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오늘은 개강총회를 한 날이다.
지금도 다들 술을 마시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 난 개강총회 술자리 도중에 빠져나왔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난 술을 먹으면 혼자가 되고 싶다.
혼자서 이리저리 생각해 보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의 얼굴들을 보며 또 그 사람들의 행동을 보며, 나 자신과 대조해본다.
개강총회에 나온이유? 이유라..
사실 나는 어울리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과 또 새로운 사람들과 많이 친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뭐. 2~3사람 정도였으니 과회장 등 2명의 사람과 얼굴은 익혀놨으니 일단 목표는 달성했고,
(교우관계를 만든다는 것은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술을 마실때의 버릇처럼 나는 여러테이블을 눈으로 훑으며 다른사람들의 모습을 말없이 보고있었다.
술자리를 봤다. 서로 어울리고 fm을 신나게 외치며 전화번호를 주고받을때
또 나에게도 번호를 요청하는 후배들을 생각하면서
내가 그들에게 큰 의미가 될수 있을지 또,
과연 나에게 의미있는 사람은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무의미해보였다. 한번보고 말 사이에서 연락처를 주고받고 친한척하고,
친한 척 하며 말을 이어간다는 것.
이름을 외운다는 것. 그것은 의미를 부여하는 일.
하지만 그런 즉각적인 만남이 의미가 과연 가치가 있을런지.
그것이 나는 가식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술을 마시고 나는 즐겁게 이야기하는 12학번들을 보며 07년 그때를 생각했다.
그래..그러고 나서 나는 지난 07년 1학년때를 떠 올렸다.
난 다른 사람들과 절대 친해질 수 없었다. 아니 일부러 혼자가되려 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물론 참여할 기회는 있었으나,
평소 사람들과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며 친해졌던 나와달리 대학교 과생활은 교우관계에서 모두 급진적이었다.
이러고는 절대 깊은 관계가 되기 힘들다.
바로 핸드폰부터 들이대고, 번호를 주고받기에 바쁘다.
사실 07년 그 많은 번호를 주고받았지만 연락을 주고받은 번호는 달랑 한개뿐이었다. 그것마저 지금은 끊겼다.
이 생각을 했을때즘 벌써 분위기는 무르익어있엇고, 나는 덩그러니 구석에 혼자 남게 되었다.
나는 계속 생각을 계속 이어나갔다...
나는 혼자 다녔다는 것에 대해 후회하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나는 07~08년도를 거의 혼자지냈다.
교우관계에 있어서 나같은 생각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탓에 나는 정말 소수의 친근한 친구들만 있다. 누구보다 소중하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들.
성격에는 옳고 그름이 없는 것 아닌가, 좋은 성격 나쁜 성격이 어디있는가, 단지 정도의 차이일뿐
정신을 차리고 다시 주위를 봤다.
술과 왁자지껄한 소리로 정신이 없었다. 내 옆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다른 자리에 합류하고 나만 책상에 남았다.
그때 한 12학번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얼굴이...비슷하게 생겼다. 내가 친해지고 싶어했던 친구
하지만 기회도 없고, 숫기도 없어 다가가지 못했던.
다시 07년 그때로 돌아온것같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이런다고 해서 이 여자가 그녀가 될 수 없으니까.
그녀는 저 어딘가에 벌써 흘러가고, 나는 여전히 신입생이 있는 곳에서 제자리를 걷는 느낌.
그때 말을 걸었다면 인생이 완전 다른방향으로 가지 않았을까 라는 느낌.
하지만 지금은 완전 다른 차원으로 간.
두갈래길에서 다시 다른 갈래로 간 사람을 부르기엔 너무 늦어버린.
목소리로는 말할 수 있으나 얼굴을 볼 수 없는
술을 마시면서 온 생각이 다들었다.
그러고 보니 7:30 한 시간반이 지나있었다.
고칠 수 없는 과거를 되집는 것은 너무도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 여성만 빤히 볼 수는 없고, 의미없는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무척 내키질 않는 성격이라
회비 15000중 20000원을 주고 황급히 나왔다. 하지만 오늘 그 생각만으로 나는 무척 의미있는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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