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연구실까지는 1시간 30분이 걸려서

왕복하면 3시간이다.

 

하루에 3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냐는 무척 중요한 문제인 것같다.

 

보통은 통학 하는 내내 음악을 듣곤 했었다.

매주 4~5곡씩 업데이트를 하곤했는데 

이런곡 저런곡 하도 듣다보니

때때로

음악듣는 것도 지겨울때가 있다.

 

그래서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하다가 수학문제들을 풀기로 했다.

 

노량진에 가면

전국연합모의고사 뿐만아니라

사설기관 모의고사까지 1년치를 모아놓은

33개정도의 모의고사 모음을 구할 수 있다.

 

오며가며 수학문제를 풀고있다.

 

--------------회상------------------------

어렸을때 수학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과학을 좋아한다기보다

수학을 좋아하기도 했고, 수학을 잘하면 이과가 유리하다는 조언에 따라

이과로 가게 되었다.

 

나에겐 수학문제를 풀시에 이상한 고집이 있었다.

이상하게 '답을 보면 지는거다'라는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답지를 없는 것 취급했다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좋은 점은 생각지못한 기발한 풀이가 간혹 나올때가 있지만

나쁜 점은 시간을 너무도 많이 소비한다는 것이다.

 

집에 내가 못풀었던 문제를 모아놓은 노트가 있다.

답이 없어서 손을 놓고있는 상태...

가끔씩 펼쳐보는데 정말

.....

 

무슨배짱으로 답을 없애버린건지 모르겠다.

정말 답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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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수학을 혼자공부했었는데

학교에서 수2와 미적교과서를 동시에 병행하는 상황에서

나는 위닝일레븐과 사랑에 빠져있었다.<-미쳤던것같다.

 

고2말에 학원을 다니게된다.

하지만 그 학원은 이미 선행학습을 미리 다 끝낸상태였고

문제풀이만 들입다 돌리고있었다.

 

그 당시 가장 미쳐버리겠던 건

dy/dx 뭐 이런것들인데

아이들은 그러한 기호를 익숙하게 쓰는 것같았다.

나는 그냥 내 방식대로 풀었다.

 

아이들은 꽤 어려운 문제를 그 방법으로 쉽게 푸는 것같았는데

나는 안풀릴때도 있고 영 접근이 안되었을때 답답했다.

하지만 그냥 내 방식대로 해결하려고 했던 것같다.

(물어보려 하지도 않은것이 신기하다.)

 

수능

수능을 봤다.

나는 5문제를 찍었다.

그 중 3문제를 맞췄다.

(나름 신빙성있게 찍어보려고 노력했던 기억이난다.

x의 길이를 자로 재보거나, 답이 적당히 크기가 이정도 되어야 할 것같다.. 이런식으로...)

전교생 수능 성적자료를 본적이 있는데

수학은 5등을 한 것 같았다.

역시 운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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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강사와 재도전.

 

대학교 1학년때

아버지 지인의 도움으로 목동의 수학학원 강사를 하게된다.

 

내가 가르칠 아이들은 중1학생들이었다.

따라서 공부할 필요가 그다지 없었다.

 

그래서 날로먹고있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그 학원을 다니던 재수생이 물어보러온적이 있다.

 

(동갑이라 말을 놨다.)

이것 어떻게 풀어?

나는 보았다. 미적이고 dy/dx부분이었다.(꼭 내가 모르는 걸 물어본다.) 알리가 없었다.

(아...ㅅㅂ 잘 모르겠는데....) 음....

아..그래! 이거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해가지고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아... 그런가?(여전히 모른다.)

 

자기가 잘할 거면서 왜 물어본건지 모르겠다.

 

이것은 약과다.

원장님이 고2학생을 부탁하셨다.

 

이걸 잘 모르겠어요.

음..어디보자...

 

....

5분후..

...음...

우리 답지를 한번 봐볼까?

 

나는 답지를 보고 국어책 읽듯이 읽어나갔다.

아이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여자아이었는데 신뢰를 못하겠다는 눈치였다.

 

그 여자아이의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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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1학기에

나는 미적분학을 수강하고있었다.

내가 모르던 dy/dx를 다룰 기회가 생겼다.

강사님의 명강의를 통해 깨달음에 도달했다.

 

이런 것을 모르고 어떻게 문제를 풀어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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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강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여러가지 일들은 나의 자존심을 박박 긁어놓았고 결국 불공부를하게 만들었다.

 

학교에서 미적분학 공부에 추가적으로

학원에서 개인 시간이 주어질때마다 고3모의고사를 풀고 정석책을 다시 펼쳐봤다.

 

돈을 받으니 책임감이 생겨 공부를 더 열심히 했었다.

그때 수학실력이 많이 늘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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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강사2

 

나는 대학교 2학년때 5월 부터 11월 정도까지 강남 서래마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다.

현대고 하고 세화고애들 5명이었다. 내가 반의 선생님이었다.

고 2아이들이었다.

 

공부를 열심히 했고, 나름 질문에도 친절히 응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이 많이 물어보러왔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들이 언제부턴가 평소와 다르게 질문을 뜸하게 했다.

 

이유는 이렇다.

 

나는 아이들에게 절대 내가 다니는 대학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첫째로 현실적 이유에서 좋은 대학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딱히 이익이 되지 않을 것같기도 했다.

둘째로 선생이라면 강의 실력으로 평가받아야지 대학으로 평가될 수는 없다.

 

아이들은 너무도 궁금했던 나머지 다른 선생님에게 나의 대학을 물어봤다고 한다.

 

언젠가 이런이야기를 들은 적이있다.

"동국대 나온 사람한테 잘배워봤자 동국대밖에 못가는 거 아니야?"

 

나는 나보다 좋은 대학의 선생님들보다 수업준비를 더 열심히했다.

나름 내 실력에 확신도 있었다.

그렇지만 학벌이란 벽을 현실에서 크게 실감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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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보내는 일과 가장 관련있는 사교육의 경우 학벌이 무척 중요하겠지만

그 경우를 제외하면

학벌이 능력을 압도할 만큼 큰 요소라고 보기 어려울 것같다.

 

내가 인사 담당자라면

우리 조직에 이익이 될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렇다면 능력있는 인재를 선택하지

학벌만 좋고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선발하진 않을 것이다.

그것은 위험요소가 너무크고 비합리적이다.

따라서 결국 실력이 중요한 판가름이라고 본다.

 

 

예전에는 피해의식이 많이 있어서

면접이나 다른 지원에서 떨어졌을때 내 학벌을 탓하던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좌절할 만한 상황이 발생했을때마다

학벌이란 틀로 자신을 얽매는 것은

학벌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는 놈으로

자신의 가능성이 이것밖에 안된다고 제한하는 찌질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속히 말하는 일류대학생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학창시절에 공부를 성실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 그러한 불이익을 감수해야한다.(뭐...예를들자면 부족한 영어실력이라든지.)

 

과거로 시간을 돌리지 못하는 이상 

내가 과거의 실수를 만회하는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는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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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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