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고 그런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512건

  1. 2022.04.28 레고 4
  2. 2022.04.09 유명하지만 모르는 사람
  3. 2022.03.15 24대 1
  4. 2022.03.11 벼락치기
  5. 2022.03.03 오늘 저녁이 뭐예요?
  6. 2022.02.22 22년 2월 22일 22시 22분 22초
  7. 2022.02.18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8. 2022.02.01 아프면 변한다
  9. 2022.01.06 춥네요
  10. 2021.12.22 호기심 반, 두려움 반 2

엄마, 조카와 함께 코스트코에 왔다.

(2021.12.18)

'그렇고 그런이야기 > 오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생이 온다.  (0) 2022.06.11
어느덧  (0) 2022.05.10
유명하지만 모르는 사람  (0) 2022.04.09
24대 1  (0) 2022.03.15
벼락치기  (0) 2022.03.11
Posted by 정원호
,

출근하기 위해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1층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문이 열렸다.

사람들이 내렸으나, 한 명만 내리지 않았다.

별 생각없이 엘리베이터에 탔다.

 

층수를 누르려고 보니 B2에 불이 들어와있었다.

원: 이거 내려가나요?

???: 네

원: 앗, 올라오면 그때 타야겠네요. 죄송합니다.

내가 인사를 하자, ???도 인사를 했다.

 

나는 열림버튼을 눌러 내렸고, 엘리베이터는 문이 닫히고 내려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경비아저씨가 툭툭쳤다.

경: 저 사람 누군줄 알아요?

원: 어 모르겠는데요? 누구인가요?

경: 진짜 유명한 영화배우잖아요? 몰라요?

원: 이름이 뭔데요?

경: 아...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

 

지금 생각해보니 경비아저씨는 이름이 생각안나서 나에게 물어보려 했던 것 같다.

 

마르고 팔다리가 긴 사람이었다. 

경비아저씨에 따르면 밤샘 촬영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그렇고 그런이야기 > 오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덧  (0) 2022.05.10
레고  (4) 2022.04.28
24대 1  (0) 2022.03.15
벼락치기  (0) 2022.03.11
22년 2월 22일 22시 22분 22초  (0) 2022.02.22
Posted by 정원호
,

어쩌다보니 이번 학기에 조교를 맡는 수업이 4개가 되었다. 

그 중 하나는 자유전공학부 수업이다. 이 수업에서는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강독한다. 

 

이번 주에는 내 논문에 대해 토론을 한다[각주:1] 학생들은 사전에 내 논문을 읽고, -내 앞에서[;;;]- 내 논문을 비판하는 시간을 갖는다. 아마 나는 이에 대해 나름의 대응을 해야할 것이다.

모두 학부생들이고 쿤을 배우는 초심자이기에 어떤 비판이 나올지 궁금하다.

 

학자라면 자신의 주장[자신의 글]을 공개적으로 비판의 장[각주:2]에 올려야 한다. 비판 받으면 당연히 마음은 아프지만, 학자라면(그리고 성숙한 어른이라면) 당연히 감수하고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논자시 때문에 정말 바쁘지만, 학생들과 즐거운 토론을 위해서라도 조금은 준비를 해가야 겠다.

 

 

 

 

 

 

  1. 강사 선생님이 내 논문을 흥미롭게 읽으셨던 것 같다. 수업계획서와 다르게 즉흥적으로 마련되었다. [본문으로]
  2. 내 은사님은 '격투장'이라는 표현을 쓰셨다. [본문으로]

'그렇고 그런이야기 > 오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고  (4) 2022.04.28
유명하지만 모르는 사람  (0) 2022.04.09
벼락치기  (0) 2022.03.11
22년 2월 22일 22시 22분 22초  (0) 2022.02.22
엄마가 캡쳐를 잘못 보내신 듯하다  (3) 2021.11.24
Posted by 정원호
,

그동안 늘 벼락치기만 해왔던 것 같다. (다음주에도 과학사 논자시가 예정되어있다.)

 

이번에도 벼락치기지만 이것 만큼은 벼락치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https://content.v.daum.net/v/EUrsSA5Odh

 

사람이 죽기 48시간 전 나타나는 증상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content.v.daum.net

 

언젠가 분명히 내 인생에 시련이 주어질 것이다. 

어른들 말마따나 남은 인생은 지금보다 더 빠르게 지나갈까?

내 자신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 동안 차근차근, 그리고 기왕이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참고: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 https://ideaspace.tistory.com/1618

'그렇고 그런이야기 > 오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명하지만 모르는 사람  (0) 2022.04.09
24대 1  (0) 2022.03.15
22년 2월 22일 22시 22분 22초  (0) 2022.02.22
엄마가 캡쳐를 잘못 보내신 듯하다  (3) 2021.11.24
가을밤 산책  (0) 2021.11.17
Posted by 정원호
,

원: 오늘 저녁이 뭐예요?

.....

 

 

 

동생 말로는 내 조크는 아메리칸 스타일이라고 한다.

(21.5.27)

'그렇고 그런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책과 생각  (0) 2023.02.12
사진  (0) 2022.10.27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0) 2022.02.18
아프면 변한다  (0) 2022.02.01
춥네요  (0) 2022.01.06
Posted by 정원호
,

바이

'그렇고 그런이야기 > 오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대 1  (0) 2022.03.15
벼락치기  (0) 2022.03.11
엄마가 캡쳐를 잘못 보내신 듯하다  (3) 2021.11.24
가을밤 산책  (0) 2021.11.17
싱거운 개그  (0) 2021.11.03
Posted by 정원호
,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아마 내가 이 말을 듣는다면 십중 팔구 "그런가?"하고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내가 보이는 반응이 기대와 달라 당황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들은 혹여나 내가 가식/거짓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고 한다[각주:1].

하지만 그건 오해다. 나는 그 사람의 진의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다. 그 분의 기준에선 나는 좋은 사람이다. 무척 감사하게도 나를 좋게 평가해준 것이다. 

그런데 좋은 사람을 "특정인 관점에서" 좋은 사람 vs "전체적(포괄적)으로" 좋은 사람[각주:2]으로 나누어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다. 가령, 잔악한 히틀러도 여동생에게는 무척 좋은 오빠였다. 그렇다면 히틀러는 여동생에게 좋은 사람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나쁜 사람이 된다.

나는 사람로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 "내가 과연 '포괄적으로 좋은 사람'에 해당하는지 반사적으로 고민하는 것같다.

 

-----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면, 타인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이 필수일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에겐 유한한 자원밖에 없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에게 무한하게 자원을 퍼줄 수 없다.

결국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무척 힘든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내가 누군가를 돕는일이, 반대로 누군가에게 좌절을 주거나, 손해를 끼치는 일이 될 수도 있다.[각주:3]

결국, -안타깝게도-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매우 요원한 일처럼 보인다.

 

설령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해도, 비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전체적(포괄적)으로[각주:4]" 좋은 사람은 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체적(포괄적)으로" 좋은 사람의 기준은 무엇일까?

내 생각에는 조건 1.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자원을 배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조건 2. 주변에 시간과 에너지 같은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효과적으로[각주:5]" 분배하지도 무척 중요할 것 같다.[각주:6]

가령, 가정엔 소홀하고, 한 번 보고 말 사람에게 성심껏 대해주는 사람 vs 가정에 충실하고, 한 번 보고 말 사람들에게 소홀한 사람: 이 경우 후자가 더 '포괄적으로 좋은 사람'에 해당할 것 같다. 전자는 비효율적인 곳에 자원을 낭비하는 것 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잣대)는 다시 나에게 적용된다. 포괄적으로 좋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주어진 자원을 잘 쓰고 있는걸까?

안타깝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인간 관계망의 중심에서 주변부로 갈수록 할당하는 자원을 적게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설령 그렇다해도 관계망 변두리[각주:7]에 자원을 아예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는 것 같다. 가령, '반가운 인사', '안부 묻기'에는 많은 자원이 들지 않는다. 이는 조건 1(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들에게)을 충족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조건 1 충족에 있어, 중요한 것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자원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각주:8]. 자만하거나 나를 과신하면, 내 할 일을 그르치고 더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내 분수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듯 하다.

 

-=-=-=-=-=-=-=-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나는 "내가 정말 포괄적으로 좋은 사람일까?"란 생각을 한다. 자연스럽게 내가 그동안 했던 행적들이 떠오른다.

바보같은 실수들도 떠오르고, 그뿐만 아니라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서- 의도와 다르게 나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그래서 항상 주저주저 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좋은 사람일까?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은 늘 있는데, 잘 모르겠다.

 

 

 

 

 

 

 

 

 

 

  1. 너무 뜨뜻미지근한 탓에 심지어 "나에 대해 잘 모르면서 그런 얘기를 하나?"라는 표현으로 받아들였던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본문으로]
  2. 따져보면 공리주의 식 접근과 비슷한 것 같다 [본문으로]
  3. 특히 나는 이를 군대 때 많이 느꼈다. 당시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다'라는 동료의 조언은, 군생활에 있어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데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다. 다음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다. [본문으로]
  4. 상당수 사람? [본문으로]
  5. 물론 효과적/효율적인 자원 분배가 무엇인지는 규정이 필요할 것 같다. 단순히 직관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내 직관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되었으면 좋겠다. [본문으로]
  6. 내가 보기에는 조건 2가 더 중요해 보이는 것 같다. 나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기에 조건 2만 충실히 지키면서 살아도 훌륭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매번한다. [본문으로]
  7. 한 번 보고 말 사람들? 이웃?, 별다른 교류가 없는 사람들? [본문으로]
  8. 한편 조건 2는 기본으로 잘 지켜야 한다. 이 점에서 나는 조건 2가 조건 1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그렇고 그런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  (0) 2022.10.27
오늘 저녁이 뭐예요?  (0) 2022.03.03
아프면 변한다  (0) 2022.02.01
춥네요  (0) 2022.01.06
호기심 반, 두려움 반  (2) 2021.12.22
Posted by 정원호
,

'사람이 아프면 변한다'라는 말이 있다. 

어릴적에는 이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지금은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것 같다. 유명인들이나 주변의 사례를 보면 그러한 사례들이 정말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가령 성격이 바뀐다거나(가령 좀 더 급해지거나 과격해진다), 사상(이념)의 전환이 있거나, 하던 일(가령 연구)을 그만두고 뜬금없는 일로 전향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가족들 말에 따르면 나는 아프면 착해진다(ㅋㅋ)고 한다. 

평소 건강할 때는 싱거운 유머를 하고, 호기심으로 "왜요?"를 달고 사는데[각주:1], 아플때는 의견에도 순순히 따르고 좀 더 공손해진다고 한다. 가족들은 착해져서 좋지만 한편으로는 발랄했던 나를 그리워한다. 빨리 건강이 회복되어서, -내키지는 않지만- 싱거운 농담을 하는 원래의 나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보통 다들 그렇겠지만- 건강할 때는 몸에 대해서 생각하지는 않는다. 평소에는 호기심이 많아 자연스럽게 세상만사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과학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인간(행태)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범람하는 여러 의견, 주장에 대해서도 저울질하고 종종 허물어보는 것도 즐기며, 으레 싱거운 유머를 날리는 것도 즐긴다. 이는 나의 가장 기본적 기반(내 몸의 건강)이 탄탄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 몸에 대한 생각으로 에너지를 쓰지 않기에 신체적, 정신적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나는 시간과 에너지를 세상과 주변에 대해 생각하는데 쓴다.

한편 아플 때는 주로 내 몸 상태에 한정하여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살아있다는 것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몇년전 감기 몸살을 크게 앓은 적이 있는데, 뜬금없지만 신기하게도 내가 현재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많은 행동적인 제약은 있지만 그나마 걷는 것, 먹는 것 같은 기본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게 느껴졌다. 공부하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건강, 가족)을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반성까지 들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말씨도 공손해지고,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 것 같다.(그러니 가족들이 놀랄 수밖에...). 한편으로 주변에 대한 관심, 공부/연구에 대한 의욕은 많이 줄어들게 되는 것 같다. 슬프게도 노잼화도 피할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한 것 같다.

 

나는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세상에 대해 알고 싶고 궁금한 것도 많고, 읽고 싶은/읽어야 할 책들이 아직 많다.

또 나는 내 생각이 어느 한 곳에 고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나는 A란 생각을 옹호했다가 허물어보고, B를 옹호했다가 허물어보는 것을 즐긴다. 비유하자면 나는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해보는 것을 즐긴다. 

만약 내가 아프게 된다면, 더이상 생각(이념)이 발전하지 않고 멈추고 굳어지게 될까 두렵다.[각주:2] 마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못하고 떨어진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유연한 사람이 되고 싶다. 줄타기를 오래오래 하고 싶다.

생각해보면 내가 가장 건강할 때는 군말이 많고 삐딱할 때, 언제고 불평하는 투덜이였을 때, 그리고 시덥잖은 농담을 활발하게 할 때였던 것 같다. 어쩌면 그게 가장 건강한, 나다운 상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한 상태가 오래오래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건강을 위해 많은 노력을 다할 것이다.

 

 

참고: 공부 https://ideaspace.tistory.com/1736

 

  1. 주변인 입장에선 매우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본문으로]
  2. 아마 생각할 겨를, 여유가 없어 에너지를 쓰지 못하게 될 것 같다. [본문으로]

'그렇고 그런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저녁이 뭐예요?  (0) 2022.03.03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0) 2022.02.18
춥네요  (0) 2022.01.06
호기심 반, 두려움 반  (2) 2021.12.22
이상하다  (0) 2021.12.10
Posted by 정원호
,

가장 추울 때는 소한 

가장 더울 때는 소핫

'그렇고 그런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0) 2022.02.18
아프면 변한다  (0) 2022.02.01
호기심 반, 두려움 반  (2) 2021.12.22
이상하다  (0) 2021.12.10
창원의 추억  (0) 2021.09.28
Posted by 정원호
,

블로그를 하면서 호기심과 두려움이 들 때는 상당량의 유입경로가 생성되었을 때가 아닐까 한다. 이는 누군가가 내 블로그 글 하나하나를 보고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어느덧 티스토리를 운영한지 10년이 훌쩍 지났다. 이 블로그에는 나에 대한(내 생각, 사상, 신상 등) 많은 정보가 있기에, 방문객은 나에 대해 좋든/싫든 어떠한 인상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글을 써놓은 만큼, 누군가에게 민폐가 되는 글을 나도 모르게 써놨을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다량의 유입 경로가 발생하면 호기심과 두려움이 공존했던 것이 사실이다.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어떤 분일까? 내 글을 보고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판단)할까? 혹시 실례를 범한 부분은 없을까? 문제가 될 글은 없을까?' 등을 생각하는 것 같다. 

 

비유하자면, 나는 원주민 앞에서 오보에를 연주하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원주민과의 첫 만남[각주:1]. 원주민이 보고있다는 것을 파악하자, 긴장하면서 자신의 연주를 하는 신부.(특히 2:33 부분)

방문객은 내 글들을 샅샅히 훑어본다. 방문객은 익명이기에, 나는 이 사람들이 누구이며 내 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른다. 그래서 이러한 유입 경로가 생기면 -동영상의 오보에 연주자처럼 ㅋㅋㅋ- 긴장을 하게 되는 것같다.

 

 

=-=-=-=-=-

몇몇 블로거들은 이 상황을 일종의 스토킹으로 여기고 불쾌해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조금 다르다. 스토킹은 나의 사적인 공간[집]에 허락 없이 함부로 침입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블로그는 -물론 사적인 공간은 맞는듯 하나- 남들에게 [특히 공개글의 경우 대놓고 읽으라고] 오픈한(허락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블로그 침입(?)을 스토킹과 동일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가령 내가 게시물 1000개를 오픈했다면, 남들이 10개를 보든, 100개를 보든, 1000개를 보든 나는 이를 허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이 내 블로그를 휘젓고 간 경우 물론 긴장하고 당황하지만, 그러한 긴장은 -타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비난하는 것은 이상하다- 이는 내가 허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할 요소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람(모르는 사람?, 아는 사람? 친구? 부모? 선생님?)마다 다른 말투, 다른 어조, 다른 소재로 이야기한다. 모르는 사람에게만 할 수 있는 이야기,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 친구들에게나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제각각 다르다.

그런데 여기 ideaspace는 나를 모르는 사람만 오는 장소가 아니다. 또 내 친구들만 오는 장소도 아니다. 이 곳은 누구나[심지어 우리 엄마도...[각주:2]] 들어올 수 있도록 내가 허용한 장소다. 따라서 예상된 화자(불특정 다수)들을 모두 고려한다면, 결국 공개글을 쓸때, 좀 더 주의깊게 소재를 정하고 글도 써야하지 않을까[각주:3]란 생각을 하고 있다.

아..! 그래서 결론은, 그러니 누구든 이 곳에 언제든 오셔서 마음껏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다소 노잼일 수도 있지만]

 

 

참고: 블로그에 관한 생각 https://ideaspace.tistory.com/1439

※ 사족: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남의 블로그를 마구 휘젓고 다닌다는 소리는 아니다. 나도 블로그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블로거들에게 스트레스, 긴장을 줄지 모른다는 생각에, 휘젓고 다니기를 자제하려고 상시 노력 중이다.

 

  1. 아마 방문객이 내 블로그를 처음 방문했을 때와 같지 않을까요? [본문으로]
  2. 다행히(?) 엄마는 이 블로그의 존재를 아직 모르는 것 같다. [본문으로]
  3. 일례로 지인의 결점(흉)을 공개글로 게시한 블로그도 있었다... [본문으로]

'그렇고 그런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프면 변한다  (0) 2022.02.01
춥네요  (0) 2022.01.06
이상하다  (0) 2021.12.10
창원의 추억  (0) 2021.09.28
친구와 카톡  (0) 2021.08.22
Posted by 정원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