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아벤트는 과학의 합리성, 즉 과학이 합리적인 규칙, 방법으로 이뤄져있음을 부정한다. 유명한 과학사 사례(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를 보면 그들은 관찰, 사실, 실험결과에 불일치하는 이론을 개발(반귀납)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은 때때로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반귀납을 이용해야 한다. 즉 실험 결과와 모순된 가설들을 창안함으로써 과학을 진보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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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파이어아벤트를 과학의 비합리성을 주장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오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파이어아벤트의 모든 문헌에서 그는 반귀납이 "때때로" 효율적이라고 주장하였다. 다시 말해 귀납(or 합리적인 규칙)을 항상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2. 파이어아벤트는 다른 문헌에서 과학의 합리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파이어아벤트의 진짜 주장은 뭘까? 그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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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아벤트는 아나키즘(무정부주의)을 옹호하였다.
하지만 파이어아벤트는 이러한 권위에 이죽거리며 도전한다.
그런데 반대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누군가가 파이어아벤트의 주장에 깊은 감명을 갖고
"과학이란 비합리적이야. 객관적이지도 않고, 진리도 못 구하는 모순적인 활동이야!"라고 누군가 주장한다면
아나키스트인 파이어아벤트는 이러한 권위에 마찬가지로 깐죽되며 도전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파이어아벤트를 과학의 비합리성을 주장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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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아벤트의 생각을 옹호하세요?"
라고 누군가 물으면
나는
"아니오"
라고 대답한다.
파이어아벤트주의자라면, 파이어아벤트에 맹목적으로 동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독단적인 파이어아벤트 man이 된다면, 파이어아벤트는 "너 정말 내(파이어아벤트) 생각이 맞다고 생각해? 확신할 수 있어?"라며 이죽거리며 끊임없이 권위를 무너뜨리려 노력할 것이다.
나는 파이어아벤트주의자이기에 그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고 끊임없이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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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종교 등과 관련해 어떤 신념에 절대적인 권위를 세우고 이를 절대 무너뜨리지 않으려 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반박되는 어떤 증거가 나와도 자신의 신념을 결코 무너뜨리지 않는 사람들
나는 생각이 경직된, 더 이상 성장이 정체된 사람이 될까 항상 두렵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정치, 종교, 사회 등에 대한 어떤 맹목적인 관념에 빠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경계하려 한다.
이러한 노력은 어쩌면 파이어아벤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파이어아벤트로부터 받은 선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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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의 존재를 믿어요"
"나는 돈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해요"
"간절히 바라면 전 우주가 나를 도와줄 것이라 생각해요"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나는 상대에게 통상적으로 의문을 던질 것이다.
나는 상대방이 잠깐동안 나와 함께 파이어아벤트주의자가 되어주기를 원한다. 이는 나의 친근감의 표현일 수 있다.
확신을 잠시 멈추고 가졌던 생각에 대해 다시 반추하는 계기가 된다면, 또 그러한 노력을 해준다면 그만큼 더 기쁜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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