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등학교 시절 그닥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점심시간에 뛰놀던가, 축구를 하는 다른 남자아이들과 달리
가끔은 피아노학원에서 배운 곡을 풍금으로 연주하거나
교실 창가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보거나 혹은 책을 읽거나 했던 것같다.
가끔씩 아이들과 놀기도 했었는데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공기놀이나, 빙고놀이 같은 것을 했던 것같다.
초등학교 5학년에도 마찬가지로 큰 변화는 없던 것같다.
그때 내 짝꿍은 이은지라는 아이였는데
키가 작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여자아이였다.
수련회때 장기자랑이 있었는데, 춤을 굉장히 잘 췄던 것같다.
태극기가 가운데 새겨진 베이지색 가방을 메고다녔다.
머리는 노란색이었는데, 맥주로 탈색해서 그렇다고 이야기하곤했다.
박자연이 그 아이를 좋아했는데,
집에 갈때면 이은지와 어떤일이 있었는지 묻곤했다.
평소 그 아이 앞에서 행동하는 거나, 선물 같은 것을 준것으로 보아 아마 이은지도 알고있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여자아이가 인기가 꽤 있었던 것같다.)
나는 그 아이와 한 학기 정도 동안 짝꿍이었다.
그 아이는 친근한 성격이어서 쉬는 시간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것같다.
어느날 이은지는 사회과 부도에서 지명찾기 게임을 하는게 어떻겠냐는 참신한 제안을 했다.
가령, '명륜동'이라고 외치면, 상대방은 시간을 재는동안 지도에서 명륜동이 어디있는지 찾아야 한다.
더 짧은 시간이 걸린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었다.
해본 결과 굉장히 재미있었다.
그래서 이은지와 점심시간마다 그 게임을 하곤했다.
사회과 부도에는 많은 지도가 있었다. 세계지도나 한국전도, 미국지도 등 많은 지도가 있었지만,
글자가 빽빽했던 수도권 지도를 가장 많이 했던 것같다.
한번은 내가 진적이있었는데,
이기겠다는 마음에, 집에 들어가 몰래 사회과 부도를 놓고 공부한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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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지금 내가 알고있는 지리지식에
이 게임이 조금이나마 기여한게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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