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Life is C[Choice] between B[Birth] and D[Death])'라는 말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선택은 삶의 질을 결정하고, 인생의 큰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생에서 무척 중요하다.
그렇다면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혹자는 경쟁에서 이기고 선택을 쟁취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할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아마 이렇게 주장할 것이다: 보통 좋은 선택은 인기가 많다. 남들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나만큼 좋은 선택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좋은 선택에는 보통 사람이 몰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좋은 선택을 위해서는 남들을 이기고 선택을 쟁취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이러한 주장에 '절반' 정도 동의한다. '절반'을 강조한 이유는 경쟁에서 이기고 쟁취한 선택이 언제나 좋은 선택으로 귀결되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를 보이기 위해 나는 내가 겪었던몇 가지 일화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1. 군대 신병 시절
신병 시절 나와 동기는 군대 보직을 배치받아야 했다. 티오는 두 자리였다. 한 자리는 탐측반인데, 간부 2명, 병사 4명이었다. 탐측반의 경우 3개월이면 선임 두 명이 나가고, 후임도 2명 들어오게 된다[순식간에 병사 서열 NO.2가 되는 것이다!]. 선임 나머지 한 명이 나가면 왕고도 9개월이나 할 수 있었다. 더울 땐 시원하고, 추울 땐 따뜻한 사무실에서 주로 업무를 하고, 간부들도 무난한 편이었다. 무엇보다 '여기 괜찮아.'라는 탐측반 선임의 말이 굉장히 마음을 움직였다.
다른 한 자리는 제독반인데, 간부 4명, 병사 22명 정도였다. 무엇보다 당장 배치되자마자 22명의 시중을 들어야 한다. 선임 22명이 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제독반은 탐측반과 달리 몸을 쓰는 일이 많아서 사무실에 있기 보다는 주로 실외활동을 하는데, 무엇을 옮기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간부가 무시무시했다. 특히 제독반장의 경우 굉장히 악명높은 사람이니 행동을 조심하라고 선임들이 주의를 줄 정도였다.
1주일의 적응 기간 동안 우리는 탐측반과 제독반이 어떤 상황인지 관찰했다. 적응 기간 종료날 전 간부와 전 병사가 제독반에 모였다. 신병을 어떤 보직에 배치 받지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잔인하게도 모두 모여있는 자리에서 제독반장은 너희들이 스스로 가고 싶은 부서를 선택하라고 했다.
제독반장: 자, 하나, 둘, 셋 하면 가고 싶은 부서를 말하는 거야. 자, 하나, 둘, 셋!
나, 동기: 탐측반!
모두 수군거렸다.
제독반장: 어, 모두 탐측반을 말했네. 제독반 1명, 탐측반 1명이기 때문에, 결정할 수가 없어. 결정될 때까지 계속 할거야.. 자, 그럼 다시 하나, 둘, 셋!
동기: 탐측반, 나: 제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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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들의 '오오!' 소리가 들렸다.
제독반장: 자~ 그럼 이제 원호가 제독반, OO(동기)는 탐측반인거야. 이제 끝!
물론 탐측반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런데 나는 왜 제독반을 선택했을까? 잘 모르겠다. 누군가 제독반을 해야 한다면, 내가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제독반장의 위압감이 너무 컸다. 동기와 내가 탐측반을 외치는 상황이 계속 되는 것이 나뿐만 아니라 동기에게도 좋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좋은 선택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독반"이라는 경솔한 세 글자 발언으로 나는 평생을 후회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직 배치가 끝나자 동기는 탐측반으로 갔고, 나는 그 자리에 얼이 빠진 채로 앉아있었다. 그때부터 길고 긴 제독반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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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야기는 "좋은 선택에 대해서 - (2)"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