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핸드폰을 떨어뜨린 적이 있는데, 이로 인해 액정이 나가버렸다. 

가능하면 이 핸드폰을 더 쓰고 싶었는데, 그렇게 마무리되고 말았다.

 

평소에 핸드폰을 많이 이용하긴 하나보다. 핸드폰 액정이 나가면 검은 화면만 있어 전화, 문자, 메일 등 어느것도 확인할 수 없다.  

그러다 운이 좋게도 어느 순간 갑자기 액정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때가 가끔 있다. 그때 많은 일들을 한꺼번에 해야 한다.

처음 액정이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 -매우 놀랐지만 침착하게- 핸드폰에 있는 자료를 백업하고 사진을 분류했다. 이 사진, 메시지들을 일일히 보면서 내가 이 핸드폰과 함께 참 많은 날, 많은 것들을 공유했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나는 감정적인 해석, 감정 부여를 즐겨하지 않는다. 

그러나 액정이 나간 핸드폰을 보면, 병원에서 마지막을 앞둔 친구 같다고 느껴진다. 

거의 많은 순간 의식을 잃고 있지만, 어쩌다 간헐적으로 의식이 돌아오게 되면 그제서야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말이다. 친구와 그동안의 기억들을 함께 나누고, 말하지 못한 진심을 전하는 마무리 의식인 셈이다.

핸드폰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나는 그동안의 사진, 메시지, 카톡들을 백업하면서 그동안 핸드폰에 새겼던 기억들을 되새긴다.

 

2021년 1월 18일 핸드폰을 개통해서 4년 반 정도가 지났다. 

물건을 쓰고 버리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이별하려니 씁쓸하다. 

갑작스런 고장 때문인건지, 정든 물건과 작별해야 해서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지난 핸드폰의 역사를 보려면 이 글을 참고할 것: https://ideaspace.tistory.com/1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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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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