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5.04 정원호, 그와의 인터뷰 2
  2. 2011.04.18 가능성의 사나이. 2

"앞으로 시작할 시간, 타인에게 또 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지요"
비범하거나 혹은 평범하거나. 가능성의 사나이 정원호 씨.


잠을 참 많이 잔다. 10시에 보낸 문자가 2시에 도착했다. 내일은 쉬는 날이기에 좀 늦게, 그리고 오래잤다며 겸연쩍게 말하는 정원호씨. 중학교때 학원에서 별명이 나무늘보 였다며, 그닥 부지런하지는 않은 성격이라고 했다.

그와 자택에서 현재 근황과, 휴학생으로서의 고민등 여러가지에 대해 인터뷰해 보았다.



-요즈음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사실 전역하기 전에는 많은 계획이 있었습니다.(헬스클럽, 아르바이트, 영어공부, 독서토론 등) 그동안 갇혀있어서 그런지 전역후에 하고싶은 욕심이 너무도 많은 것같아요. 막상 전역 후 그 계획을 다 세우면 몸이 남아나지 않을텐데 말이죠. 천성이 여유로운 성격인데다, 아르바이트도 좋은 여건을 찾다보니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사회가 저를 위해 맞춰주는 것은 아니겠지요. 제가 사회에 맞춰야 하는데 제 계획은 그런점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음. 그렇게 주저하다보니 무계획 상태가 되버려서, 게임으로 보낸날도 있고, 잠으로 보낸날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허송세월 한것은 아니구요. 주 3회정도는 도서관을 갔습니다. 전역후 어떻게 살아야할지에 대해 저는 책으로 그 대답을 찾으려 했습니다.
아!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를 구했습니다. 전역 후 쉬었던 20일동안 일을 안해서 그런지 무척 절박하게 변해있더라구요.(웃음) 지금 제가 하고있는 일에 무척 만족하고 있습니다. 힘든 군대 생활에 비하면 무척 편한 것이겠지요. 새롭게 돈을 벌게될 기대감, 일을 새로 시작하게 될 걱정도 조금있고,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과, 다짐 등의 여러가지 복합적인 생각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기네요.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할게요. 1년을 쉬면 참 긴 기간인데 아르바이트만 하시는 건가요?
아르바이트 쪽에서는 6개월이상 하기를 바라고 있어서, 11월까지는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복학전까지는 영어공부와 전공공부를 해서 복학하는데 무리없도록 할 생각입니다.

-걱정되는 것은 없으세요?
아르바이트 6개월이 돈만 모으고 일만하는 시간이 되지 않고, 제 자신이 정신적,지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또 이참에 아침형인간이 되야하는데, 이 습관이 계속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 저는 불투명한 미래란 답이 나올줄 알았는데요.
미래도 걱정되지만, 우선 제가 감독업무를 잘해야 하니까요.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요. 현재부터 집중하고자 합니다. 현재에 충실하면 그 결과물이 밝은 미래가 되겠지요?

-하지만 미래가 없으면 현재의 수레바퀴 속에서 살수있지 않을까요?
물론입니다. 꿈을 먹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책을 읽다가 파랑새 증후군, 피터팬 증후군, 모라토니엄 증후군이란 용어를 보았습니다. 증상을 찾아보니 무언가 공감이 심하게 갔다는 것입니다. '증후군' 이라는 용어자체가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증세라는 전제가 깔려있지요. 꼭 정상적으로 사는게 답은 아니겠지만, 일단 제가 사회에 맞춰야 합니다. 지금의 저는 아직 사회를 바꿀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말이 또 헛나왔네요.(웃음) 하지만 기자님 말씀대로 꿈을 가져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하지 못하고 만족하게되며, 발전없이 자기합리화를 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전역 후 많이 변하셨나요? 어떤 생각이나, 행동등이요.
저는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하네요.
일단 생각은 조금 현실적으로 변한 것같고, 행동은 조금 더 어르신들분께 공손해진 것 같습니다. 제가 먹은 것의 설거지는 제가 하려고 하고, 부모님께 신세를 지지 않으려하는 것. 생각이 바뀐 것 자체가 성공이라고 할 수있지요.
전역후 뭐랄까? 조금더 독립적으로 변했다고 해야할 까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군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셔서 조금은 놀랐습니다.
제가 2년간 있던 곳. 음...제겐 배울 것이 참 많았던 곳입니다. 특히나 저는 지난 시간동안 폐쇄적으로 살았기때문에 다른 사람과 소통할 기회가 많이 없었거든요. 리더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볼 수도 있었고, 또 서로간에 다양성을 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구요. 군대에서는 누구도 신경써주지 않기 때문에(자기것은 자신이 챙겨야합니다.) 독립심도 많이 길러졌지요. 물론 나머지는 다 부정적이에요!!

-여러가지를 많이 배우셨군요. 남들은 그렇게 우호적으로 말하지는 않는것같아요.
아마 군대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아르바이트도 적응하긴 어려웠을 거에요. 이 경험들이 낯선 환경에 부딪칠 수 있는 힘을 주고있는 것같습니다.

-군대 이야기가 길어지네요. 혹시 기억나는 사람들은 없으세요?
물론 다 기억이 나고 소중한 사람들이지만, 그중 몇명이 기억이 많이 나네요.
저를 좋아해주시고 믿어주신 주현이 형부터, 맞후임 진환이, 아래서 고생한 남주, 요한이, 영석이.....모두 훌륭하고 심적으로도 성숙한 어른들입니다. 후임들은 리더자질이 부족했던 저 아래서 고생을 많이했습니다.

-요즘 읽으시는 책에 관해 이야기 해볼까요?
요즘 故노무현 전대통령의 '진보의 미래'와 러셀에세이를 읽고 있습니다. 음...노무현 전대통령님이 돌아가신지 2주기가 다 와가는데, 어떤 생각을 하셨고, 추구하셨던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서 읽고 있습니다. 참....슬프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러셀은 제 롤모델입니다. 그는 수학자이면서, 철학자였고, 그 철학의 사유를 바탕으로 세상을 향해 쓴소리도 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에 관해 더 알고싶어서 그의 많은 저작들을 읽고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러셀자서전을 살 생각입니다. 그의 일대기를 읽으면서 그를 따르고 싶습니다. 그는 제 사상적 스승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될런지요?
아르바이트 하면서 공부를 할 생각인데요. 범위는 넓게 잡고싶어요. 욕심이 많아서요. 국사, 영어, 독서(사회과학, 철학, 소설)등으로 그러니까 제가 하고싶어하는 분야를 독서를 통해 익히고 싶습니다. 앞으로 과학계에 종사할 생각이라면 지금의 1년동안 양분을 흡수해야, 잘 자랄 수 있겠지요. 다방면에 넓은 독서를 통하여 사회가 필요한 인재가 되는 동시에, 제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아야 할 것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미있게 즐기는 것 아닐까요? 이런 생각을 하면 무척 흥분됩니다. 제게 있는 시간. 즐기고 싶습니다. 하지만 무계획적이기 때문에 게으름이 찾아올때가 많더라구요. 게으름자체는 악은 아닌데, 문제는 하고싶어하는 것을 침해당했을때 문제가 됩니다.
"앞으로 시작할 시간, 타인에게 그리고 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지요." 가장 중요한 제 자신에게 말입니다.

-혹시 여자친구 생각은 없나요?
군대 나오면 생길 줄 알았는데, 안생기네요.(웃음)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제가 좋은 사람이 되야할 것 같아요. 1년동안 능력도 쌓고, 외모적으로도 더 멋있게 변해서 준비된 사람이 되야할 것같아요. 저는 내적인 아름다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외모도 참 중요한것같아요. 어쨌든 사람을 보고 첫번에 판단하는것은 외적인 모습이니까요. 저를 동정하지 마세요. 지금은 정말 괜찮습니다. 

정원호씨는
1988년 출생. 2007년 대성고 졸. 동국대 화학과 휴학중. 현 상공회의소 아르바이트 근무
삼남매 중 장남이기 때문에 집에서 기대를 많이 가졌으며, 그로인해 학창시절에는 별다른 일탈없이 평범하게 공부하며 지냈다. 후에 고등학교에서 위닝일레븐과 공부시간을 1:1로 배분하기도 하였다. 고등학교 동안 성찰없는(독서부족) 맹목적인 공부로 대학입학 후 2학년때 전공과 적성에 방황을 하였다. 후에 2년간의 공군 생활을 마치고 현재 자신의 길은 무엇인지 찾기위해 독서중인 24살의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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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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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을 한지 벌써, 1주일이 넘어 열흘이 다 되간다.
그동안은 마냥 행복했었다. 간섭도 없고, 더 이상 사람간의 갈등도 없고, 육체적인 고생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순간 어느샌가, 시간은 훌쩍가있다. 하는일없이 멍하니 보내고나면 남게 될 것은, 결국 준비없는 상태에서의 복학 뿐일 것이다.

전역하고 동아리 선배들을 만났다. 그 분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목표를 물어보았다.
뜸을 10분정도 들인후, 확정이 안되었다고 했다. 답답해 했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것이, 화학이란 학문에 대해서도 아직 잘 모르기에 인생동안 계속 공부를 할 판단이 서질 않을뿐더러,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이 한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한가지라고 딱 잘라 이야기 할 수 없었다.
현실과 타협할 수도 있겠지만, 내 가슴의 진정한 소리를 듣고 여러 방안중 고심해서 선택하고 싶었다.
결국 끝없는 재촉에, 결국 나는 사회통념으로 여기는,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해서, 계속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어른들이 물어보면 이렇게 이야기 해야한다. 혹 어떤 사람들은 진짜꿈으로 여기며 살아가겠지...
"바닷가에서 책을 읽으며 노는것이 꿈입니다" "별을 보며 살고싶다." 같은 꿈은 없는 걸까? 왜 우리는 이상없이 현실속에 하는걸까? 아니, 살아갈 수 밖에 없는걸까? 

대화가 빗나갔는데..
그 말을 들은 선배는 그럼 너가 그러기 위해선 빽도 있어야하고, 계속 공부할 돈도 있어야 하고, 영어도 엄청 공부열심히 해야할텐데, 너가 가진것이 뭐냐고 물어보았다.

2분의 생각뒤에 나는 "음....가능성??" 이라고 대답했다. 정말이지 맞을 뻔했다.

생각해보면 현재 나는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사람이다. 스펙이며(실업계생들도 나오면 따는 위험물 자격증), 영어며(토익 625...), 돈이며(무일푼),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며(화학 X, 수학도..X, 모두 현재는...), 몸을 쓸수있는 힘(몇일은 버틸 수 있지만, 체력이 그닥 받쳐줄지 의문이다.), 장사,세일즈 지식??(당연하다)
군대에서는 나름 전문가였고, 권력도 있었으며, 내 의견도 주장할 수있었다. 하지만 나오면서 내가 가진것을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그동안 배웠던 머리속의 지식들은 2년의 시간동안 깊은 무의식의 공간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전역 후를 두려워 하나보다. 난 참 대학생이란 이유로 많은 혜택을 얻고있다.

지금 이 시기...커리큘럼이 안맞는다는 이유로 나는 1년가까이를 쉬어야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3월에 공군에 입대해서 4월에 전역한것에 감사하고 있다. 그로 인해 만들어진 이 시간들은 내 인생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같다. 1년이란 시간은 나에게 가능성울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 가능성은 성공할 가능성이 아니라, 내가 바라는 삶을 살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다. 뿌리고, 가꾸고, 재배해야한다. 

나에게 주어진 이 소중한 시간동안,
변화하고 성장하는 시간이 되길. 내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시간이 되길. 여러갈래길의 출발점 상에서 고뇌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후회없는 선택이 되길.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길, 항상 나를 믿어주고 따라주는 동생들에게도, 그리고 작은 인연이 어느덧 인생에서 큰 비중이 된 이들에게도. 부끄럽지 않기를......

중요한 것은 어떠한 선택이든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가슴을 믿고 선택한것에 최선을 다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고있으니까. 

가능성의 사나이. 정원호. 이제 시작이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않은 길"
피천득 선생님 옮김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가지 않은 길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출처 :
http://www.seelotus.com/gojeon/oe-kuk/poetry/ga-ji-an-eun-kil.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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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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