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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13 미남 - 제나라 추기 이야기.

 

 처음에 이 이야기를 접한 것은  어렸을 적읽던 따옥이 만화 채근담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이 책은 1997년 크리스마스에 아버지가 선물로 사주신 책이다. 물론 크리스마스를 축하한다고 산타클로스가 쓴 글이지만 필체는 아빠필체라는 것을 4학년 꼬마아이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주려는 메세지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교훈을 주는 일화가 나오고 그 일화가 끝날때즈음에 나오는 짤막짤막한 채근담의 구절로 구성되어있다.

지금 이야기 할 제나라 추기이야기는 전국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 당시에는 이 이야기가 주는 의미에 관해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다.  살면서 이 이야기가 지금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따옥이와 함께하는 마음공부 만화 채근담

저자
권혁준 지음
출판사
파랑새어린이 | 1996-03-31 출간
카테고리
아동
책소개
채근담은 '나물 뿌리의 맛'이라는 뜻으로, 사람이 쓴 나물 뿌리...
가격비교

 

 

최근에 나오는 책은 표지가 바뀐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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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齊)나라 편
미남
 제나라 재상(宰相) 추기는 키가 8 척이 넘고 대단한 미남자였다. 어느 때 정장을 하고 거울을 들여다보던 그가 부인에게 물었다.
"우리 나라에 미남이라고 소문난 서공(徐公)과 나를 비교할 때 어느 쪽이 더 낫소?"
"아무리 서공이라고 하더라도 대감을 따를 수는 없습니다."

 


 아직 만나지는 못하였으나 미남이라고 소문난 서공이었으므로 확신할 수 없어 첩에게 다시 물었다.
"서공과 나, 어느 쪽이 미남인가?"
"물론 대감이 미남이시죠."

 


그 후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물어 보았다.
"나와 서공을 비교할 때 어느 쪽이 남자답소?"
"그야 대감이시지요."

 


 다음 날 서공이 찾아왔다. 추기는 상대방을 보았는데 역시 자기가 따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하여 거울에 얼굴을 비추어 보았으나 보면 볼수록 열등감이 들었다.
그날 밤 추기는 이불 속에서 생각해 보았다.
"아내가 그렇게 말한 것은 내 편이기 때문일 것이다. 첩은 내가 무서워서 그렇게 말했을 것이고.... 또 손님은 나에게 구하는 것이 있어 왔을 터이니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 다음날 추기는 입궐하여 위왕[기원전 356 년 즉위, 37 년 재위. 기원전 341 년에는 손빈을 등용해 위나라를 마릉에서 격파함]을 알현하고 위의 내용을 말했다.
"전하, 신이 보니 서공이 신보다 잘생겼습니다. 그런데 신의 처와 첩, 그리고 손님까지 입을 모아 신이 더 낫게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신의 처는 신의 편을 들어주기 위함이고, 첩은 신이 무서웠기 때문이고, 손님은 신의 환심을 사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하온데 지금 우리 제나라는 영토가 사방 1천 리, 성이 120 개나 되는 대국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전하 측근의 여관(女官)은 전하 편을 들 것이며, 신하들은 전하를 두려워할 것이며, 나라 안 백성들은 전하의 환심을 사기에 급급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하께서는 눈을 가리고 계신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왕은 "잘 알겠소"하고 다음과 같이 포고하였다.
"이제부터 과인의 잘못을 직접 지적해 주는 자에게는 큰 상을 줄 것이며,
시중에서 또는 조정에서 비판하되 그 말이 과인의 귀에 들어오는 경우라도 작은 상을 줄 것이다."
 그러자 처음에는 간언하기 위해 오는 신하들로 궁궐 문이 깨질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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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에서 제나라왕은 자신에게 비방을 하는 자에게 상을 주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왕에게 간언을 하려고 온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하지만 몇달후에는 그런사람도 없었다. 왕이 더 이상 고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누구도 나에게 안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두 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솔직한 이야기를 하려하지 않는다.

 내가 무언가를 하거나, 이루려고 한다면 모두 이렇게 이야기한다. "너는 꼭 할 것이다., 이루고도 남을 사람이다." 등등 모두 좋은 말과 격려를 해준다. 그런 말속에서 나는 정말 그럴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자기 만족속에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내가 해온것을 보면 너무도 부족하다. 어쩌면 남들의 좋은말만 듣고 살면서 철저한 자기반성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남들의 이야기는 자신감을 북돋아 주지만 그것이 결코 본질이 될 수 없다. 지금 현 상황은 철저한 자신의 성찰 속에서 나온다. 결코 남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내 자신이 조금 더 냉정하게 현상을 보고 부족하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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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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