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친구를 만났다.
이 친구는 예전부터 먹고사는 문제에 관해 고민이 많았던 친구다.
그 친구는 대학에 입학했을때 부터
내가 원하는 이 직업이 적성에 맞는 것인지,
변화하는 미래 속에서도 살아남는 평생직장인지
수입은 적정한지, 그 수입으로 집/가족은 어떻게 꾸려야 하는지
를 생각하곤 했다.
더 나아가 더 큰 주제들도 고민하곤 했다.
가령, 우리 세대의 노동환경은 기성세대와 어떻게 다를지
한국에서 밥먹이하고 사는 것이 좋은 선택인 건지
등을 고민했고 지금도 하고있다.
내 친구는 현재 자신의 직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계속 할만한 일인 건지,
이 일이 전망이 있기는 한건지,
그렇다면 이직을 해야하는지,
한다면 언제 해야하는지, 준비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등등
내 친구는 이러한 고민들을 앞일에 대한 쓸데없는 걱정(기우)로 여긴다. 내 친구는 지쳤는지 이런 고민들에서 해방되어, 아무생각 없이 남들처럼 편하게 살고싶어 했다.
<이유>
1. 아무 고민 없는 사람들은 정말 편하고 즐겁게 산다.
2. 아무 생각없는 사람들도 나와 같은 회사에 다니며, 나와 똑같은 돈을 받는다.
따라서, 고민해봐야 어차피 고민안한 사람들과 결과가 똑같은데, 결과가 같다면 그냥 편하게 회사를 다니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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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러한 고민들이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이러한 고민들은 뚜렷한 답이없으며,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때로는 우울증(?)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들은 어떤 면에서 분명 가치가 있다.
만일 그런 문제에 대해 고민을 포기한다면, 그 문제를 남에게 위임해 버릴 가능성이 높다.
1. 남들(부모님?)이 의사가 좋다니까 의사를 하고
2. 사람들이 직업 A에 너도나도 목매다니 나도 A에 매달리는 식이다.
물론 권위(다수)에 따르는 것은 많은 경우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지만, 때때로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인류는 나찌의 압제속에서 유태인들을 학살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자신이 서있는 위치에서 비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발 물러서서 고민하는 것은 권위에 의한 함정에 쉽게 빠지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나는 기우하는 습관을 제거해야 할 암덩어리가 아니라 남들이 갖지 못한 재능(talent)/선물로 바라보면 어떨까한다.
그러한 습관은
진짜 위기에 처했거나 혹은 중요한 고민의 순간이 올 때
타인이란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지혜로운 해결로 나아갈 수 있는 등대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친구의 기우하는 습관은 남들과 차별되는 그 친구만의 장점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니 이러한 습관을 가진 것을 좀 더 감사해하고/자랑스럽게 여겨도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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