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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02 수능에 관해서....주저리주저리

주저리 1.

가족과 정말 친한 친구 한명만 알았고, 다른 사람에게는 알리지 않은 사실이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벌써 4~5년이 지난 만큼 큰 의미는 없을 듯 하다.

사실 나는 수능을 두번 봤다.

그 말뜻은 뭐냐면 동국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학교를 재학하면서 수능을 쳤었다는 뜻이다.

고등학교 3학년때 수능성적에 맞춰서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고만고만한 대학에 왔다고 생각했다.

책만 읽는 교수님, 낙후된 시설, 공부하려는 마음없이 당연하다는 듯이 노는 주위 과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대학생활을 잘 하고 있는 것인가 회의가 들었었다. 1학기때는 학교수업만 마치면 집에 오곤 했었다.

 

친구들도 어울리고 싶지 않았다. fm을 외치고, 게임만 하는 술자리 속에 내가 원하는 대화, 사람을 찾기는 힘든 분위기 였다.

항상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고등학생 처럼 집에 칼퇴를 하는 열정적인 1학년 같지 않은 생활을 했던 것같다.

 

그리고 쳐야겠다는 마음이 더 굳어진 계기가 있었다.

1학년때 학원에서 수학선생을 했었는데, 모의고사를 풀 기회가 생겼다.

우연히 풀었는데, 100점이 나왔다. 이후에 계속 풀었는데 보통 1개틀리거나 운이 나쁘면 두개를 틀리곤 했다.

가르쳐야하니 공부 시야가 넓어진 것같았다. 내 자신이 완전히 이해하고 설명하는 방법까지 생각해야 한다.

 돈을 받는 입장에서 책임감도 생기고, 또한 학교에서 미적분학을 공부하면서 약했던 미분적분을 다 잡는 계기가 되었다.

 

영어도 고3겨울때 토익을 하다보니 감각도 떨어지지 않았고, 과학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수능을 다시봐야겠다.라고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2학기가 되었다.

원서를 접수하고 본격적인 아웃사이더 생활을 했다.

리딩2를 수강하면서 영어를 하고

미적분학 2를 하면서 수학을 하고

일반화학을 하면서 과학을 하고

나머지는 동영상강의나 널널한 것을 수강했다.

 

난 2학기때 두집살림을 했다.

하지만 꿈이 있었다. 이곳을 벗어나리라. 높은 곳에서 더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것.

열심히 했다. 성적은 점점 올랐고, 확신은 없었지만 해볼만 하다고 생각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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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왔다. 수능장에 가는 날이다.

어머니가 태워다 주시기로 했는데 차가 많이 밀렸다.

그래서 나는 도중 도로에서 경찰차를 타보는 최초의 경험을 했다.

3분 남기고 아슬아슬하게 들어갔다.

교문앞에 고등학교때 담임선생님이 계셨다. 고등학교 때와 기분이 많이 달랐다.

 

수험장에 갔다. 사실 그 이후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시험 성적이 나왔다........

그렇게 만족스럽진 않았다. 원점수는 비슷한데, 시험이 쉽게 나왔기때문이다.

높은 대학을 쓰기는 민망한 점수고, 그렇다고 비슷한 대학을 쓰기에는 들었던 돈과 시간이 아까웠다.

고민을 많이 했고, 결국 포기를 했다.

나는 시간을 낭비한 것일까? 나는 그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면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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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2

2013학번이 되는 학생들은 이제 시험을 본다.

수능이란 것은, 성인이 되기위한 첫 통과의례라고도 한다.

하지만 그 것으로 인해 서열이 발생하고, 그 서열이 인생의 수준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

그동안 초등학교 때부터 익혀온 12년 정도의 교육수준의 척도가, 그 날로 단숨에 평가를 받는다는 점,

진짜 성적이 아닌 운에의해 좌우될 수도 있다는 점.

수능은 분명 불공평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생각해봤을때

1%는 흔히말하는 좋은 학교에 입학한다.

나머지는 그저그런 학교에 간다.

나머지는 좌절할때마다 이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아 난 역시 OO대학이니까. 잘하는 애들이 위에 있는데 뭘."

무의식적으로 패배감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평생 안고가야 할 짐일 수도 있다.

 

수험생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능에 대한 부담도 안가졌으면 좋겠다. 평소대로만 나오면 진짜 잘 본 것이다.

대학교에 오면서 분명 후회도 하고 패배감에 젖을때도 있을 것이다.

나도 그렇고, 지금도 그럴때가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우리 모두 일어서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동국대에 강연을 오신 선배한 분이 계셨는데.

이렇게 말씀하셨다.

위대한 사람은, 항상 앞서가는 사람이 아니라 바닥을 치고 올라갔을때 정말 위대한 사람입니다.

우리 대학이 소위 말하는 2류대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불이익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피나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그 피나는 노력의 의미를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정말 치열한 것인 것임을. 느껴가고 있다.

 

경쟁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있다.

모두가 승자가 될 순없다. 사회제도의 변화가 없는한 이런 것은 당연한 것일 것이다.

패배주의에 빠질 순 있다. 하지만, 그것에 자신을 맡기지 말고, 합리화하지말고

일어서자, 다리가 후들거려도, 일어나려 노력은 해보자.

 

인생의 끝은 수능이 아니다. 수능은 인생이란 전쟁터를 헤쳐나가기 위해 지급받는 첫 무기다.

잘하면 총을 얻고 못하면 나무막대기를 얻는다.

하지만 그것이 싸움에서 이긴것을 의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니까.

중요한 것은 그 뒤에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수험생들. 시험 잘 보세요.

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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