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한의도로 한 행위로 인해 나쁜 결과가 발생했음에도 그것이 용인가능한지 고찰하고자 한다.

 

선한의도로 한 행위가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경우 죄가될까?

죄가 된다면(혹은 안된다면) 논증을 다음과 같이 구성할 수 있을 듯하다.

 

1. 선한의도의 행위로 인해 나쁜 결과가 발생하였다.

2. 행위자는 선한의도를 가졌으므로 나쁜 결과가 일어날줄 몰랐다.

3. 몰랐음은 행위자가 일어날 결과에 무지했음을 말한다.

4. 무지는 죄다.(무지는 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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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행위자는 죄를 범했다.(행위자는 죄를 범하지 않았다.)

 

결국 논쟁이 발생하는 것은 4(무지는 죄가 되는가?)의 해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혹자: 무지는 죄가 될 수 없다. 세상을 보면 너무나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할 수 없지 않는가? 우리가 한 행위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힘들다. 따라서 무지를 죄라하는 것은 너무도 가혹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무지도 구별될 수 있을것같다.[각주:1]

 

무지 1: 자연의 불규칙성같은 경우는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으로써 현재의 지식을 뛰어넘는다. 어떤 인간이든지 무지할 수 밖에 없다. 이 형태의 무지를 '당연한 무지'라고 명명하자.

무지 2: 우리가 노력으로 알 수 있고 극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고있지 못하는 상태가 가능하다. 이 형태의 무지를 '극복가능한 무지'라고 명명하자.

 

혹자의 주장은 1형태의 무지의 해당한다. 하지만 2형태의 무지에 해당되진 않는다.

혹자의 주장은 모든 무지에 해당하지 않으며, 나는 무지2의 경우 죄라고 생각한다.

 

무지2에 해당하는 사례를 보자.

B씨는 집안의 가장이다. 그는 가족들을 사랑했고 먹여살리고 싶었다. 그는 그 방법으로 도박을 택했다. B씨는 도박으로 인한 일확천금으로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믿고있다.

 

이는 극복가능한 무지이다. 도박이 헛된일임을 주위 사례 혹은 수학적 지식같은 것을 통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쁜결과가 일어나지 않도록 본인의 노력으로 막을 수 있었다. B씨는 도박이란 것이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해줄것이란 주관적 신념으로 인해 올바른 판단을 하지못하고 있다.

 

B씨는 자신의 주관적 신념에 사로잡혀 잘못된 결과를 내고있다. B씨가 자신의 신념이 잘못된건지 조금이라도 숙고해봤다면, 잘못된 결과가 일어날 것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B씨는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그것을 하지 못했다. 잘못된 결과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그것을 행했다면 죄다. 비록 선한의도라도 충분히 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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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왜 뜬금없이 이 글을 썼는지 그 이유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다.

사진으로 대신한다.

 

 

오른쪽 분은 이름에도 불구하고 왜 자꾸 딴 길로 가시는지 모르겠다.

 

 

진정 선한의도라도

과연 그 행위가 정당하다고 용인될 수 있을지?

 

 

  1. 분명하게 구분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러한 모호성에도 불구하고 직관적으로는 어느정도 구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논의를 이어나가는 것이 그다지 의미가 없진 않다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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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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