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고 그런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511건

  1. 2016.08.01 제목: 아직 미정
  2. 2016.07.30 공약불가능성
  3. 2016.07.01 본모습
  4. 2016.06.25 생일 2
  5. 2016.06.22 맞춤형 보육
  6. 2016.06.13 농장 일기
  7. 2016.06.04 낯섦과 어려움
  8. 2016.05.19 오래달리기
  9. 2016.04.29 생각과 현실은 다르다
  10. 2016.04.08 불규칙 동사

공부하면서 크게 좌절한 적을 뽑으라면

대학교 2학년때가 아닐까 한다.

 

전과하기전 화학과 전공을 하나 들었다.

과목은 유기화학이었는데 D를 받았다.

 

말이좋아 D지

출석은 잘 했기에

최하점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성적을 받고

3일간 전전긍긍했다.

 

3일간 고통속에서 생각을 한뒤

나는 머리가 돌이거나

화학과는 적성/흥미가 안 맞는 것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군대에 갔다-----

 

나는 군대에서 근기수방을 썼는데,

근기수방은 자신의 계급과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 방을 말한다.

 

우리는 서로 친해서 자기전에 많은 얘기들을 하곤했다.

 

A: 나가서 뭐하지?

B: 정원호 일병님은 나가면 뭐하실껍니까? 화학자? 연구원?

원: 글쎄..... 화학이랑 나는 안맞는 것같아서

B: 그런데 이미 전과하지 않았습니까?

원: 응 그렇긴 한데 성적이 잘 안나오네.

아마 머리가 돌이려나? 나랑 잘 안맞는 것같아

 

B: 공부는 많이 하셨습니까?

원: 뭐 시험준비기간은 10일정도 잡고 3시간 정도? 교재의 연습문제 해답보고 풀고 뭐 그랬던 것같은데

B: 예습/복습은 하셨습니까?

원: 응? 안했는데?

 

A,B,C,D: 에??

B: 그런데 그런 성적을 바랬습니까?

A: 허! 참 머리가 뭐가 돌이라는 거야. 어이가 없네.

 

원: 다들 얼마나하길래 그래?

A: 예습은 못하더라도 적어도 복습은 매번 해야되는 거 아닌가?

C: 정원호 일병님 공부 너무 안하신 것 아닙니까? ㅋㅋㅋㅋㅋ

 

원: 어...? 내가 잘못생각했나?

나는 그정도만 하면, 좋은 성적이 나와야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나는 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년 1학년때까지

벼락치기 공부방법을 계속 고수해왔었다.

 

-----복학--------

 

복학하자마자 유기화학을 재수강했다.

 

유기화학 교수님은 워낙 성격이 급하시고,

(말이 빠르시고 정신이 없었다.

화학식을 미친듯이 칠판에 막 그린뒤, "아 이러면 안되지. 침착해야지" 하면서 막 그린 분자식을 지우는 일이 다반사였다)

 

또한 자신만에 확고한 커리큘럼이 있어서, 교재순서는 무시하기 다반사였다.

그래서 홍길동처럼 200page를 보다가 정신 못차리면 어느새 500page로 넘어가있고 그랬다.

교재를 왔다갔다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90분 수업이 끝난뒤 나는 예전과 다르게 복습작업을 시작했다.

이렇게 복습을 해도 안 되면 진짜 내가 돌머리거나 화학이 나와 맞지 않는 것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작했다.

 

선생님의 말이빨라 정신없이 받아적은 탓에 1주일 뒤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필기가 더러웠다.

나는 복습을 통해 선생님의 강의 언어를 내 언어로 만들어 이해하려했다.

 

90분 수업하나를 정리하다보면 처음에는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예전처럼 편하게 벼락치기 하면 되지 왜 이짓거리를 하고있나? 한숨만 나왔다.

 

특히 가장 괴로웠던 것은

200page, 500page, 800page등으로 사방팔방 옮겨다닐때마다 모르는게 수도없이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복학생에겐 정말 괴로운 일이었다)

교수님은 사례하나를 짧게 언급하고 넘어간것이지만, 그 사례가 왜 나왔는지 맥락을 파악해야했기 때문에 교재 앞뒤를 읽어봐야했다. 그래서 이해하는데 시간이 엄청 많이 소모되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신기하게도 정리하는 시간이 줄었다.

이것저것 많이 건드리는 강의방법을 하신탓에 

교수님이 중복되는 것을 많이 언급해서 복습시간에 쓰이는 시간이 조금씩 줄었다.

 

결과물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교수님은 내 이름을 외웠고 내 시험지를 교수실 앞에 게시하기도 했다. 

(D를 줬던 그 학생인줄은 지금도 모르실듯 하다.)

 

---

나는 유기화학에 흥미를 느꼈다. 하나의 원리만 알면 여러반응을 똑같은 메커니즘으로 설명할 수 있다.

굉장히 간편하게 느껴졌다. 화학을 더 공부한다면 유기화학자가 되어야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다.

 

지난 날 머리가 돌이거나, 적성/흥미가 안 맞는 것같다는 생각은 내 좁은 우물안에서 내려진 멍청한 결정이었다.

나는 이렇다할 노력도 해보지 않고 그 안에서 판단하려 했다.

 

오히려 반대로 그렇게 증오했던 유기화학이 공부를 하고보니 흥미로운 것으로 변해있었다.

 

 

--------현재---------

 

어찌어찌하다보니 유기화학을 안하고 과학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또 어찌어찌하다보니 어느덧 수료까지 했다.

누군가 과학철학이 너에게 맞느냐/재밌느냐고 묻는다면

D를 맞고 고민하던 과거의 나처럼 재미있다/재미없다라고 쉽게 결단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재미있다/재미없다를 말하려면 그 안에 깊게 빠져봐야안다.

그안에 푹 빠지고 나서야 흥미있다/없다를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든다.

 

나는 천성이 게으른탓에 남들만큼 부지런히 공부하지 않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내가 배우는 것에 대해 

함부로 쉽게 재미없다/재미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내가 그런자격을 갖고 있는 것인지 아직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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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학철학을 공부하고있다.

과학철학에서 핫한 논의주제들 중 하나는 이론간 공약불가능성(incommensurability)이다.

특히 지난 세미나에서는 공약불가능성을 깊이있게 배우기도 했었다.

 

그런데

선거때만 되면 정치인들의 공약이 원체 남발되고있는지라

사람들이 공약불가능성을

선거공약이 실현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공약(公約)불가능성으로 얼핏 오해하진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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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평소 행실과 다른 모습을 보였을때

그리고 그것이 대개 나쁜 모습일때

 

'본모습을 보았다' 나 '민낯을 보았다'란 표현을 사용하는 것 같다.

 

가령 착한 사람으로 알았던 사람이

어느날 욕을 하는 것을 보게되었다면

'나는 그 사람의 본 모습을 보았다'란 표현이 쓴다.

 

감추고있던 본모습이 마침내 드러난 것으로 보는 듯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본모습을 다르게도 인식할 수 있는듯하다. 

 

가령, 본래는 착한 사람이지만

상황으로 인해 욕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나는 그 사람이 본모습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보았다'라는 표현도 가능하다.

 

가지고있던 본모습이 주변상황에 의해서 가려진 것로 보는 듯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자신의 본모습은 무엇인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그 사람의 본모습은 무엇인가?

 

---------------------------------------

사족

 

누구에게도 자신에 민낯을 보여주기 싫어해서

거의 매 순간을 화장한 채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가정해보자. 

그의 민낯을 본 경우는 그의 일생에서 거의 없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이 사람에게 원래 모습은

화장한 모습인가? 화장하지 않은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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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래로

지구가 태양을 28바퀴를 돈 날이다. 





페이퍼써야지



----- 사족


생일 10분남았다 ㅋㅋㅋ


소원?


음 내 소원은


그냥

즐겁게 매순간을 맞이하고


매일매일 하고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고싶다.


최선을 다해서 살면

혹 삶이 원치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더라도

아쉬움은 없을 것같다.


생일 1분남았네

진짜 페이퍼쓰러가야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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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보육

7월부터 새로 시행되는 어린이집 0~2세반(2013년 1월 1일 이후 출생) 영아 대상 보육제도. 현재는 모든 영아가 어린이집 종일반(하루 12시간)을 이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맞벌이 등 장시간 보육이 필요한 경우에만 종일반 이용 자격을 갖게 된다. 전업주부의 자녀는 맞춤반으로 편성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긴급보육바우처 15시간분이 추가로 지급된다. 다만 전업주부라도 다자녀 가정이거나 장애·질병 등 피치 못할 사유가 있으면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12시간 종일반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제도에 대해 보육예산 절감을 위한 ‘꼼수 정책’이라는 비판과 어린이집의 수입이 줄어 보육의 질이 낮아질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일보 6월 14일 화요일 기사

 

 



 

 

장시간 보육이 필요한 경우에만 종일반 이용 자격을 갖게 되므로

조건(맞벌이나 한부모가정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종일반을 이용할 수 없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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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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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해가 안돼요. 머리가 돌인가봐요."

과외를 하다보면 흔히 겪는 일이다.


보통 으쌰으쌰를 잘해주는 선생님은 아니지만
그럴때마다 어려움과 낯섦을 구분해야한다고 이야기해주곤 한다.

낯섦은 익숙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 블로그를 방문할 정도의 사람들 수준이라면 사칙연산은 껌일 것이다. 
하지만 사칙연산을 처음 접하는 어린아이에게는 사칙연산이 굉장히 복잡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 아이는 사칙연산이 무척 어려운 것이라 못한 것이 아니라 
산수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즉, 친해지는 과정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반면, 어려움은 난제 비슷한 개념인것 같다.
수학에 능숙한 많은 사람들이 달려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문제같은 것들을 말한다. 
불가사의한 현상을 설명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
 
특히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낯섦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머리가 나쁜 원어민도 자신의 모국어에 충분히 능숙한 것을 보면,
언어를 익힌다는 것은 머리가 돌인 것과 하등의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노력여하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다른 언어를 원어민같이 못하는 것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원어민들만큼 그 언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

낯섦과 어려움의 구분을 학생에게도 종종 이야기하지만

공부를 하고있는 나에게도 해당되는 부분이다.


1. 언어문제: 주로 영어로 된 텍스트를 읽고

2. 타인의 사고이해: 타인이 창안한 생소한 개념과 사상을 이해해야한다.


하지만 이것은 낯섦에 더 가깝다.


1. 언어문제는 앞에서 이야기했다시피, 아무리 머리가 나쁜 네이티브라도, 누구나 자신의 언어를 별 문제없이 구사하기 때문에 언어문제는 노력하면 충분히 극복가능한 것인듯하다.


2.  2번 타인의 사고를 이해하는 것 또한 낯섦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타인도 사람인 이상 인간의 사고를 뛰어넘는 생각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즉, 초월자가 아니고서야, 그도 인간인 이상 충분히 그의 생각에 익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사례가 이를 보장한다. 

뉴턴과 라이프니츠에 의해 발견된 미분 개념, 뉴턴의 프린시피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생각해보자. 많은 사람들은 처음에 이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들 모두는 이제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있다.

그것은 이것이 처음 출현하였을때 낯설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즉, 익숙해진다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나의 공부가 어려운것이 아니라 낯선 것이라는 것은

공부를 지속할 수 있도록 잡아주는 신조이기도 하다.


공부가 내가 손댈 수 없는 어려운 종류의 것이고 나는 돌머리라고 자책했다면

해봤자 밑빠진 독의 물붓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럴바에 공부를 포기하는게 낫겠다고 생각했을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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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달리기를 하다가

힘들어지면 여러 생각이 튀어나온다.


'내가 지금 힘들게 왜 이 고생을 하는거지?'

'어차피 체력측정 아닌가? 내 체력이 이렇다는 것을 알려주면 되지않나?'

'운동은 딱 좋을 만큼만 하는 거지. 더 뛰는게 유익할까?' 등등


이런 생각을 없애보려고

긍정적인 생각들로 무장하여 이런저런 정당화를 시도하지만

뛰면 뛸수록 더욱더 그러한 생각들에 얽매이고 여지없이 뜀을 멈추게 된일이 종종 있다.


---

오래달리기를 완주했던 경우들을 생각해보면

부정적인 생각을 의식하지 않았을때

(부정적인 생각이 틀렸음을 정당화하기보단 오히려 무시했을 때) 가능했다.


부정적인 생각에 더 얽매이지 않으려

내가 뛰고있는 한발한발, 한숨한숨, 한 동작 한 동작에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목적지에 점차 가까워졌고, 완주를 성공할 수 있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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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를 걷고있었다.


외국인이 다가왔다.


외: 너 혹시 34동이 어딘줄 아니?

원: 음... 잘 모르겠는데. 왜냐하면, 나는 다른 건물에서 공부해


외: 내가 34동에 심부름을 가야하는데, 34동을 찾을 수 없네.

    이 근처에 33동, 32동이 있으니 혹시 저 건물아닐까?


외국인은 철거하고 있는 건물을 가리켰다


원: 내 생각에 이 건물이 34동은 아닌것같아.

    그건 넌센스 같아 너를 철거하는 건물로 심부름을 보낸다는 것이

    아마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같아

    건물번호와 위치사이에는 일관성이 없거든.


외: 그래.. 음.. 어쨌든 고마워

    너말대로 더 찾아봐야겠어!


원: 행운을 빌어. 안녕!


-------------



34동은 공사중이었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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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hit - hit

hurt - hurt - hurt

 

누군가를 치면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면

 

그건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아프기 때문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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