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 근처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내 주위는 많은 수험생들로 가득차있다.
큰 시험을 앞두고 있는 기분이 어떨런지.
옛날 고3때의 생각이 새록새록 든다.
수능을 앞두고 나는 공부를 거의하지 않았다.
수능을 3일전부터는 아예 공부에 손을 떼었던 것같다.
어차피 도움도 안될 것같다는 이유에서 였다.
당시에 내가 한 정당화는 이렇다.
여지껏 공부를 해온것은 궁극적으로는 수능을 목표로 공부한 것이기에
긴 세월동안 수능이란 것을 목적으로 공부해온셈이다.
그런데 3일 열나게 벼락치기한듯 뭔소용이란 말인가?
수많은 모의고사를 보면 알지만 이미 11월 정도가 되면 잘난놈 못난놈은 이미 결정되어있다.
성적 변동도 거의 없지 않는가?
범위는 한도 끝도 없고,
그동안에 공부한 시간에 비해 3일은 무척 짧으므로
3일간 기여할 수 있는 것은 거의 0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것 놀자~
하고 신나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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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그 행위를 후회한다. 지금 보면 무척 어리석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전 나의 정당화는 틀렸다.
나는 수능이 아직 많이 남았을때의 시간의 가치와
수능을 앞둔 고3때의 시간의 가치가 동일하다는 전제가 있었지만, 그 전제는 틀렸기 때문이다.
시간의 양이 같다고 할 순있지만, 가치가 같다고는 말할 수없다.
수능이란 목적을 갖고 보면
고1때의 1초와 고3때의 1초의 가치는 다르다.
왜냐하면
시험의 경우 기억력이 무척 중요하며, 기억력이란 것은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임박한 순간의 가치가 이전 시간의 가치보다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시험에 임박한 순간일 수록 수능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크다.
가령, 고1때의 몇일을 수능을 위해 충실하게 보내는 것보다 수능을 앞둔 몇일을 충실하게 보내는 것이
수능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x축은 시간의 흐름이고 y축은 가치로 놓고 함수를 그려보자면,
꼴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가령, 수능전 3일을 놀았다면, 나는 1주일이상을 손해봤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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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시절 벼락치기를 즐겨했는데
그 이유때문이었다.
개강 첫주에 2~3일과
시험기간의 2~3일은 차원이 다르다. 물론 동일한 양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성적을 결정한다고 말할 정도로 시간의 가치는 천지차이다.
마찬가지로 시험기간이 아닌순간의 몇 초는 그다지 가치있지 않다.
하지만 시험 시작 몇초전의 경우, 그 몇 초를 허투루 쓰지말고 최선을 다해 뭔가를 보고 있는것이 엄청 중요하다. 그 몇 초가 문제의 맞고 틀리고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때 공부를 잊고 즐겁게 살았다는 것은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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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앞두기 전 시간을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고
수능이 임박했던, 촌각을 다투는 그 시간이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간이었기에
시간이 가는 것을 아까워하면서 치열하게 살았어야 했는데, 그리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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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정도가 되자 많은 수험생들이 자리를 떠났다.
지금 몇명이 채 안남았는데 모두 공부가 집중이 안되는지
웹툰을 보거나, 멍때리는 학생도 있는것 같다.
모두 마지막 순간까지 힘내라고 말하고 싶지만
현실은 민감한 수험생에게 폐가되지 않을까 그냥 조용히 내 공부나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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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여러분 후회하지 마세요.
마지막 까지 최선을 다하시고 좋은 결과 있길 바라겠습니다.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