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黃裳, 1788~1870)의 자는 제불, 혹은 치원이었고, 어릴 때 이름은 산석이었다. 황상은 몸이 허약했는데 그 탓에 돌멩이처럼 단단해지라는 의미로 산석이라 불렸던 모양이었다. 다산이 황상과 처음 만난 것은 다산이 강진에 도착한 다음해(1802) 10월이었다. 당시 황상은 열다섯 살 소년이었다. 다산은 그 소년을 위해 글을 한 편 지어주었다. 정식으로 사제의 연을 맺은 지 일주일 되던 10월 17일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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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석에게 문학과 역사를 공부하라고 권했더니 산석은 머뭇머뭇하며 부끄러운 기색을 보이더니 사양하며 말했다.
“제게는 세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둔한 것이고, 둘째는 막힌 것이고, 셋째는 미욱한 것입니다.”
내가 말했다.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세 가지 큰 문제점이 있는데, 네게는 이런 것이 없구나. 첫째는 외우기를 잘하는 것인데, 이런 사람의 문제점은 소홀히 하는 데 있다. 둘째는 글을 잘 짓는 것인데, 이런 사람의 문제점은 경박한 데 있다. 셋째는 이해력이 뛰어난 것인데, 이런 사람의 문제점은 거친 데 있다. 대개 둔하지만 악착같이 파고드는 사람은 그 구멍을 넓힐 수 있고, 막혀 있지만 소통이 된 사람은 그 흐름이 거침없어지며, 미욱하지만 연마를 잘한 사람은 그 빛이 반짝거리게 되는 것이다. 파고드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이냐? 부지런하면 되는 것이다. 막힌 것은 어떻게 뚫어야 하느냐? 부지런하면 되는 것이다. 연마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부지런하면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부지런해지느냐? 마음을 꽉 잡아야 하는 것이다.
[출처] 다산 정약용 / 공부란 무엇인가 |작성자 엠플러스한국 선생님. 바보같은 질문이지만.... 마음은 어떻게 잡아야 합니까? ------------------------------------------------------ 율곡 이이 선생의 말이 답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율곡이 정심공부의요체이자 가장경계하고 잡기어려운것이 악한마음을 버리는것이아니라 뜬구름처럼 떠오르는 구방지심이었다 다음은 율곡이이가 20살때 쓴 자경문의 '정심'부분이다. 제3조 정심(定心) 마음을다스리는방법 첫째, 경건한마음을 잠시라도 놓아서는안됀다 배움을닦을때 사람을대할때는물론 일과사물을대할때 항상공경하고 겸손하며 삼가는 마음을지녀야한다 둘째,일할때 오로지 한마음으로 하는것또한 마음을 안정시키는공부이다 쉬고있을때 생각이 일어나면 반드시 그생각이 무엇인지 살피고헤아린다 악한 생각이면 털끝만한 싹이라도 마음속에남겨두지말고 선한생각이고 마땅이 생각할것이면 그이치를 탐구하고 드러내야한다 셋째, 뜬구름같은 생각을 끊어내려고 애쓰지마라 그마음조차 뜬구름같은생각이다 생각이어지럽게일어나면 자신의 마음을 살펴서 그생각을 알아채버리고 끌려가지않도록하면 저절로 점차 그치게됀다 넷째,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는 밤낮으로 힘쓰돼 절대로 빨리 그효과를 얻으려 해서는안됀다 아직 힘을얻지못해 가슴이답답하고 무료할때 반드시 정신을 가다듬고 마음속을 깨끗히 해서 한오라기의 잡념도없게한다 그렇게 기상을 맑고 조화롭게하는일을 오래오래익혀서 안정돼면 늘자신의 마음이우뚝서있어서 외물의 자극에 이끌리거나 얽매이지않게됀다 -성학집요- 수기편
그럼 이만.
오랫동안 놓아둔 마음(放心)을 하루아침에 거두어들여 힘을 얻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마음은 살아 있는 물건이다. 마음을 정하는 힘(定力)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마음이 요동(搖動)하여 편안하기 어렵다. 만일 생각이 어지러워질 때에 나의 의지로써 악(惡)을 싫어하여 이것을 끊어버리려고 한다면, 그럴수록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흔들리며, 갑자기 일어났다가 홀연히 없어지기도 하는 것이 꼭 내 마음이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가량 이렇게 하여 단절한다고 하더라도 이 단절하고자 하는 생각이 가슴속에 가로막혀 있으리니, 이 또한 망령된 생각(妄念)일 뿐이다.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혼란할 때는 마땅히 정신을 가다듬어 슬쩍 비추어 보고 따라가지 말 것이니, 이렇게 공부를 오래 하면, 반드시 마음이 고요하고 안정된 때가 찾아올 것이다. 일을 처리할 때에 한결같이 하는 것이, 이 또한 정심(定心) 공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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