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아벤트의 "전문가를 위한 위안"의 핵심을 간략하게 정리해보았다.

 ---------------------------------------------------------------------------------------

이 논문에서 파이어아벤트는 과학 혁명에 대한 쿤적인 설명을 비판한다.

1. 표현의 애매성: 쿤의 과학철학은 과학사 기술인지, 규범적인 처방인지 모르겠음.

2. 수수께끼 풀이: 수수께끼 풀이는 과학에 대한 옳은 규범인가? 조직 범죄의 경우 과학인가?

3. 쿤의 논증에 대한 세 가지 난점.

3.1. 쿤은 공약불가능성을 주장한다. 따라서 쿤식의 혁명에 따르면 공약불가능성으로 인해 어떤 것이 더 낫다고 주장할 수 없다. 혁명이 더 나은 것을 낳는다고 말하기 불가능하다

3.2. 쿤은 고집의 원리가 혁명을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파이어아벤트는 고집의 원리의 정당함을 인정한다. “이론들은 발전할 수 있고 개선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바로 그 난점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쿤식 혁명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이다. 혁명이 일어난다면 증식의 원리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혁명을 위해 이론에 대한 혐오, 좌절, 싫증에 이를 때까지 패러다임을 고수해야 한다. 이는 바람직한 혁명에 이르는 방법이 아니다(고집의 원리를 받아들이는 순간 증식의 원리도 함께 받아들여야 함). 증식의 원리를 통한 혁명이 더 합리적이다.

3.3. 정상과학은 존재하는가?

파이어아벤트는 실제 과학사를 보면 증식의 원리를 지지한다고 주장한다.

3.3.1. 고전 물리학의 몰락은 어떻게 일어났는가? A. 상이한 패러다임 사이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으로 인해 가능했다. 상이한 패러다임은 다음과 같다.

(1) 천문학, 운동이론, 전기 역학에서의 모형들, 생명과학, 의학, (2) 역학과 일관되지 않은 현상론적(phenomenological) 열이론, (3) 패러데이와 맥스웰의 관점

혁명(고전 물리학의 전복)은 결국 이 상이한 패러다임들 사이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이 있기에 가능했다. 특수 상대성 이론이 나온 것은 맥스웰 이론과 뉴턴 역학 사이에 존재했던 알력 없이는 생길 수 없었다.

3.3.2. 현상론적 열역학 제 2법칙을 반박하는 사실(브라운 운동)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열역학이 아닌 준-독립적인 다른 이론(통계역학)이 필요했다.

3.3.3. 작용 양자(quantum of action)의 발견은 역학, 열역학, 파동 광학과 같은 서로 양립불가능하고 공약불가능한 분야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가능했다.

3.3. 결론: 만약 다른 분야들의 준-독립성을 존중하여 상호작용을 무시한다면 그러한 탐구들(과학의 성취)은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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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이어아벤트에 대한 논문을 썼고, 논문에서 그를 옹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몇몇 사람들은 나에게 유사과학에 대한 생각을 묻곤 한다.

나는 유사 과학[각주:1]의 사회적 해악이 미미하다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유사 과학의 폐해는 크다.

유사 과학의 폐해를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인간에 대한 연민, 애정이 결여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유사 과학으로 인해 -정상적인 과학 교육을 받았으면 멀쩡했을 사람들이- 죽기도 하고, 소중한 재산을 잃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논쟁(창조과학 등)이 초래되기도 한다. 이는 매우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다.

-------

그러나 나는 -파이어아벤트에 찬동하는 지점인데- 과학에서 비과학이 때때로[각주:2]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론(플로지스톤 이론, 연금술, 신화 등)은 현대 과학에 때때로 유용한 자원으로 쓰일 수 있다.

일례로 장하석은 플로지스톤 이론을 발달하도록 놔두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수소와 산소를 발견한 것은 플로지스톤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과학적 발견의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 * 영국의 오들링은 플로지스톤 이론을 계속 놔두었다면 화학 에너지 개념으로 발전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마 화학에너지라는 개념이 좀 더 용이하게 빠르게 창안될 수 있었을 것이다 * 올친이란 과학사학자에 따르면 플로지스톤 이론을 이용한 결과 학생들이 산화, 환원 개념을 별 어려움없이 배울 수 있었다. 이처럼 플로지스톤 이론은 과학 개념을 교육하는 데 용이하기도 하다. [장하석, 과학 철학을 만나다, 248-252]

이를 토대로 장하석은 플로지스톤 이론이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었기에 살렸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관련 영상있으니 참고하세요. 자세한 내용은 15:00 부터.

 

파이어아벤트 또한 대안 이론이 기존 이론이 지닌 문제점을 더 명료하게 보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쩌면 창조과학, 창세기 같은 이론은 현대 진화론이 보충되거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해결책? => 교육?-------

나는 학교에서 과학과 사이비 과학을 동시에 교육하는 것이 사이비 과학이 지닌 장점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단점을 최소화하는 해결책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교육 효과 1. 사이비 과학 교육은 과학자에게 유용한 지식이 될 수도 있다.

* 과학도들은 사이비 과학을 배움으로써 기존 과학 이론의 약점(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이후 과학자가 되어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 사이비 과학을 배웠던 기억은 어떤 창조적인 발견[가령, 과학 교육법, 개념 창안 등]을 하는데 좋은 영감을 줄 수도 있다. 

교육 효과 2. 사이비 과학의 사회적 폐해를 막을 수 있다.

* 사이비 과학 논리의 헛점을 파악할 수 있다. 사이비 과학들이 어떠한 허술한 논리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졸업 후 사이비 과학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 단, 이때 세뇌를 동반한 이념 교육이 되어서는 안된다.

일례로 사이비 이론과 과학이 동일한 자연 현상(가령 빅뱅 이론)에 대해 어떤 주장을 하는지 살펴보는 게 한 가지 교육 방법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은 과학을 포함한 여러 사이비 이론을 동시에 배우면서 현재의 과학이 -다른 사이비 과학보다- 자연 현상을 더 잘 설명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사이비 과학이 빈약한 설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동시에 배울 수 있다.

졸업 후 이전의 교육(훈련)으로 인해, 다른 사이비 과학을 접했을 때 어떤 논리적 결함이 있는지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예상된 비판: 물론 사이비 과학을 도대체 얼만큼 교육해야 하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나는 '과학과 동등한 만큼' 교육해야 한다는 급진적인 주장까지 나아가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조금이나마 사이비 과학을 -건전한[각주:3] 방법으로- 교육하는 것은 사이비 과학의 폐해를 막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1. 지구 평평설, 창조과학, 안아키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본문으로]
  2. 물론 얼만큼 일지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본문으로]
  3. 건전한게 무엇인지도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한 가지 필요조건으로는 이념을 배제하고 건조한 문체로 가르쳐야 할 것 같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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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파이어아벤트 2020. 8. 19. 23:17

이번년도 겨울에 시작된 코로나가 현재까지 끝나지 않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제약 속에서 살아가듯이, 나또한 여러 가지 제약 속에서 살고 있는 중이다. 


나는 오랜 기간동안 노래방을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나는 음악(특히 노래부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중3 때부터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노래방을 다니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는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내 노래에 집중하지 않고 딴짓(핸드폰?)을 한 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무릎 장단을 치고있을 때가 가장 뿌듯하다.

그럴때마다 나는 스스로가 악기가 된 기분이 든다.

내 노랫소리가 노래방 반주와 잘 조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

생각해보면 파이어아벤트도 노래부르는 것(성악, 오페라)을 굉장히 좋아했다.

그의 자서전인 <<킬링타임>>에 따르면 그는 성악에 재능이 있던 예술가 지망생이었다. 

파이어아벤트는 오페라 가수였던 요한 랑거(Johann Langer)에게 레슨을 받았고, 랑거는 성악을 공부하도록 격려하기도 했다. 

그는 결국 입학시험에 통과하여 꽤 유명했던 오페라 가수 아돌프 포겔(Adolf Vogel)의 제자가 되었다. 

그 당시 파이어아벤트(만 14살)는 오전에는 이론천문학을 공부하고, 오후에는 오페라를 수업받았고, 밤이면 천문학 관찰을 하였다. 물론 전쟁(세계 제 2차대전)이 그의 이상적인 삶의 장애가 되었지만 말이다.

자서전에서 그는 여전히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한다.

파이어아벤트는 "자신의 목소리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성악레슨을 꽤 오랫동안 받았다. 파이어아벤트는 나이가 들어서도 노래 부르기에 대한 애착을 간직했는데 잘 훈련된 목소리로 노래 부르는 일로부터 얻는 즐거움이 지적 작업에서 얻는 즐거움을 압도한다고 말할 정도였다."(http://www.hani.co.kr/arti/51891.html)[각주:1]

--------


중 3 1학기에 음악 선생님이 예고 진학을 권한 적이 있었다. 

고민 끝에 거절했지만, 그 동안 부모님과 진지하게 논의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나는 이공계열(특히 수학)에 흥미가 더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예고 입시를 준비하고, 이후 진학하는 과정에서 돈이 많이 들것 같다는 걱정이 있었다.

만약 예고를 갔다면 어땠을까? 

안타깝게도 다시 돌아갈 순 없지만[각주:2] 이를 생각해보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인 것 같다.


관련글

노래방: https://ideaspace.tistory.com/911


  1. 그렇다면 파이어아벤트는 어떻게 철학을 공부하게 된걸까? 그는 헌책방에서 예술에 관한 책(희곡, 소설)을 묶음으로 샀는데, 우연히 안에 끼어있던 철학책을 발견하고 이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특이한 사람이다. [본문으로]
  2.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예고 진학 준비를 해볼 것 같다. 이미 한 번 인생을 살아보았으므로, 두번째 인생에서는 똑같은 경로로 고등학교 생활을 지내기보다는 또 다른 흥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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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아벤트는 과학의 합리성, 즉 과학이 합리적인 규칙, 방법으로 이뤄져있음을 부정한다. 유명한 과학사 사례(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를 보면 그들은 관찰, 사실, 실험결과에 불일치하는 이론을 개발(반귀납)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은 때때로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반귀납을 이용해야 한다. 즉 실험 결과와 모순된 가설들을 창안함으로써 과학을 진보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

많은 사람들은 파이어아벤트를 과학의 비합리성을 주장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오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파이어아벤트의 모든 문헌에서 그는 반귀납이 "때때로" 효율적이라고 주장하였다. 다시 말해 귀납(or 합리적인 규칙)을 항상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2. 파이어아벤트는 다른 문헌에서 과학의 합리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파이어아벤트의 진짜 주장은 뭘까? 그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

파이어아벤트는 아나키즘(무정부주의)을 옹호하였다.


아나키즘은 지배, 권위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과학에 대한 지배적, 권위적 생각의 예로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과학이란 단순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활동이야!, 그래야만 해" 
우리는 과학이란 것에 그러한 관념을 부여한다.

하지만 파이어아벤트는 이러한 권위에 이죽거리며 도전한다.


그런데 반대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누군가가 파이어아벤트의 주장에 깊은 감명을 갖고

"과학이란 비합리적이야. 객관적이지도 않고, 진리도 못 구하는 모순적인 활동이야!"라고 누군가 주장한다면

아나키스트인 파이어아벤트는 이러한 권위에 마찬가지로 깐죽되며 도전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파이어아벤트를 과학의 비합리성을 주장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파이어아벤트를 절반만 이해한 것이라 생각한다. 파이어아벤트는 아나키스트이다. 그는 어떠한 권위에도 동조하지 않는다. 그는 권위에 의심하고 항상 이를 무너뜨리려한다. 나는 이것이 파이어아벤트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고 생각한다.


-------------------------------

"파이어아벤트의 생각을 옹호하세요?"

라고 누군가 물으면


나는

"아니오"

라고 대답한다.


파이어아벤트주의자라면, 파이어아벤트에 맹목적으로 동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독단적인 파이어아벤트 man이 된다면, 파이어아벤트는 "너 정말 내(파이어아벤트) 생각이 맞다고 생각해? 확신할 수 있어?"라며 이죽거리며 끊임없이 권위를 무너뜨리려 노력할 것이다.

나는 파이어아벤트주의자이기에 그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고 끊임없이 의심한다.

-----------------


정치, 사회, 종교 등과 관련해 어떤 신념에 절대적인 권위를 세우고 이를 절대 무너뜨리지 않으려 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반박되는 어떤 증거가 나와도 자신의 신념을 결코 무너뜨리지 않는 사람들


나는 생각이 경직된, 더 이상 성장이 정체된 사람이 될까 항상 두렵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정치, 종교, 사회 등에 대한 어떤 맹목적인 관념에 빠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경계하려 한다. 

이러한 노력은 어쩌면 파이어아벤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파이어아벤트로부터 받은 선물이 아닐까 한다.


-----

"나는 신의 존재를 믿어요"

"나는 돈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해요"

"간절히 바라면 전 우주가 나를 도와줄 것이라 생각해요"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나는 상대에게 통상적으로 의문을 던질 것이다.

나는 상대방이 잠깐동안 나와 함께 파이어아벤트주의자가 되어주기를 원한다. 이는 나의 친근감의 표현일 수 있다. 

확신을 잠시 멈추고 가졌던 생각에 대해 다시 반추하는 계기가 된다면, 또 그러한 노력을 해준다면 그만큼 더 기쁜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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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안에 대해 의도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는 사람을 말한다.

 논의의 활성화를 위해서 고의적으로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물론 법조계에서도 쓰이는데, 말 그대로 악덕 변호사를 일컫는 것 외에도 재판을 대비해 모의 법정에서 상대측 변호사 역할을 맡는 사람에게 논리학에서의 해당 역할처럼 이런 명칭을 쓴다. 정치학이나 행정학, 심리학 등에서는 집단이 통째로 맛 가는 상황 집단사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적 방법으로 이 악마의 대변인을 활용하고 있다.

https://namu.wiki/w/%EC%95%85%EB%A7%88%EC%9D%98%20%EB%8C%80%EB%B3%80%EC%9D%B8

-------------

파이어아벤트는 'Anything goes'라고 주장하며 무정부주의적 방법론을 주장한다. 

하지만 문제는 파이어아벤트가 한편으로는 과학의 합리성을 옹호(기존 논리실증주의와 유사한)하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는 파이어아벤트가 과학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것인지 분명치 않게 한다. 

파이어아벤트는 정말 과학이 무정부주의적 방법론으로 흘렀으며 그렇게 가야한다고 믿고 있었던 걸까?

날씨에 따라 오락가락하는걸까?

---

파이어아벤트를 일종의 '악마의 대변인'으로 보는 주장이 있다.

파이어아벤트는 무정부주의적 과학 방법론에 대한 확신/신념을 갖고 주장했다기 보다는(파이어아벤트의 사상이란 것은 없으며)

과학의 합리성을 굳게 맹신하는 과학철학계에 뭔가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일부로 의도적으로 과감한 주장을 만들어 발표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 파이어아벤트는 과학철학계에 있어 악마의 대변인 역할을 스스로 자처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어그로꾼?)

----

이에 관한 주장은 Oberheim. E (2007) Feyerabend's Philosophy 를 참고하면 된다.

현재 파이어아벤트에 대한 나의 생각도 이와 유사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파이어아벤트의 모든 문헌을 일관적으로 이해할 방법은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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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아벤트는 1979년에 "Dialogue on Method"에서 다음과 같이 포퍼를 조롱한 적이 있다. 


A: Critical rationalism을 싫어하는 이유가 뭡니까?

파: Critical rationalism?

A: 네. Critical rationalism이요. 포퍼의 철학 말이에요.

파: 포퍼가 철학을 가지고있는 줄은 몰랐는데.

A: 진심 아니죠? 포퍼의 학생이었잖아요!

파: 그의 강의를 몇 개 들었지요.

A: 그리고 그의 지도 학생이 되었지요.

파: 포퍼주의자들이 그렇게 말하더군요.

A: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도 독일어로 번역하지 않았어요?

파: 돈이 필요해서...

A: 포퍼를 각주에서 언급했잖아요. 그것도 꽤나 자주

파: 포퍼와 그의 학생들이 저에게 하도 요청을 해서 말이죠. 저는 마음씨가 고운 사람입니다.  그러한 우호적 태도를 보였던 것이 '영향력'에 관해 심각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A: 당신은 포퍼주의자였잖아요. 당신의 모든 논변들이 포퍼스타일로 쓰였어요. 

파: 당신이 실수를 하는 지점이 그 지점입니다. 포퍼와 했던 논의들 중 몇몇이 제 초창기의 저작에 반영되어 있는 것은 지극히 사실입니다. 그런데 엘리자베스 앤스콤, 비트겐슈타인, Walter Hollitscher, 보어와의 논의들도 역시 반영되어 있어요. 심지어 다다이즘, 표현주의, 나치 당국에 관한 것도 초기 저작 여기저기에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있잖아요. 저는요 특이한 생각을 접하면 일단 써보는 사람입니다. 특이한 생각을 쓸 때 저만의 방식이 있는데 일단 그 견해를 극단으로 밀어 붙입니다. [.........] 나는 비트겐슈타인을 20세기에 가장 훌륭한 철학자 중에 한 사람으로 간주합니다. 

A: 포퍼보다 위대한가요?

파: 포퍼는 철학자가 아니라 학교 선생(school master)입니다. 그래서 독일인들이 그를 좋아하는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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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아벤트 연구자를 만났다.

타지에서 고향 사람을 만난 느낌이 들었다.


Kusch는 파이어아벤트의 상대주의에 관하여 연구하였다.


Relativism in Feyerabend's later writings

Martin Kusch


Kusch는 블로그를 운영한다. 

이름은 "Thoughts for the day"이다.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https://martinkusch.weeb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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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 옹호

파이어아벤트 2017. 12. 31. 20:00

소극적 옹호?


뭔가 생소한 용어다. 


아무도 쓰지 않는 표현같은데, 말이 되는 표현인지 의심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옹호면 옹호지 '소극적'이라니까 사소해보이고, 보잘것 없어 보인다고 얘기할런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소극적 옹호'란 표현에 대해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A와 B가 서로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A와 B는 양립불가능한, 즉 어느 하나가 맞으면 어느 하나가 반드시 틀릴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상황이다. 


이때 A를 편들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적극적으로 A를 편드는 것이다. 


가령 나는 A를 편들 수 있는 다른 근거들이나, 모범사례들을 선정해서 A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이를 통해 B보다는 A가 훨씬 낫다는 것을 보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B가 성립할 수 없는 주장임을 보이는 것이다. 


가령 나는 B가 성립할 수 없는 다른 근거들이나, 모범사례를 선정하여 B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비록 나는 A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을 하는 것이 아니지만, B가 그릇됨을 보임으로써 자연스럽게 A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이다. 


----


적극적으로 A를 편드는 전자의 경우는 A에 대한 적극적인 옹호라고 할 수 있겠지만, 

B를 비판하는 경우 간접적으로 A를 옹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후자의 경우는 A에 대한 소극적 옹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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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파이어아벤트 2017. 5. 25. 22:19

듣기에 누가봐도 미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속히 말해 어그로를 끄는 사람들.


과거의 나에겐 파이어아벤트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어느 것이든 좋다!(Anything goes!)"

"과학에 고정된 합리성은 없다!"


관심을 받으려고 몸부림치는 학자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전환점------


마냥 미친 소리로 흘려보내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할 수 있겠으나) 바람직한 태도인 것은 아니다.


그 당시엔 매우 급진적이어서 모두 무시했지만,

지금은 옳은 것으로 밝혀진 소수의 옳은 소리들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느낌만으로 상대의 말을 듣지도 않고 무시하는 것은,

자신과 친숙하다는 이유로 태양중심설을 무시했던 당시 사람들의 태도와 다를 것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리가 엉뚱하다면, 혹은 그런 느낌이 든다면

왜 엉뚱한지에 관한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내 인상은 항상 맞는 것이 아니니(틀린적이 생각보다 많았던 것같다;;;)

주장이 뭔지나 제대로 살펴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 하자"는 것이


내가 파이어아벤트에 관심을 갖게 된 출발점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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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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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페이어아벤트라니

정말 너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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