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었다. 나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당시 다른 아이로 부터 그 친구가 '원호랑 있는 것이 가장 편하다'라고 말했다는 것을 들었다. 

 

그 얘기를 듣고 무척 놀랐다.

나보다는 다른 아이들이 더 잘 대해주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령, 그 아이의 가방을 들어주거나, 그 아이를 부축해준 것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그 친구를 같은 반 학생으로 대했다. 굳이 나서서 도와줄 것을 찾으려하기보다는 친구가 혼자 해결하도록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친구가 도움을 요청하면(그럴 일도 거의 없었다) 그제서야 도와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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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의 언급은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영향을 주었던 사건으로 기억한다. 

특정 사람(외국인, 장애인 등)을 배려한다고 여러 행동을 하지만, 원치 않는 과한 도움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가령, 왜소증인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 무릎을 꿇는 것은 그 분에게 지나친 배려같다. 오히려 그런 행동을 부담스러워 할 것이다[관련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Lus9eT5SW-8]. 

특별하게 여기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불편함을 줄지도 모른다. -특수한 몇 가지를 제외하면- '내 주변인들과 크게 다를 것 없다'라고 여기는 것이 타인을 더 편하게 대하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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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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