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화학병이었다. 자대에서는 화학제독반 이었다.

제독을 하기 위해선 제독장비들도 당연히 다룰 줄 알아야하는데,

제독장비 중에는 차도 있었다.

 

운전교육도 받았고, 운전면허도 있었기에 차를 다룰기회가 있었다.

 

나는 총 4대의 차들을 몰아봤다.

 

1. 화생방 정찰차

 

 

이 차와 관련된 사건은 이 사이트를 참고할 것

http://ideaspace.tistory.com/entry/%ED%92%8D%EC%86%8D-0ms

 

이 장비는 화학작용제가 어디에 있는지 탐지할때 쓰는 장비이다.

이 자동차 안에서는 기압조절 장치가 있다.

차안의 기압이 더 높기 때문에 화학작용제가 침투할 수 없고, 따라서 안전하게 작용제를 탐지할 수 있다.  

 

이 장비는 탐측반의 장비다. 따라서 제독반이 운전할일은 흔한일은 아니다. 

나 같은 경우 전술평가대회때문에 운전을 종종 했었고,

탐측반병사들의 경우 운전에 크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탐측반 병사와 오붓하게(?!) 운전교육을 할때나,

혹은 차량 점검을 나가야 할때 종종 내가 운전을 했었다.

 

수원에 있던 탐측차에 경우 파워핸들이 아니다. 따라서 핸들을 돌릴때 굉장히 힘들다. 이를 악물고 돌려야한다.

핸들을 풀때도 마찬가지로 조심해야한다. 확놓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돌아가는 탄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잘못했다간 손목이 돌아가 버릴 수도 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운전할 때 위에있는 꼬다리(?)라고 할까 탐측장비가 심히 거슬린다.

운전시 나무에 걸리거나 부딪히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한다. 물론 위를 확인할수 있는 거울이 있긴하다.

정찰차는 굉장히 고가의 장비(10억이 넘는다)이기 때문에 사고가 났다간 군생활이 꼬일 수가 있다.

 

2. 통제차(기아 봉고3)

 

옆에 정치적인것 같은 사진은 무시하자.

 

 

두번째로 몰았던 차는 통제차이다.

 

화생방 상황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지휘할 차가 필요한데, 이 차를 통제차라고 불렀다.

차는 기아모터스의 봉고3이다.

통제차에는 다음과 같이 의자가 달려있어서, 병사들을 태울 수 있었다.

그래서 통제차의 용도는 주로 수송용이었다. 병사들이 밥을 먹으러 가거나 출근할때 사용되었다.

 

나는 일병말때부터 이 차를 몰기 시작했다.

 

나는 직감(부대안에 상주하는 병사)생활을 6개월 했었는데,

아침이 되면 생활관의 병사들을 데리고 왔고, 저녁에는 이 차로 데려다 주곤했다.

 

사회차라 그런지

군대차에 비해 굉장히 가볍다는 느낌이 들었고 가장 운전하기 편했다.

 

아, 그리고 에어컨과 히터가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

 

오후 2시에 이 차를 몰면 컬투쇼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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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한번은 차를 타고 가는데 앞에

군인들이 타고있던 포터가 있었다. 

어머니가 어디 팔려가는 사람들 같아보인다고 했다.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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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K9 제독차

 

 

다음은 K9 제독차이다.

내가 군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몰았던 차라고 할 수 있다.

2.5톤 트럭으로 물은 1500L까지 들어간다.

물을 꽉 채우고 운전하면, 2단으로도 힘겹게 출발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면 관성으로인해 출렁거림을 느낄 수 있다.

 

흔히 군대에서 두돈반이라고 부르는 빵차가 바로 이 차이다.

 

두돈반 2.5톤 차량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듯 하다.

 

이 두돈반을 개조한게 K9제독차라고 할 수 있다.

K9 제독차는 진주 특기학교 있을때부터 배웠다. 지금도 운전해보라고 하면 이 차는 자신이 있을 것같다.

 

핸들은 파워핸들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운전하기 불편하다.  

 

아... 그리고 이 차 앞에 웬 의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다음과 같은 용도를 위함이다. 

 

 

저렇게 기계가 아닌 인간이 손수 깨끗하게 제독한다.

일병 초까지 저 의자와 굉장히 친숙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난 부대에 7월에 배치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8월에 UFG훈련이 있었는데 그때 물론 막내였고

나는 바퀴울 의자에 앉아 제독을 하게 되었다.

 

당시 온도는 30도를 넘겼었는데,

방독면을 쓰고, 보호의를 입으면 뭐랄까

여름에 롯데월드 인형탈과 함께 오리털파카를 입고 운동하는 기분이랄까

정말 쉽지 않았다.

 

뭐하튼 그렇다.

 

아 그리고 참고로 이 차는 나보다 나이가 많다. 보통 84~85년생.. 짬이 20년은 넘으신 조상장비이다.

사회에서 보통 20년 넘게 탄 차는 폐기처분한다. 하지만 군대에서는 워낙 차 관리가 잘되어있는 탓에 어떤 차는 아직도 정정하기까지 하다.

폐기처분이 났는데도, 쉽게 폐기를 못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차는 간당간당하다.

시동을 거는데 웅웅 소리가 나는데 어떻게 살아보겠다고 하는 것처럼 보여 안쓰러울지경...

 

겨울이오면 대부분의 K9차량의 배터리가 완전히 맛이가기 때문에 점프를 해야한다.

 

배터리 점프 충전

 

 

덕분에 점프충전은 익숙하다.

 

4. K10 신형제독차

 

 

다음은 신형제독차이다. 위에 제독장비를 싣고 달린다.

5톤 트럭이다. 크기는 우리가 흔히보는 5톤트럭을 생각하면 될것같다.

 

상병이 꺾이면서 이 차를 운전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차는 매우 크기가 크다. 그래서 사이드브레이크가 에어식 사이드브레이크이다. 트럭이나 버스가 세울때 나는 김빠지는 소리와 동일하다.

운전을 끝내고 사이드브레이크를 작동했는데 그 소리가 날때마다, 내가 정말 큰 차를 몰았었구나라는 것을 실감하곤 했다.


차가 커서 걱정할지 모르겠지만, 파워핸들이라 핸들을 돌리는데 크게 위험하지 않으며 운전도 편하다. 

그리고 히터가 나온다!

또한 이 차는 자동세척이 가능하기 때문에 병사가 의자에 앉을 필요가 없다.

단지 기계로 ON 만 누르면 자동으로 세척액이 나온다.

  

하지만, 그에 해당하는 물자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K10이 부대에 오면, 할일이 굉장히 많아지게 된다.

 

그리고 이 차의 특이한 점은 크레인이 있다는 것.

 

 

 

위에 싣었던 제독장비를 크레인덕에 내리고 올리고 할 수가 있다.

 

덕분에 큰 스케일의 인형뽑기를 할 수가 있다.

 

내가 인형뽑기란 용어를 쓰긴했지만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굉장히 무거운 장비로서 안전에 굉장히 유의해야한다.

 

아 그리고 물은 2500리터까지 들어간다.

 

자세한 설명은 여기

http://panzercho.egloos.com/999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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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전술평가대회 때문에 화학장비들 제원외우고, 특징외우고 했던 당시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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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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