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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18 가능성의 사나이. 2
전역을 한지 벌써, 1주일이 넘어 열흘이 다 되간다.
그동안은 마냥 행복했었다. 간섭도 없고, 더 이상 사람간의 갈등도 없고, 육체적인 고생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순간 어느샌가, 시간은 훌쩍가있다. 하는일없이 멍하니 보내고나면 남게 될 것은, 결국 준비없는 상태에서의 복학 뿐일 것이다.

전역하고 동아리 선배들을 만났다. 그 분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목표를 물어보았다.
뜸을 10분정도 들인후, 확정이 안되었다고 했다. 답답해 했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것이, 화학이란 학문에 대해서도 아직 잘 모르기에 인생동안 계속 공부를 할 판단이 서질 않을뿐더러,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이 한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한가지라고 딱 잘라 이야기 할 수 없었다.
현실과 타협할 수도 있겠지만, 내 가슴의 진정한 소리를 듣고 여러 방안중 고심해서 선택하고 싶었다.
결국 끝없는 재촉에, 결국 나는 사회통념으로 여기는,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해서, 계속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어른들이 물어보면 이렇게 이야기 해야한다. 혹 어떤 사람들은 진짜꿈으로 여기며 살아가겠지...
"바닷가에서 책을 읽으며 노는것이 꿈입니다" "별을 보며 살고싶다." 같은 꿈은 없는 걸까? 왜 우리는 이상없이 현실속에 하는걸까? 아니, 살아갈 수 밖에 없는걸까? 

대화가 빗나갔는데..
그 말을 들은 선배는 그럼 너가 그러기 위해선 빽도 있어야하고, 계속 공부할 돈도 있어야 하고, 영어도 엄청 공부열심히 해야할텐데, 너가 가진것이 뭐냐고 물어보았다.

2분의 생각뒤에 나는 "음....가능성??" 이라고 대답했다. 정말이지 맞을 뻔했다.

생각해보면 현재 나는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사람이다. 스펙이며(실업계생들도 나오면 따는 위험물 자격증), 영어며(토익 625...), 돈이며(무일푼),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며(화학 X, 수학도..X, 모두 현재는...), 몸을 쓸수있는 힘(몇일은 버틸 수 있지만, 체력이 그닥 받쳐줄지 의문이다.), 장사,세일즈 지식??(당연하다)
군대에서는 나름 전문가였고, 권력도 있었으며, 내 의견도 주장할 수있었다. 하지만 나오면서 내가 가진것을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그동안 배웠던 머리속의 지식들은 2년의 시간동안 깊은 무의식의 공간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전역 후를 두려워 하나보다. 난 참 대학생이란 이유로 많은 혜택을 얻고있다.

지금 이 시기...커리큘럼이 안맞는다는 이유로 나는 1년가까이를 쉬어야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3월에 공군에 입대해서 4월에 전역한것에 감사하고 있다. 그로 인해 만들어진 이 시간들은 내 인생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같다. 1년이란 시간은 나에게 가능성울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 가능성은 성공할 가능성이 아니라, 내가 바라는 삶을 살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다. 뿌리고, 가꾸고, 재배해야한다. 

나에게 주어진 이 소중한 시간동안,
변화하고 성장하는 시간이 되길. 내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시간이 되길. 여러갈래길의 출발점 상에서 고뇌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후회없는 선택이 되길.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길, 항상 나를 믿어주고 따라주는 동생들에게도, 그리고 작은 인연이 어느덧 인생에서 큰 비중이 된 이들에게도. 부끄럽지 않기를......

중요한 것은 어떠한 선택이든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가슴을 믿고 선택한것에 최선을 다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고있으니까. 

가능성의 사나이. 정원호. 이제 시작이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않은 길"
피천득 선생님 옮김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가지 않은 길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출처 :
http://www.seelotus.com/gojeon/oe-kuk/poetry/ga-ji-an-eun-kil.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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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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