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paradigm)이라는 용어는 토마스 쿤의 저서 《과학 혁명의 구조》를 통해 널리 알려진 단어이다. 패러다임은 이곳저곳에서 정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그만큼 오용되어 사용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그 예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ex1) 완벽한 보안 '패러다임'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fLXPHjoXNpsFlzF1vl-JTfc0gvVyfb8=
(광고)[4월] 완벽한 제로 트러스트 보안 패러다임, SGA ZTA ②
SGA솔루션즈가 제시하는 제로트러스 보안 패러다임 ②
stibee.com
여기서 '패러다임'은 궁극의 지향점, 매우 획기적인 것 등의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 듯하다.
ex 2) '패러다임'을 바꾸자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76694
성공과 실패의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자
강수돌 고려대 교수는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교육혁명>이라는 책에서, 우리 교육을 좀 어둡긴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일말의 진실이 담긴 비유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교육이 끈질기
www.ohmynews.com
여기서 '패러다임'은 없애야 할 부정적인 대상, 고루한 것으로 인식되는 듯하다.
두 예시를 비교해보면 매우 흥미롭다. '패러다임'은 굉장하고 획기적인 꼭 지향해야 할 대상을 나타낼 때 쓰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고루한 고정 관념이나 낡은 관습 같이 없애야 할 부정적인 대상을 나타낼 때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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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의 원인은 뭘까? 개념을 모호하게 쓴 쿤의 잘못일까? 단어가 가진 아우라에 주목하여 권위를 얻기 위한, 사람들의 수사법적인 오용 때문일까?
혹은 기존 패러다임이 새 패러다임으로 교체되는 과학 혁명의 특징으로 인해 상반된 의미를 사용하는 것으로 자리잡게 된 것일까? 잘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