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로 답사를 다녀왔다.
술자리후 일찍 일어나게 된 나는
소나무가 있는 산성?(돈대?)으로 아침산책을 가려했다.
산책을 가려하는데 누군가 쫓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펜션에 사는 강아지인 흑구와 황구였다.
나는 흑구랑 황구랑 50분가량 같이 산책을 다녀왔다.
같이 산책을 했으니 친구라 봐도 무방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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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산책을 하려고 신발을 찾았는데
황구가 내 신발을 베게삼아 누워있었다.
당황했던 나는 어쩔줄 몰랐는데, 황구가 그 낌새를 느끼고 비켜주었다.
왜 하필 내 신발이었는지는 모르겠다.(냄새가 났나?)
걸은지 3분도 채 안됐으려나? 강아지들이 따라왔고
누군가 같이 가는 산책도 나쁘지 않으므로 동행하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녀석들은 내 뒤를 졸졸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앞으로 간다. 그러면서 내 위치를 뒤를 보며 확인하곤 했다.
그것은 아마도 딴짓을 하기위해서인 것같은데
가령 내가 추월하기전에 딴짓으로 경치를 보거나 풀을 뜯거나 소변을 보거나 하는 것이다.
뒤에서 딴 짓을 할경우 먼저가던 주인을 놓칠 수가 있다.
하지만 앞에 갈경우 딴짓이 용이하다. 그들은 딴짓을 하면서도 이따금씩 걸어오는
사람의 위치를 확인하곤했다.
그래서 흑구와 황구는 내 앞으로 갔던듯하다.
만약 갈림길이 나온다면 내가 어디로 갈지 몰라 멈춘다.
"이쪽으로 가자"라고 손짓하면
그제서야 그쪽으로 앞서 달려간다.
1. 흑구
흑구는 황구보다 앞에서 걷는다. 흑구는 절벽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을 좋아한다.
흑구는 황구보다 덩치가 작다. 흑구는 목줄을 매고있는데, 황구가 흑구의 목줄을 무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씩 황구가 흑구의 목줄을 물면서 장난(거칠게 보이지만 장난인듯)을 치곤했다.
그럴때면 흑구가 덩치가 작기 때문에 주로 도망가고 황구는 쫓아갔다.
2. 황구
(누런 것이 일을 더 잘한다.)
황구가 사람을 더 좋아하는 듯하다. 산책 중 만났던 다른사람들에게 꼬리치며 달려갔었다.
생각해보니 황구는 같이 걷는동안 뭔가 급한 용변이 있던 것처럼 보였다.
한쪽다리를 들고있다가 내가 앞에 가니까 다시 멈추고 다시 내앞으로 달려갔다.
다시 한쪽다리를 들려다가 내가 추월하니까 하려던것을 멈추고 다시 앞으로 가는 행위를 반복했다.
이제보니 미안하네. 기다려줄걸.(결국 용변은 잘 해결한듯 보임)
돈대에 올라갔다.
바다를 봤다. 바람이 분다. 파도가 친다.
갈매기가 바람을 뚫고 난다.
강아지 둘은 풀밭에서 논다.
멍하니 바다를 보다가 황구가 내 옆에 있는 것을 알게되었다.
돌아가고 싶다는 신호로 읽은 나는 다시 숙소로 출발했다.
돌아오는길에
황구가 흑구의 목줄을 또 물려한다.
흑구는 도망가고 황구는 쫓아간다.
어느새 그들은 점으로 보일 정도로 멀리 딴길로 새버렸다.
고민고민하다 큰 손짓을 하면서
"얘들아 가자" 외쳤다.
신기하게도 그 말을 듣고 개들이 행동을 멈추고 내 앞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우리는 숙소로 도착했다.
--------------동물에 관한 생각-----------------------
나는 동물을 키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동물을 싫어해서 그런것은 아니다.
나는 동물에 대한 경외감을 갖고있다.
감정을 교감하고, 목숨을 무릅쓰고 주인을 구해준 일화들을 보면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생각해보면 동물과 그러한 교감을 나누기 위해서는
주인의 역량이 필수적이다.
내가 동물을 키우고 싶어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것인지,
그러한 역량은 있는것인지에 관한 의문/회의 때문이다.
애완동물을 키우게 된다면 왠지 그 애완동물만 불쌍하게 될 것같다는 생각.
그 이유가 가장 크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