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 책을 읽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두 사람이 서있었다. 내 또래보다 1~2살 어려보였다. 말을 걸어왔다.
일단 학교 캠퍼스에 2인조, 상황은 90%였다.
혼자다니고 좀 만만해 보이는 사람을 건드린다는 것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저기 동국대 생이신가요?"
"네 그렇습니다만."
"아 저희는 타대생이고요. 수도에 관해 배우고 있습니다."
수도하길래 설마 그 수도가 아니길 바라고 물어보았다.
"수도가 무슨뜻인가요?"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고 도를 어쩌구."
그 순간 "아. 저와는 맞지 않는 것 같네요. 그럼" 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중 한명은 콧방귀를 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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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짜증이 났다. 왜냐하면 앞으로 내가 대학원입시를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착잡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흐름을 완전히 깨버려서 짜증이났고, 여러가지로 민감한 상태였다.
곰곰히 오면서 생각이 들어. 아주 두서없는 글을 남기고 자려한다.
1. 그래도....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기가 힘들다. 가끔 도움을 요청할때면 사람들은 대개 이상한 표정이나, 굉장히 언짢은 표정으로 대할때가 있다. 그 이유는 혹시라도 이상한 사람일까 경계의 표시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사람들의 상황을 이해한다. 내가 당했듯 남들도 그만큼은 접했을 것이니까.
(사이비 종교인이든 나를 뜯어내려는 속셈이든 뭘 갖고 있든간에) 낯선 누군가가 말을 걸어온다면, 그래도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려고 노력해야 겠다고 생각해왔었다. 그래야 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피해를 끼치기 너무도 싫어해 남에게 절대 말을 걸지않는 성격이지만, 불가피하게 도움을 요청할때마다 처음보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성심성의껏 도와줬던 사람들 때문이다.
혹 100명 중 1명이라도, 혹시라도 내 도움이 필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모르는 사람에게는 혹시라도 말을 걸거나 도움을 요청한다면(그것이 어떤 의도건간에) 항상 성심성의껏 도와주려고 노력하려는 마음 간직하기.
2. 어조가 갑자기 달라지므로 주의.
진의가 뭘까? 계속 들어보고 싶었다. 마음은 이미 정해졌다. 절대 바뀌지 않는다. 빈정거리고 싶어졌다. 아니 내가 오히려 설득을 하고 싶어졌다.
재작년이었을까? 학교벤치에 앉아있는데, 기독교라면서 30대의 말쑥한 사람이 왔다. 나에게 종교 어쩌구 이야기를 했다. 나도 종교에 관해 할 말이 아주 많았다. 들으면서 따졌다. 40분 얘기하다. 영 이야기가 안통했다 싶었는지 가버렸다.
서순자 교수님께 피터싱어가 주장한 신존재 증명에 관해 배운적이 있다. (교수님은 물론 자기의 가르침을 그런식으로 써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종교는 악에대해 어떠한 답도 해줄 수 없다. 신이 선하다면 선한 사람이 고통받는 세상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이비로 추정되는 교리다. 뭘까 이사람들은. 왜 소중한 시절을 자신의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은 안하고 이런 것에 허비하고 있는 걸까?
사이비란 뭘까? 종교와의 차이는 뭘까? 내가 보기에는 목적(지향하고자 하는바)인 것같다. 지향점이 약자 혹은 대중들이고, 종교지도자(목사,신부)는 서비스를 하느냐 혹은 그 사람이 ( 혹은 소수 몇몇이)군림하느냐 구획의 기준은 어렵지만, 만일 신도(신자)들의 행복,삶에 중점을 두지 않고, 무언가 다른 것에 관심이 있다면 사이비로 봐도 좋을 것같다.
일단 사이비를 보면 화가나는 것은, 종교를 빙자해 약한 사람들을 홀린다는 것이다. 사이비 종교가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이유는 뭘까? 자본주의사회인 만큼 아무래도 "돈"이 주 목적이 아닐런지.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계속 데려오게 하는 것이고, 이것이 어쩌면 다단계와 같지는 않을런지?
어찌보면 깡패와 다를게 없는 것같다. 육체적으로 무섭게 하는 것이나. 당신이 복이 없어서 영혼이 순결하지 못해 어쩌구 하면서 정신적으로 겁을 준뒤 돈을 뜯어가는 것이나. 다를게 도대체 뭐란 말인가?
아니 깡패보다 더 무서운 것일 수도. 깡패는 자신이 나쁜일을 하는 것임을 안다. 따라서 반성의 기미라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이비의 경우 자신이 남에게 해로운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 오히려 그 사람을 위한 일로 착각하고 있는 경우 오히려 사태는 심각하다. 순결한 사람을 꼬셔서 그 사람도 광신도로 변화시키는 전염 바이러스 같은 것이다.
모르고 하니 반성을 모르고 계속 사이비로 유도하면서 자신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느니 어쩌느니 하면 더 큰일이다.
자신이 뭐하는 지도 모르고 열정이 과해지게 되면 아주 큰일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넘어가는 것은 분별력이 없기 때문 아닌가? 개인 탓아닌가? 라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개인문제도 있겠지만, 개인문제로 100%치부할 수 없다. 정말 힘들다면 다른 이겨낼 방법은 많이있다. 긍정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이런것도 많다.
우리학교에는 아마 계속된 공부나 혹은 여러가지 이유로 공허감을 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젊은 사람이라면, 여행이나 혹은 독서나 좋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그런것을 이겨나갈 수 있다. 주위환경은 그 사람이 자연스럽게 상황을 이겨내도록 도와야한다. 그런 점에서 100% 개인탓이라고 할 수없다.
(같은 이유로 군대에서 자살이나 이런것. 밖에 있었다면 자살할 사람들이었을까? 주위환경, 제도가 상황을 그렇게 만든건 아닌지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건 논외로 여기서 이야기하고,)
여튼 하루하루 생활이 힘든사람, 법없이도 살 사람들, 자신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모르는 사람. 어려운 환경에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을 납치해가서 정신적,물질적으로 더 피폐하게 만드는 깡패같은 놈들이다.
물론 본인들은 그것이 잘 못된 행동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더 그런 사람들을 보면 더 거부하고 반항하고 싶다. 나아가 자신이 잘못되었음을 알려주고 싶다. 나는 비록 육체적으로 깡패를 제압할 순 없지만, 정신,말로는 그런 사람에게 지지 않을 자신있다.
난 비꼬는 것, 빈정대는 것을 잘한다. 물론 잘한다는 것은 자주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렇지만 아주 잘한다. 말꼬리를 잘잡고, 약점을 계속 파고드는 것같다. 좋은 습관은 아닌것같다. 말을 할때 궁지로 사람을 잘 모는 것같다.
이런 습관으로 인해 누구보다 어머니가 많이 힘들어 하시지 않으셨을까한다.
아...길었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그 사이비로 보이는 사람이 콧방귀를 뀌길래 2~3초 생각하다 가던길 갔다. 이유는.....
얼마 안되는 지식으로 나댄다고 생각해 주춤한것이 첫째, 시간아까운것이 둘째, 나도 건사 못하는데 아닌 남의 인생까지 신경써주려 하는 것은 너무 큰 오지랖같아 나서지 않은것이 셋째, 너도 소중하고 나도 소중한 인격체이므로 모두 상처받지 않고 좋게좋게 넘어가자는 것이 넷째. 엄마에게 상처준 것이 생각나 그만 둔게 다섯째.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께 이 일을 문자보냈더니 하트를 세개 보내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