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였다.
누군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분이었다. 이미 술을 거나하게 한 잔하고 오시는 것 같았다.
사실 할 일이 많았는데, 나에게도 술을 권하셨다.
당연히 뺄 수 없어 자리에 끼게 되었는데
당연히 화제는 나의 이야기 였다.
아버지 친구분은 날 보시며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정확하게 옮기지는 못하겠으나 이야기 내용은 이렇다.
"자식으로서 부모님께 할 수 있는 최고의 덕은 효도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것보다 살아계실때 하는 것이 최고의 효도이다.
내(아버지 친구분) 아버지는 술을 드시면 주정을 하고 가족들에게 잘 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일찍돌아가셨는데 자신은 살아계실 적 효도를 못한것이 아쉽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예를 들자면 아버지가 만약에 술에 취해계신다면 몸도 못가누고 한다면
아들로서 도와주는 것이 효도 아니겠는가 라고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들었을때 효의 중요성을 엄청 강조한 이야기였다.
술에취해 훈계조로 이야기하는 상황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빠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주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대담이었지만 이야기 후의 드는 생각은
일단 첫번째로
훈계조인것같았지만 애정을 갖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 감사하게 들었다.
두번째로 나도 할 이야기는 있었지만 이 사회에서 어른의 말에 끼어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때문에 내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다. 그냥 들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버지로서 술에 취해 몸을 못가누고, 항상 술만 마시는 등 아버지로서 자식에게 모범을 못보이는 경우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해 생각하면서 상당한 회의감을 가졌다.
맹자는 충에 관해서 군주의 덕을 강조했다.
1."실력으로 복종시키는 이는, 사람들이 마음으로 진정으로 그에게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실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덕으로 복종시키는 이는 사람들이 기뻐서 진정으로 그에게 복종하는 것이다.’ ([맹자] 공손추상)"
2. 맹자는 은나라 마지막 황제인 주(주지육림을 했다지..)를 신하인 문왕이 죽이고 역성혁명을 한 것에 관해, 맹자는 황제가 황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필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즉, 그것을 옳다고 정당화했다.
즉 군주로서 덕을 갖춰야 신하들이 자연적으로 따른 다는 것이다.
맹자의 충, 효가 지금까지 전해져왔다고 한다.
현재 우리가 갖고있는 생각은 맹자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충이 임금을 향한 마음, 효가 가정에서의 아버지를 향한 것이라고 봤을때
효라는 것도 결국 마찬가지라고 본다.
즉 무조건 적인 "효"가 아닌 부모로서의 덕에 자발적인 효도를 말하는 것이다.
생각해보자
만약 아버지가 매일매일 술만먹고 들어와서 가족들을 때리고 못살게 구는 상황에서
효도를 하지 않은것(즉, 아들로서의 도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이 그릇된 것인지 생각해보자.
어떤 것이 옳은 방향인건지.
내가 생각하는 정답은
즉, 부모로서도 스스로도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기위해 노력해야하고
그 자식은 그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발적으로 따르고 존경해야한다.
(이말은 20~30년 후의 보면 참으로 내게는 무서운 말일듯하다.....하지만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게 나의 아버지께는 상당히 불충한 생각일까?
그 아버지 친구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당히 동조하시던데..
여하튼.
나에겐 나이가 어리고, 자식이란 이유로 무조건적인 희생을 하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글을 써가면서 느낀점.
개인이 우선이다. 효로인해 개인이 희생할 수는 없다. 우리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한다.
과거에 비해서 효란 가치는 왜곡되어 버린듯하다.
바람직한 아버지 상이란 무엇일까?
나도 나같은 아들이 생기게 되면, 상당히 피곤해질듯.(내 생각을 더 이야기 하지 않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