종 있었고, 종종 힘든 상황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찌어찌 이제껏 잘 버텨왔다.

 

내 자신이 많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한편으로 내 스스로에게 한번쯤은 수고했다고 격려해도 좋지 않을까 싶어 이렇게 글을 써보았다.   

 

 

  1. 그 일이 중차대한 일이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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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밤 10시 즈음에 집에 들어왔다. 

집이 어수선했다. 

내 방에 쥐가 들어갔다고 한다.

일단 집으로 쥐가 어떻게 들어온지는 알 수 없으나, 부모님이 발견하고 이를 잡으려다가 내 방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쥐는 내 방 냉장고 아래로 들어가버렸다. 

이렇게 생긴 쥐였다.

 

내 방문을 열지 말라는 신신당부를 받았다.

결국 나는 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거실에서 쪽잠을 잤다.

 

다음 날 출근을 준비했다. 옷이 내 방안에 있기에 하는 수 없이 어제 입은 옷들을 입고 출근을 했다.

일과를 마치고 밤 늦게 돌아왔다.

 

집에 오니 어머니는 쥐가 잡혔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쥐가 배가 고팠는지 냉장고 안에서 나왔고 쥐덫에 걸렸다고 한다.

 

쥐를 잡고나서 보니 배설물, 흔적들이 있어 이를 치웠다.

 

혼자 집에 들어온 것을 보면 무리 서열에서 밀려 나와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었던 것 같다.

(23.05.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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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장 가려는데 허벅지가 안맞네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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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산책을 했다.

가로등 없는 어두운 구간이 나왔다.

갑자기 어두워져 어색했지만, 이내 하늘에 수십 개의 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둠을 잠시 잊고 감탄하며 별을 바라보았다.

 

오늘날에는 옛날처럼 별을 보기 쉽지 않은데, 그 이유는 빛 때문이다. 

밤에도 조명이 별빛보다 더 빛나기 때문에 별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조명으로 인해 보이진 않았지만 별은 밝을 때에도 항상 곁에 있었다. 

 

나의 인생도 굴곡이 있을 것이다. 

밝은 날도 있겠지만, 언젠가 어두운 날도 있을 것이다. 

내 인생에서 어둠이 드리워질 때에도 나를 지켜주는 것들이 있을까?

어두워 질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인지하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

그런 것들이 있다면 어두움을 능히 견딜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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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산책에 관해 얘기한적이 있었다. 그 사람은

"산책을 하면 일상의 많은 고민들이 없어져요!"라며 산책을 예찬했다. 

산책을 하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의견이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나는 반대로 산책을 하면 당혹스러울 정도로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펼쳐진다. 

그건 어쩌면 내가 평소에 별 고민/생각없이 살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왜 별 생각이 없을까? 한 가지 이유로는, 역설적으로 순간순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닥쳐온 일들에만 급급하여 정신없이 하루를 사는 경우가 많아, 이런저런 생각을 돌이켜 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이 꼭 좋은 규범은 아닌 것 같다. 가끔은 힘을 빼고 사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산책은 나에게 생각할 여력이 잠시 주어지는 시간이다. 산책을 하면 우선 나는 자연스럽게 과거를 떠올리는 것 같다. 과거에 어떤 결정을 했기에, 내 지금 현 상황까지 흘러오게 되었는지를 생각한다. 그리고 과거에 그렸던 미래 모습이 지금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생각한다[각주:1]. (한편으로는 당시 다른 결정을 했다면 지금과 얼만큼 달라졌을까를 그려보기도 한다) 

내가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잘한 일들보다는 실수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리고 이 행동을 고쳤다면/다르게 행동했다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까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와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도 하는 것 같다. 

과거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미래도 생각하는 것 같다.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며, 현재 잘하고 있는지 등을 생각한다. 

과거, 미래에 관한 생각이 끝나면,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 부모님, 주변 동료, 친구들이 떠오른다. 내가 했던 행동, 그들이 나에게 했던 행동들을 떠올리고, 성격들이나 특징들을 생각한다. 

종종 주변 환경도 보면서, 자연의 신기함이라던지, 경치, 기타(인간 문화 전반) 등에 대해 생각도 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1~2시간이 훌쩍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나는 산책을 통해 무슨 성과를 얻었을까? 글쎄... 딱히 놀라운 성취는 없었던 것같다. 그러나 전혀 의미가 없지는 않다. 현재 삶에 번아웃되지 않고, 으쌰으쌰할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과거의 절박했던 나를 떠올린다면, 과거의 노력으로 인해 현재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고 현재의 노력들이 미래의 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다시 힘이 생기는 것 같다.

산책을 하면서 철학적인 생각을 할 것 같지만, 사실 산책하면서 철학에 관한 사고를 한 적은 많지 않다.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철학에 관한 생각은 거의 책상에만 이루어지는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산책하면 생각이 많아진다. 쓰다보니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지고 말았다.

 

 

 

 

  1.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그래도 몇 가지 중요한 요소들은 일치하는 것 같다. 이만하면 다행인 것으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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