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불개미에 관한 최근 기사를 보았다.
붉은 불개미의 엉덩이에는 독침이 있는데, 이 독침에 쏘이면, 심한 통증과 가벼움을 가져온다. 그 독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 심하면 현기증과 호흡곤란을 가져올 수 있다.
이 개미의 원래 서식지는 남미인데, 운송수단의 발달때문인지, 현재는 이미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카리비안 제도, 타이완, 필리핀 등으로 퍼진 상태이며, 최근에 일본(간사이 지방; 오사카, 고베)까지 퍼진상태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도 붉은 불개미가 발견되었다. 9월 28일 부산항의 컨테이너박스에서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탓에, 검역관계자들은 추석에 쉬지도 못하고 방역작업을 해야했다.
관련기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0/02/0200000000AKR20171002031700051.HTML?input=1179m
--------회상----------
어릴적 우리 가족은 가양아파트에 살았다.
아버지, 어머니가 처음으로 마련한 집이었다.
집은 11평으로 다섯가족이 살기에는 무척 좁은 집이었다.
어느날 이 집에 바퀴벌레가 침입했다.
어머니와 주변이웃들의 대화를 들어보니, 바퀴벌레는 벽을 타고다니기 때문에, 윗/아랫집 혹은 이웃집에서 퍼진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명성에 걸맞게 바퀴벌레는 우리집에서도 번성했다.
나는 어릴적 바퀴벌레를 심심치않게 봤던 것같다.
특히 부엌에 많았는데, 싱크대 문짝과 서랍을 열면 바퀴벌레가 여지없이 있곤 했다.
어머니는 여러 방책을 마련하였다.
첫 번째는 트리오 주방세제와 물+어떤 액체(기억은 안남)을 섞은 것이었다. 어머니는 그것을 분무기형태로 만들어 집안 구석구석 or 바퀴벌레에 직접 뿌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fail
두 번째는 치약같은 약을 벽에 바르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이런 것
바퀴벌레는 조금 없어지는 듯했다. 약을 발랐던 곳에서만 바퀴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퀴벌레는 여전했다. 근본적으로 바퀴벌레를 박멸할 수는 없었다. 역시 fail.
고심한 끝에 어머니는 한 가지 계책을 짜냈다.
어느 날 어머니는 과일과 함께 검은 생물들을 가지고왔다.
원: 어 이거 개미잖아요?? 왠 개미에요?
母: 개미가 바퀴벌레를 잡는다고 하는 구나.
어머니는 오랑캐를 오랑캐로 제압하는 이이제이 전략을 염두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는 어땠을까?
효과는 굉장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안타깝게도 다른쪽으로 말이다.
바퀴벌레와 개미가 공생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개미와 바퀴는 서로 팽팽하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였다.
싱크대에서는 바퀴가 나왔고, 나무로 된 가구에서는 개미가 나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라면스프에서 개미떼를 본 것이었는데,
스프를 먹었는지, 불개미처럼 새빨갔다. 나는 그 개미들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신라면 이었는데 매웠을지
결론적으로 이이제이 전략은 실패하였다.
나는 이 사건을 통해 개미와 바퀴벌레가 얼마나 생명력이 강한가를 몸소 체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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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종의 개체수를 낮추기 위해, 외래종을 들여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생물들은 종종 우리의 바람(desire)과 다르게 행동한다.
외래종을 들여오는 것이 당면한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해준다는 생각은
정말이지 너무도 소박(naive)하기 그지없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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