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팔이/군대'에 해당되는 글 37건

  1. 2021.10.23 BCwipe
  2. 2021.03.09 12년 차
  3. 2020.03.25 BTD
  4. 2019.12.24 성탄 전야제
  5. 2019.11.01 평범한 건 싫어!
  6. 2018.08.22 압존법
  7. 2017.11.14 불새와 제초
  8. 2017.10.05 관습에 관한 생각
  9. 2016.12.27 군대에서 몰았던 차량들
  10. 2016.08.26 집합

BCwipe

추억팔이/군대 2021. 10. 23. 21:32

파일을 삭제하는 프로그램이다. 

군대 파일들은 보안과도 관련되어있기 때문에, 삭제해도 복구가 불가능한 BCwipe를 이용하였다.

참고: https://blog.naver.com/njw321/40108424221

 

파일 완전 소거 프로그램 BCwipe

군대에서 컴퓨터 좀 만져봤다 는 사람이면 한번쯤은 써봤을듯 한 BCwipe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파일 보...

blog.naver.com

 

간부들은 종종 사병들에게 BCwipe를 돌려놓으라고 명령한다. 

그러면 그동안 컴퓨터 사용(업무)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 

 

내가 속해있던 부대도 마찬가지였다. 

간부가 BCwipe를 돌려놓으라고 명령하고, 잠시 후 돌아왔다.

간: 야 AfterSchool 돌렸냐?

동기[각주:1]: 예. 돌렸습니다.

 

간부가 실수를 깨달았는지 머쓱해하더니 돌아갔다.

 

어떤 연상법에서 그러한 단어가 나왔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1. 무척 센스있는 친구로 기억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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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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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차

추억팔이/군대 2021. 3. 9. 19:05

09.03.09 군대입대.

오늘 군대 입대한지 12년 되는 해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몇몇 부분은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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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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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D

추억팔이/군대 2020. 3. 25. 00:36

2011년 부대 최고 권력자 시절 때 였다. 


후임들은 일과를 마치고 뮤직뱅크를 보고있었다. 

당시 나는 음악 방송엔 별 관심이 없었을 뿐더러, 더군다나 남자 가수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었다.


체단실(체력단련실, 헬스장)에 가려고 준비중이었는데,

TV를 보니 남자 몇명이 노래를 하고 있었다.


 


원: 이거 무슨 노래야?

후: 인피니트의 BTD라고 합니다.

원: BTD가 뭐야?

후: 잘 모르겠습니다.


...


원: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인가? 

일동: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개그 하나 성공했다는 생각에 

뿌듯해하며 운동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인피니트 팬이 계시다면 사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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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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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대에서 나와 Y상병, 맞후임인 J병장은 성당팸이다. 매주마다 항상 성당을 간다. 

---------------

<11월 경>

Y: 정원호 병장님. 성탄 전야제 참가하실 생각없으십니까? 노래 할겁니다. 

원: 하지 뭐. 우리 모두 크리스마스 이브에 뭐 딱히 할 것도 없잖아?

Y: 좋습니다. 

당시 별 생각이 없었다. 


나와 Y상병, J병장이 협연을 한다. 

J병장이 기타를 치고, 나와 Y상병이 노래를 한다. 

우리가 부를 곡은 Once(ost) - Falling slowly와 이적 - 하늘을 달리다 였다.


연습을 했다.

Falling slowly가 가장 연습하기 힘들었다. 특히 이 부분이다.

Take this sinking boat and point it home We've still got time Raise your hopeful voice you have a choice You've made it now


녹음 뒤 들어봤다. 원곡과 다른 창의적 해석이었다.

Y: 정원호 병장님. 무슨 로봇입니까? ㅋㅋㅋㅋ 


도입부야 적당히 읊조리면 될 것 같은데. 사비 부분(절정부, 후렴구)의 감정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가라앉고 있는 보트. 절박한 상황, 구원, 희망. 

절박함에 살려달라는 외침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떨리고, 감정이 고조된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감정없이 톤이 차분하고 일정하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난감했다. 결국 우리는 Falling slowly에서 90%의 노력을 쏟고, 하늘을 달리다는 그냥 신나게 부르면 되는 곡이기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사랑하는 상대에게 도와달라고,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 

나름대로 연구를 많이 하려했다.[각주:1]

-----------------

전야제 밤이 다가왔다. 긴장이 되었다.

목에 기름칠을 하면 더 잘 부를 것 같아서 치킨을 먹었다.


순서 배치를 보았다. 

군종성당 주일학교 여자 선생님들 공연 바로 뒤에 배치가 되어있었다.

원: 아놔. 왜 이렇게 배치를? 

군종병: 기대할게요!

원: 완전 초라해지겠는데...


사람이 생각보다 많이 왔다. 

단장님 가족분 내외를 포함해서, 병사까지 100명은 넘게 온것 같다.


점점 더 긴장이 되었다. 별 생각없이 승낙한 것이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

군인; 우와!!!!!!!!!!!!!!

여자 선생님들의 공연이 끝이 난것 같다.


군종병: 자 그럼 다음 순서를 소개하겠습니다. 화생방지원대의 정원호 병장, J병장, Y상병의 공연입니다. 박수로 맞이해주세요.


군인: 우와!! 짝짝짝 

박수를 쳐주었다. 착한 군인들.


원: 안녕하세요? falling slowly 부르겠습니다. 


Falling slowly를 불렀다. 

진심을 다해 불렀다. 노래가 끝났다.


원인은 모르겠지만[각주:2] 노래가 끝난 후 정신차리고 보니 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졌다.   

갑분싸가 되어 진심 당황했다.


---

원: 네!;;;;; 여러분 이어서 허각의 하늘을 달리다를 부르겠습니다. 


원: 두근거렸지. 누군가 나의 뒤를 쫒고 있었고. 여러분 박수!!

다행히 호응이 좋았다.  


원: 마른하늘을 달려 

군인들: 오오오오

놀랐다. 계획없던 애드리브였다.

군인 관중들이 훌륭한 무대를 창조해주었다. 


Y, 원: 허약한 내 영혼의 힘을 날개를 달 수 있다면(화음)

환호가 나왔다.


원: 마른하늘을 달려

군인들: 오오오오

참가자& 군인들 : 나 그대에게 안길 수만 있으면 내 몸 부서진대도 좋아. (뒤는 그냥 같이 불렀다.)

 

크리스마스 이브라 모두 울적했을텐데 정말 감사하게도 모두 무대를 열정적으로 즐겨주었다. 관객들이 일방적으로 듣는 무대가 아니라, 관객도 함께 부를 수 있는 무대였다. 그냥 어울려 같이 놀았다.

내 평생 가장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참고: 전야제 연습과정에서 일어난 해프닝

https://ideaspace.tistory.com/545





  1. 경험이 있는 후임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본문으로]
  2.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falling slowly를 잘못 선곡한것 같다. 즐거운 성탄절에 모두 부대안에 있는 울적한 상황이다. falling slowly같은 노래를 부르면 더 우울해질 것 같다. 만일 다시 이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엄청 신나는 노래를 택할 것이다. (유느님이 왜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BPM이 빠른 노래를 선호했는지 알 것 같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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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는 무리지어 걸을 때 줄을 맞춰 이동해야 한다. 

대충 다음과 같은 식으로 줄을 맞춰 이동한다.


그날은 차가 없어 다같이 부대로 걸어가야 했다. 

보통 짬이 가장 높은 사람이 인솔자를 하게 되는데, 

그 당시에는 내가 가장 짬이 높아[각주:1] 인솔자가 되었다. 


하나 두울 세엣 네엣/하나 두울 세엣 네엣......

걸음에 따라 구령을 넣었다. 터벅 터벅 걷는데, 너무 따분하여 재미가 없었다. 


元: 참새!

부대원: ???!!??[각주:2]

-----------

부대원: 짹짹!

元: 병아리!

부대원: 삐약삐약!


元: ㅋㅋㅋㅋㅋㅋ 올~ 다 받아주네! ㅋㅋㅋㅋㅋㅋ


이것도 다소 평범하다. 평범한건 싫다.


元: 짭새!

부대원: ????!!??

---침묵 뒤...----

후임A[각주:3]: 짭짭


나와 부대원 모두 공황상태가 되었다. 손과 발이 시공간에서 사라지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내가 후임들에게 무슨짓을 하는건가 싶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시 정상적으로 인솔을 했다.




  1. 병장 말(?)이었을 것이다. [본문으로]
  2. "뭐지?" 싶었을 것이다. [본문으로]
  3. 내성적인 성격의 후임이었다. 군생활동안 나를 정말 잘 따르려 했다. 당시 후임이 많은(15~18명 정도?) 고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던진 무리수에 대처해보려 했던 것 같다. 전역하는 날 내 사진에 천사 날개와 몸을 그려줬던 것이 기억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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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존법

추억팔이/군대 2018. 8. 22. 22:05
압존법이란 듣는 이를 기준으로 존대 여부를 정하는 어법을 말한다.

나는 군대에서 압존법으로 꽤 고생을 했다.
일병이 되도록(2달이 지나도록) 군대식 말투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분명 긴 시간이었기에 지적을 많이 받았었다.

나름대로 고민한 끝에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냈다. 바로

'윗사람 말 따라하기!'

이 원칙을 적용하면 결코 압존법으로 혼날일은 없다.

Ex)  '야 김하사 어디갔냐?'
원 : 김하사 잠시 화장실 갔습니다.
Great!

'야 홍길동은 왜 안와?'
홍길 오늘 휴가라고 합니다.
Great!

오주현 상병님 어디 계신지 아니?
오주현 상병님 B창고에 계십니다.
Great!

기타 등등

하지만 이 방법도 100%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름이 아니라 별명으로 부를 경우가 그렇다.

Ex) 야 장뿡 어디갔냐?
원 : 장뿡 지금 화장실갔습니다.

안꽝은 면회나갔습니다. 등

선임의 별명을 나도 모르게 부르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걱정해야할 새로운 문제 거리가 생긴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압존법으로 스트레스 받는 일만큼은 사라졌다.
생각해보니 이따금씩 선임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한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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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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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불새'는 고 1때(2004) 했던 드라마였다.

 

 

 

병맛스러운 개그소재로 쓸 수 있을 것같아 기억해 두고 있었다.

 

 

---------그 후 간간히 써먹었다------------

 

 

군대때 였다.

 

 

무척 더운 여름이었다.

풀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우리대대는 대규모의 제초작업을 하기로 했다.

행정실 2~3명을 제외하고 20명의 사람들이 전부 나와 제초를 했다.

 

나는 병장을 앞둔 상병(베테랑)이었기에,

선두에 서서 제초작업을 하였다.

 

 

대략 다음과 같다.

 

 

제초기를 매고 오는 길이었다.

 

뭔진 모르겠지만 어렴풋이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드립을 날릴 절호의 찬스였다.

 

 

 

 

원: 뭐 타는 냄새 안나요?

 

막내가 갑자기 놀라며 당황했다.

 

등 뒤 제초기가 불타고 있었다.

 

 

 

 

 

 

 

 

 

동료들은 "내 제초기가 지금 불타고 있잖아요" 라는 사건으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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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추석이다.

이 글을 보는 많은 사람들은 아마 친척들을 만나 차례를 지내고 송편을 먹었을 것이다.  

 

이러한 행동들은 과거로부터 오랫동안 지켜 내려온 관습이다.

관습들 중에는 오늘날 미덕으로 평가되는 좋은 관습도 있고, 나쁜 관습도 있을 것이다.

 

산책을 했다.

관습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기어나왔다.

내가 겪었던/겪고있는 관습들을 자연스럽게 생각하였다.

 

 

군대때 였다.

나는 병장이었고, Y군과 N군은 나와 같은 생활관이었다.

 

Y군은 자신의 보급품을 잃어버린듯 했다.

 

Y: 아 보급품을 잃어버렸습니다.

원: 꼭 필요한 거야?

Y: 그렇습니다.

 

원: 별다른 방법이 없다면 막내의 보급품을 너가 갖는건 어떨까?

막내한테는 후임이 오면 그 후임것을 가지라고 하면 되지.

그 후임은 다시 새로운 후임것을 가지겠지. 이렇게 이어지는 거야 ㅋㅋㅋㅋ 

 

N: 헉 진짜 악마가 나타났다.

 

Y: 이런 분이 마음을 잘못 먹으면 부대가 큰일나는 겁니다.

 

 

--------------------------------

자화자찬하는 것 같아 설득력은 떨어져 보이지만, 나는 후임들에게 괜찮은 선임이었다.

------------------------------------

 

내가 있던 부대에는 꽤 많은 악폐습이 있었다.

뭐 이런 걸 외우나 싶은 것도 많았고, 굳이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쓸데 없는 일들도 많았다.

 

악폐습을 처음 접한 이병 시절,

나는 동료들과 몇몇 관습들의 부조리함, 쓸모없음에 대해 함께 공감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계급이 높아질 수록, 동료들은 점점 온건해져갔다.

몇몇은 '이것이 유지되온데에는 다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라는 의문을 던졌다.

그리고 '이러한 악폐습들을 없앤다면, 선/후임간 구분이 흐려지지 않겠는가'라는 의문도 던졌다.

 

그렇지만 물론 내 동료들은 정말 월등하게 훌륭한 동료들이다.

그동안 많은 선임들이 하지못했던 악폐습들을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동료들은 큰 용기를 갖고 결단을 내렸던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조금 더 과감하게 악폐습을 없애지 못한 것은 아쉽다.

아마 내가 전역한 뒤에도 없애지 못한 몇몇 악폐습들은 계속 남아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신입병사들은 우리가 했던 고생들을 똑같이 겪어왔을 것이다.

 

어쩌면 이어질 미래에도 그 악습이 살아남아 고생이 계속될런지도 모르겠다.

 

악습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없애는데,

내가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하지 못한 것은

군생활에서 지금도 아쉬움에 남는 몇몇 일들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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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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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화학병이었다. 자대에서는 화학제독반 이었다.

제독을 하기 위해선 제독장비들도 당연히 다룰 줄 알아야하는데,

제독장비 중에는 차도 있었다.

 

운전교육도 받았고, 운전면허도 있었기에 차를 다룰기회가 있었다.

 

나는 총 4대의 차들을 몰아봤다.

 

1. 화생방 정찰차

 

 

이 차와 관련된 사건은 이 사이트를 참고할 것

http://ideaspace.tistory.com/entry/%ED%92%8D%EC%86%8D-0ms

 

이 장비는 화학작용제가 어디에 있는지 탐지할때 쓰는 장비이다.

이 자동차 안에서는 기압조절 장치가 있다.

차안의 기압이 더 높기 때문에 화학작용제가 침투할 수 없고, 따라서 안전하게 작용제를 탐지할 수 있다.  

 

이 장비는 탐측반의 장비다. 따라서 제독반이 운전할일은 흔한일은 아니다. 

나 같은 경우 전술평가대회때문에 운전을 종종 했었고,

탐측반병사들의 경우 운전에 크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탐측반 병사와 오붓하게(?!) 운전교육을 할때나,

혹은 차량 점검을 나가야 할때 종종 내가 운전을 했었다.

 

수원에 있던 탐측차에 경우 파워핸들이 아니다. 따라서 핸들을 돌릴때 굉장히 힘들다. 이를 악물고 돌려야한다.

핸들을 풀때도 마찬가지로 조심해야한다. 확놓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돌아가는 탄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잘못했다간 손목이 돌아가 버릴 수도 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운전할 때 위에있는 꼬다리(?)라고 할까 탐측장비가 심히 거슬린다.

운전시 나무에 걸리거나 부딪히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한다. 물론 위를 확인할수 있는 거울이 있긴하다.

정찰차는 굉장히 고가의 장비(10억이 넘는다)이기 때문에 사고가 났다간 군생활이 꼬일 수가 있다.

 

2. 통제차(기아 봉고3)

 

옆에 정치적인것 같은 사진은 무시하자.

 

 

두번째로 몰았던 차는 통제차이다.

 

화생방 상황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지휘할 차가 필요한데, 이 차를 통제차라고 불렀다.

차는 기아모터스의 봉고3이다.

통제차에는 다음과 같이 의자가 달려있어서, 병사들을 태울 수 있었다.

그래서 통제차의 용도는 주로 수송용이었다. 병사들이 밥을 먹으러 가거나 출근할때 사용되었다.

 

나는 일병말때부터 이 차를 몰기 시작했다.

 

나는 직감(부대안에 상주하는 병사)생활을 6개월 했었는데,

아침이 되면 생활관의 병사들을 데리고 왔고, 저녁에는 이 차로 데려다 주곤했다.

 

사회차라 그런지

군대차에 비해 굉장히 가볍다는 느낌이 들었고 가장 운전하기 편했다.

 

아, 그리고 에어컨과 히터가 나온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

 

오후 2시에 이 차를 몰면 컬투쇼를 들을 수 있었다.

--

어머니와 한번은 차를 타고 가는데 앞에

군인들이 타고있던 포터가 있었다. 

어머니가 어디 팔려가는 사람들 같아보인다고 했다.

 

마음이 아팠다.

---

 

3. K9 제독차

 

 

다음은 K9 제독차이다.

내가 군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몰았던 차라고 할 수 있다.

2.5톤 트럭으로 물은 1500L까지 들어간다.

물을 꽉 채우고 운전하면, 2단으로도 힘겹게 출발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면 관성으로인해 출렁거림을 느낄 수 있다.

 

흔히 군대에서 두돈반이라고 부르는 빵차가 바로 이 차이다.

 

두돈반 2.5톤 차량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듯 하다.

 

이 두돈반을 개조한게 K9제독차라고 할 수 있다.

K9 제독차는 진주 특기학교 있을때부터 배웠다. 지금도 운전해보라고 하면 이 차는 자신이 있을 것같다.

 

핸들은 파워핸들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운전하기 불편하다.  

 

아... 그리고 이 차 앞에 웬 의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다음과 같은 용도를 위함이다. 

 

 

저렇게 기계가 아닌 인간이 손수 깨끗하게 제독한다.

일병 초까지 저 의자와 굉장히 친숙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난 부대에 7월에 배치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8월에 UFG훈련이 있었는데 그때 물론 막내였고

나는 바퀴울 의자에 앉아 제독을 하게 되었다.

 

당시 온도는 30도를 넘겼었는데,

방독면을 쓰고, 보호의를 입으면 뭐랄까

여름에 롯데월드 인형탈과 함께 오리털파카를 입고 운동하는 기분이랄까

정말 쉽지 않았다.

 

뭐하튼 그렇다.

 

아 그리고 참고로 이 차는 나보다 나이가 많다. 보통 84~85년생.. 짬이 20년은 넘으신 조상장비이다.

사회에서 보통 20년 넘게 탄 차는 폐기처분한다. 하지만 군대에서는 워낙 차 관리가 잘되어있는 탓에 어떤 차는 아직도 정정하기까지 하다.

폐기처분이 났는데도, 쉽게 폐기를 못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차는 간당간당하다.

시동을 거는데 웅웅 소리가 나는데 어떻게 살아보겠다고 하는 것처럼 보여 안쓰러울지경...

 

겨울이오면 대부분의 K9차량의 배터리가 완전히 맛이가기 때문에 점프를 해야한다.

 

배터리 점프 충전

 

 

덕분에 점프충전은 익숙하다.

 

4. K10 신형제독차

 

 

다음은 신형제독차이다. 위에 제독장비를 싣고 달린다.

5톤 트럭이다. 크기는 우리가 흔히보는 5톤트럭을 생각하면 될것같다.

 

상병이 꺾이면서 이 차를 운전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차는 매우 크기가 크다. 그래서 사이드브레이크가 에어식 사이드브레이크이다. 트럭이나 버스가 세울때 나는 김빠지는 소리와 동일하다.

운전을 끝내고 사이드브레이크를 작동했는데 그 소리가 날때마다, 내가 정말 큰 차를 몰았었구나라는 것을 실감하곤 했다.


차가 커서 걱정할지 모르겠지만, 파워핸들이라 핸들을 돌리는데 크게 위험하지 않으며 운전도 편하다. 

그리고 히터가 나온다!

또한 이 차는 자동세척이 가능하기 때문에 병사가 의자에 앉을 필요가 없다.

단지 기계로 ON 만 누르면 자동으로 세척액이 나온다.

  

하지만, 그에 해당하는 물자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K10이 부대에 오면, 할일이 굉장히 많아지게 된다.

 

그리고 이 차의 특이한 점은 크레인이 있다는 것.

 

 

 

위에 싣었던 제독장비를 크레인덕에 내리고 올리고 할 수가 있다.

 

덕분에 큰 스케일의 인형뽑기를 할 수가 있다.

 

내가 인형뽑기란 용어를 쓰긴했지만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굉장히 무거운 장비로서 안전에 굉장히 유의해야한다.

 

아 그리고 물은 2500리터까지 들어간다.

 

자세한 설명은 여기

http://panzercho.egloos.com/9992751

 

---

그러고보니

전술평가대회 때문에 화학장비들 제원외우고, 특징외우고 했던 당시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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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

집합

추억팔이/군대 2016. 8. 26. 17:48

군대시절 집합이란 것이 있었다.

 

집합이란 병사들을 불법적으로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집합은 주로 B창고(화학제독장비들을 모아놓은)에서 이루어졌다.

집합은 주로 누군가 큰 실수를 저질렀을때(무슨 사건이 터졌을때) 발생한다.

 

다행히 우리부대의 경우 구타는 없었기에, 주로 말로 이루어졌다.

(심하면 폭언을 하기도 하지만, 폭언도 생각해보면 그다지 많지 않았던것같다)

 

물론 이것은 군대내 악습행위다. 그래서 이것은 간부들 몰래 이루어졌다.

따라서 집합이 생길 시 막내는 자신의 선임들을 찾아다니며 들리지 않도록 귀속말로 조용히 전파해야한다.  

(하지만, 간부들도 알면서 묵인한다.)

 

-----

군대 일이병시절 참 많은 집합을 당해왔다.

상병최선임이 되자, 나도 집합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집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멀리하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악습을 했던적이 있었다.

 

------

 

때는 병장 왕고참때 였다.[각주:1]

 

계급이 말해주듯 나는 비교적 자유롭게 군대생활을 하고 있었다.

사실 훈련때가 아니고서야 아침에 차량점검을 제외하면 하는일이 크게 없기 때문에,

주로 후임들과 노가리를 까는 시간이 많았다.

 

그렇지만 당연히 노가리를 까면 간부들에게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숨어서 해야했다.

그날도 신나게 노가리를 까고있었다.

그날의 멤버는 나와 상병 Y와 상병 A와 일병 C로 우리들은 B창고에 숨어서 노가리를 깠다.

뭐 대단한 건아니고 말장난을 치며 노는거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던것같다.

원: 자~ 이제 점심먹으러 나가볼까?

Y,C,A: 예 알겠습니다.

 

문을 열었다.

 

휑함이 느껴졌다.

 

원: 어? 다들 어디갔지?

 

찾아봤다.

 

없었다.

 

나는 3분정도 후임들과 찾은 후 

모든 인원이 점심을 먹으러 갔음을 뒤늦게서야 알았다.

 

원: 어 점심먹으러 갔나본데?

 

후임들은 당황했다.

 

군대에서 인원을 다 데리고 가는 것은 중요했다.

신속한 전파가 강조되었으며, 항상 단체행동이 요구되었다.

 

아마 이 상황에서는

모든 인원이 탔다고 잘못 전달되었을 것이고 결국 출발했을 것이다.

 

식당은 꽤 먼거리에 있어

후임들과 자전거를 타고 먹고왔다.

 

-------- 밥을 먹고왔다--------

 

같이 먹고온 후임들이 물었다.

 

Y: 정원호 병장님, 애들 안 모으십니까?

정: 그럴 수 있지뭐

Y: 그냥 넘어가게 되면 후임들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정원호 병장님을 호구 취급할 겁니다. 그래도 넘어가실 겁니까?

정: 글쎄... 뭐 다음에 잘하면 되지, 일병 C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일병 C는 막내와 차이가 안나는 기수기 때문에, 나보단 막내들의 생각을 더 잘 변호해줄 것같았다.

하지만 정말 뜻밖이었다.  

 

C: 모으셔야합니다.

정: 어? 왜?

C: 막내들에게 따끔하게 가르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각주:2]

 

 

이런...

 

----

병사들을 태운 트럭이 도착했다.

 

사람들은 왕고참을 깜빡하고 간것을 인지한듯했다.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내 눈치를 살펴보곤했다.

 

근기수 후임이 트럭에서 내리자마자 내게 물었다.

 

근: 정원호 병장님 애들 안 모으십니까?

정: 난 그다지.. 그냥 넘어가면 안되나?

근: 그럼 제가 모읍니까?

 

내 선에서 빨리 끝내는게 나을 것같았다.


정: 아... 알았어 알았어

    내가 모을테니까. 너는 모으지마

 

전파를 하기위해 막내를 부르려했다.

막내는 이미 사색이 되어있었다.

 

나는

막내 윗기수를 불렀다.

 

"D야. B창고에 집합 하라고 전해줘"

 

--------------------------집합--------------------------

 

말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막내가 왔다.

 

"정원호 병장님 B창고에 모두 집합 하였습니다."

"그래 가자"

 

B창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여니 25명정도의 모든 병사들이 모여있었다.

 

당시 내가 기억하기로는

(특히) 일이병들이 고개를 푹숙이고 있었고 고요했다.

이렇게 험악한 분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이상했다.

 

일이병시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위치에서 본 병장은 당시 너무도 무서웠던 사람이었다.

나는 지금 일이병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버린듯 했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도 싫었다. 남을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 

이 이상한 분위기를 해소시켜야 겠다고 생각했다.

 

"어..... 인원파악은 훈련때도 그렇고 이동할때마다 매번 중요하니까..

이번일을 통해 다들 조심하고, 막내가 잘 모를 수 있으니까...

윗 선임들이 서로 신경써주고... 어... 다음엔 이런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다들 내말이 끝날때마다 "예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을 했다.

항상 웃고 인사했던 사이인데 이렇게 되다니, 가해자가 되었다는 현실이 착잡했다.

 

"자 끝났어. 이제 해산하자"

 

그런데 근기수 병사가 말했다.

"정원호 병장님. 후임들에게 더 할 말이 있습니다. 제가 더 이어가도 되겠습니까?"

 

내 멘트가 뭔가 성에 안찼나보다.

 

"허....

알았어. 근데 짧게해라."[각주:3]

 

나는 창고를 나왔다.

하지만 내 부탁과 달리 집합은 짧지 않았다.

내 선에서 별것 아닌일로 짧게 끝내려고 했지만

몇몇에게는 그러지 않았나보다.

집합은 점심시간 내내 계속되었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지금도 마음이 꽤 편치않다.

 

--

나는 후임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해주는 것인지 생각하려 많이 노력했다고 생각했다.

 

인사도 하고, 일할때면 같이 대화하고, 걸레널기 같은 허드렛일도 도와주려했다.  

하지만, 정말 후임들이 원하는 것은 뭘까?

 

어쩌면, 막내는 점심시간에 나를 찾아다니는게 일이었을지 모른다.

바쁜 시간에 막내가 힘들지 않게 인원파악을 편하게 할 수있도록 자리에 있어주는 것이

(그런 겉핥기 행동보다) 더 큰 배려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내 행동이 막내를 힘들게한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에 고통스러웠던 것같다.

 

그 집합사건은

내가 굉장히 힘들었던 이등병시절의 초심을 잃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그리고 내가 후임들을 진정 따뜻하게 배려하고 있었던 것인지 다시 처음부터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1. 위에 선임이 두명정도 있었으니 서열 3위정도였다고 할 수 있다. 둘은 사실상 열외였으니 왕고라고도 볼 수있다. [본문으로]
  2. 내 생각일진 모르겠지만, 나는 C일병과 허물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C일병은 자기 소신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3. 내가 악습을 방조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해명해보자면, 물론 내가 계급이 높아 억지로 하면 제재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나만큼 내 근기수도 계급이 높았을 뿐더러, 많은 후임들이 있는 자리였기 때문에 존중할 필요도 있었다. <존중과 관련해서 이전에 근기수들과 마찰이 있던 적이 있었다. 추후에 말할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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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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